<잠언14:1~9>
제가 1994년 10월에 살던 신혼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고 이삿짐을 막 싸고 있던 아침에 아침 긴급 뉴스가 TV에서 나왔습니다. 믿겨지지 않던 광경이었지만 성수대교의 교각 사이에 있던 50m 길이의 상부 트러스(다리 윗 판)가 다리 밑으로 뚝 떨여져 있는 겁니다. 트러스식 공법이란 걸 써서 만든 다리였는데 이 공법은 이음새가 잘못되면 무너지기 쉬운 공법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고로 버스를 타고 등교하던 학생 등 34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1995년 6월에는 서초동에 있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했습니다. 이 붕괴사고로 인해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약 1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었습니다. 건축된지 만 6년도 안 된 최고급 백화점 건물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충격적인 사고였습니다. 이 사고 역시 종합상가 건물에서 백화점 건물로 용도를 변경하고, 무리하게 구조를 변경하는 바람에 이런 끔직한 사고가 일어났던 겁니다.
이런 대형 백화점 건물을 건축하거나, 한강의 대교를 건설하는 일이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많은 재정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 건축했다고 해서 무너지는데도 오래 동안 천천히 무너지는 건 아닙니다.
오랫동안 쌓아왔지만 뭔가 문제가 있으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건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 속에도 그와 비슷한 일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을 지을 때에 쉽게 무너질 건물을 세우면 안 됩니다. 오래토록 우뚝 서 있을 수 있는 집을 세워야 하는 겁니다.
오늘 본문 1절을 보시면,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 집을 세우되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그것을 허느니라”
지혜로운 여인과 미련한 여인이 나오는데,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의 집을 세우지만,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공들여 쌓아 놓은 것을 허문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굳이 한 가정의 지혜로운 여인과 미련한 여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넓게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요?
먼저, <지혜로운 자>는
-(2절) 여호와를 경외하여 정직하게 행하는 사람
-(3절) 입술의 실수가 없이 지혜롭게 말하는 사람
-(4절) 소와 같이 성실한 사람
-(5절) 신실한 증인으로서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
-(6절) 명철한 사람으로 쉽게 지식을 얻는 사람
-(8절) 지혜로 다른 사람의 길을 밝혀주는 사람
-(9절) 정직하여 은총을 입게 되는 사람
반대로, <미련한 자>는
-(2절) 여호와를 경멸하여 패역하게 행하는 사람
-(3절) 교만하여 입으로 매를 자청하는 사람
-(4절) 소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
-(5절) 거짓증인으로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
-(6절) 거만하여 지혜를 얻지 못하는 사람
-(8절) 어리석어서 속이는 것에 치중하는 사람
-(9절) 미련하여 죄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
지혜로운 자를 말하는 핵심 단어는 ‘여호와를 경외함, 정직함, 말을 조심함, 성실함, 진실함’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미련한 자를 말하는 핵심 단어는 ‘여호와를 멸시함, 패역함, 교만함, 말을 함부로 함, 게으름, 거짓말, 거만함, 어리석음, 속임, 미련함, 죄를 경시함’ 등인 것입니다.
우리의 성품과 삶에 지혜로운 자를 말하는 요소들이 많습니까? 아니면, 미련한 자를 말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까? 우리가 미련한 자를 말하는 요소들을 갖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을 우리의 성품 안에서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제거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건축물이 겉모양이 멀쩡하다고 해서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다리의 트러스를 연결하는 핀과 볼트 같은 것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원래 설계한 대로 건축하지 않는 무리한 설계 변경과 같은 것들 때문에 한 순간에 그동안 쌓아 왔던 것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7절 말씀을 통해서
“너는 미련한 자의 앞을 떠나라 그 입술에 지식 있음을 보지 못함이니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미련한 자의 자리, 어리석은 자의 생각과 행동들에서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한 순간에 집이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 마음과 생각 안에, 입술에, 행동 속에 있는 미련한 자를 가리키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지혜로운 자를 가리키는 여호와를 경외함과 정직함과 진실함과 성실함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가정을 세우고, 기업을 세우고, 교회를 세워가는 든든한 건축 재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