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6:18~17:13>
1994년 10월 21일 이른 오전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그 날은 저희 부부가 1년여 살던 옥탑방 신혼집에서 이사 나가는 날이었고, 우리 부부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이삿짐을 싸고 있었는데, TV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긴급속보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멀쩡하던 한강다리가 무너진 겁니다. 성수대교 붕괴를 통해 버스를 타고 가던 등굣길 학생들을 비롯하여 32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니 이음새 등 연결부분의 결함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8개월 뒤 더 기가 막힌 사고가 터졌습니다. 삼풍백화점의 갑작스런 붕괴로 인해서 500명이 넘는 사람이 죽고, 약 1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사고원인을 조사해 보니 이 사건은 성수대교의 이음새 결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많은 총체적인 부실공사와 불법 설계 변경 등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원칙과 설계를 무시하고, 불법과 편법으로 건축된 건물은 부실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무 문제도 없는 거 같지만, 언젠가 그것은 재앙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건축물만 그런 건 아닙니다. 우리 사람은 200억, 1천억 드는 건축물보다 더 오랫동안, 어쩌면 평생 동안 건축되어지는 인생건축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원칙과 설계를 무시한 불법과 편법적인 인생으로 세워간다면, 지금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을 거 같지만 그것은 그 인생을 가장 부실하게 만들 뿐입니다. 또 그것은 언젠가 내게 큰 화와 재앙이 되어 돌아 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신명기 16장 본문은 이스라엘의 지도자 그리고 재판장에 관한 말씀입니다. 18절, 19절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각 성에서 네 지파를 따라 재판장들과 지도자들을 둘 것이요 그들은 공의로 백성을 재판할 것이니라. 너는 재판을 굽게 하지 말며 사람을 외모로 보지 말며 또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인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
18절 하반절에 “그들은 공의로 백성을 재판할 것이니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공의(公義)’라는 말은 ‘공평과 정의’를 말합니다. 그런데 재판장이 공의롭지 못하다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겪게 될 것이고, 억울한 죽음에 이르는 이들도 생겨 재판장은 사법권을 휘둘러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끔찍한 살인마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0절을 보시면,
“너는 마땅히 공의만을 따르라 그리하면 네가 살겠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을 차지하리라”
공의로운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과 판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위에 계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재판장이라 할 지라도 그 사람보다 더 높이 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습관처럼 무서운 게 없습니다. 심리학자 사무엘 스마일스는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쌓이면 성품이 되고, 성품은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생각부터 어그러지고 비뚤어져 있다면 거짓과 불법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어느 순간 내 습관 즉 삶이 될 거구요. 그리고 그 잘못된 습관들이 쌓여가면서 그것은 내 인격으로 굳어갈 겁니다. 그 성품은 곧 그 사람의 운명인 것입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분의 말씀이 곧 우리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공의로운 삶을 사는 이들이 결국 하나님의 복을 누리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21절부터 17장 13절까지는 구체적인 여러 가지 재판에 관한 지침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째, 성전을 영적으로 더럽히지 말라(21,22절). 영적으로 순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공의를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둘째, 마음이 담긴 제물(헌금)을 드려라(17:1절). 1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은 재판을 받는 사람이 속죄제물과 같은 제물을 가져 오는데, 병들어 쓸모없는 가축을 드리는 것은 하나님 앞에 눈속임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셋째, 죄에 대해서는 단호하라(17:2~7절). 이 구절들에서는 우상 숭배에 관한 내용을 말씀하시고 있는데, 우리가 죄에 대해서 단호하지 않으면 점점 그 죄에게 문을 더 크게 열어줄 뿐입니다. 때문에 재판장은 인정에 끌리지 말고 죄에 대해 단호하게 재판함으로 악을 제거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넷째, 말씀의 종을 존중하라(17:8~13).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완전한 기준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의 종을 존중함으로 그 말씀을 들으라는 겁니다.
재판장은 백성을 공의로 재판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재판장이 공의를 잃으면 사회는 어지러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공의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의를 잃으면 우리의 인생은 부실하게 건축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의를 기뻐하시며, 그렇게 사는 이들을 결국 축복해 주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