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1:1~17>
최근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는 거 같습니다. 몸살은 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1~2주일만 앓고 나면 건강이 회복될 수 있는데, 우리 한국교회의 몸살은 쉽게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세계최대의 장로교회인 M교회의 담임목사 세습 문제가 그 중 하나입니다. 구약시대 제사장직은 세습되어 왔습니다. 아니 그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를 통해서 볼 때 그 대제사장직은 어느 순간부터 부와 권력과 특권의 전유물이 되었고, 산헤드린 공회를 이끌었던 대제사장은 공회원들과 함께 예수님과 정면으로 충돌했고,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또한 사도행전에서도 대제사장들과 그들은 성령께서 세우신 초대교회를 핍박했습니다.
M교회의 개척 설립자의 아들인 K목사(45세)는 고등학교 3학년에 미국유학을 떠나,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프린스턴 신학교 그리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석사를 했고, 뉴저지 드루대학에서 철학박사를 받았습니다. 정말 스마트하고 유능해서 어쩌면 M교회를 담임할만한 외적 조건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최근 그것이 죄는 아니지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이들에게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대기업 3세들의 갑질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이때에 국민의 아픔을 헤아려 치유하고 회복해야 할 교회가 그것을 외면하고 세상적 가치에 편승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이 일은 교계내외의 비난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이것을 묻고 싶습니다. ‘과연 그 일이 간증이 될 수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간증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고백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증언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간증은 ‘광야와 사막과 황무지와 가장 열악한 상황 속에 있었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좋은 환경에서 시작했다면 무슨 간증을 할 수 있을까요? 만약 누군가 간증을 한다면 누군가는 ‘그런 환경에서 시작한다면 나도 할 수 있다. 그게 돈으로 하고, 힘으로 한 거지 하나님의 도움이었냐?’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본문 1~7절까지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부터 가나안 땅 앞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크고 놀라운 일들을 행하셨고 은혜를 베푸셨는지를 기억하라는 겁니다(2절). 그러므로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입니다(1절). 그래야 약속에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8~9절).
그리고 10절부터 15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이 430년간 머물렀던 애굽 땅과 하나님께서 주실 가나안 땅을 비교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10절을 보시면,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애굽(이집트)은 총길이 6,600km가 넘는 나일강이 그 가운데 흐릅니다.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이집트(애굽)는 국토의 94.5%가 사하라 사막이어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전체 면적의 5%를 차지하는 나일강 주변에 전체 인구의 90%가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고대로부터 관개 시설이 발달했고, 수차(水車)를 발로 돌려서 농경지에 연결된 수로(水路)에 물을 끌어들여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애굽에 있었을 때, 그 힘든 노동에도 동원되었었을 겁니다.
반면 11절, 12절을 보시면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산과 골짜기를 갖고 있었던 가나안 땅은 비를 흡수하는 지질적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문이 열리는 것은 하늘의 하나님께서 하셔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고, 하나님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비교에는 영적인 상징이 있습니다. 애굽은 하나님 없는 풍요 속에 인간의 힘으로 이뤄내는 것을 말하고, 가나안은 하나님의 돌봄과 은혜가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일강은 수량이 많아 마르는 법이 없습니다. 인간은 그것을 의지하고, 자신의 손의 힘을 의지하여 하나님 없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가는 사람은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애굽에서는 내 힘으로 했지만, 가나안에서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사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40년간 광야에서 그 은혜로 사는 삶을 경험해봤던 겁니다.
13절과 14절을 보시면,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뜻대로 행하는 사람에게는 이른 비와 늦은 비처럼 가장 적당한 때에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가나안에 사는 사람은 날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은혜 베푸시는 체험과 간증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나일강처럼 풍부한 무엇이 없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거기서 시작하면 사람의 힘으로 한 거지 하나님께서 받으실 영광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니시면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하늘의 문을 열어 주옵소서. 내 인생의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주옵소서.’ 기도하는 이들에겐 그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살아 역사하시는 수많은 간증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