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8:21~36>
지난 1월에 있었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물론, 연장전 1분을 남겨두고 통한의 골을 내주면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지만 FIFA랭킹 112위의 베트남은 이번 대회의 진짜 우승자라고도 말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우리나라의 박항서 감독이 있습니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부임 3개월 만에 베트남 축구 역사에 기적을 만들었고, 베트남을 아시아의 축구 변방에서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정받던 지도자가 아니었습니다. 프로리그의 중하위권을 이끄는 감독이었고, 나중에는 프로도 아닌 실업팀의 감독이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감독으로 취임을 했는데, 베트남의 일부 팬들은 한국의 프로 무대에서 밀려나 실업 리그 감독을 하던 사람을 데려왔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되어 있습니다. 어딜 가든 국빈대접을 받고, 베트남 선교사님들에 의하면 박 감독의 종교인 기독교에까지 관심을 갖거나 믿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박항서 감독이 명문팀을 맡아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 그걸 두고 이렇게까지 놀라운 반응들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랭킹에서도 중하위권을 맴도는 축구 변방의 베트남을 아시아 축구 정상으로 우뚝 세웠으니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간증(干證)이란 말은 우리 ‘기독교인이 자신의 신앙적인 체험을 고백하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하고 풍요로운 것을 원합니다. 사업을 하더라도 많은 자본을 갖고 그럴듯하게 시작하고 싶은 겁니다. 누군가 나를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 줄 힘 있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간증할 일들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 21절을 보시면,
“그 때에 내가 아하와 강 가에서 금식을 선포하고 우리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겸비하여 우리와 우리 어린 아이와 모든 소유를 위하여 평탄한 길을 그에게 간구하였으니”
바벨론 2차 포로귀환자를 모두 소집한 이후 에스라는 금식을 선포하고 1800명에 이르는 성인남자 귀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까지 합하면 약 4,000~5,000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함께 강변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4개월에 이르는 예루살렘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그 길이 평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겸비하여”라는 표현은 ‘스스로를 낮추다’는 의미인데, 페르시아 왕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모든 페르시아 관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고, 엄청난 재정적 지원을 받는 제사장 에스라가 자칫 거만해 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쉽게 거만해 질 수 있는 자리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에스라는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그 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2절을 보시면,
“이는 우리가 전에 왕에게 아뢰기를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자기를 배반하는 모든 자에게는 권능과 진노를 내리신다 하였으므로 길에서 적군을 막고 우리를 도울 보병과 마병을 왕에게 구하기를 부끄러워 하였음이라”
에스라가 백성들과 함께 금식 기도하는 진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에 에스라가 페르시아의 아닥사스다 왕에게 영적인 이야기를 했었던 겁니다.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자기를 배반하는 모든 자에게는 권능과 진노를 내리신다”라고 했던 겁니다. 그래서 에스라는 노약자를 포함한 많은 가족들과 엄청난 금과 은 등의 재정을 갖고 가야하는 4개월간의 길고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그들을 호위할 보병과 마병을 아닥사스다 왕에게 구하기를 부끄러워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23절에서
“그러므로 우리가 이를 위하여 금식하며 우리 하나님께 간구하였더니 그의 응낙하심을 입었느니라”
또 31절에서도
“첫째 달 십이 일에 우리가 아하와 강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갈새 우리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도우사 대적과 길에 매복한 자의 손에서 건지신지라”
에스라는 영적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며, 그 분은 결코 나를 버리지도 떠나지도 아니하시고, 이 세상의 왕과 권세자 위에 계신 진정한 왕이심을 믿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필리핀 세부는 분명 한인교회가 부흥하기 쉽지 않은 곳이고, 우리 성도들도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비즈니스 적으로 성공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제가 영적 불모지와 같은 세부에서 교회개척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도 늘 기도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우리 성도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게 하소서!”라는 것입니다.
뭐든 쉽게 된다면 무슨 간증할 거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어렵고 막막하고 두렵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지금 이 어려움은 여러분의 간증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어려운 상황이 여러분의 간증이 되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