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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은 이루어진다”

<열왕기상 8:12~21>

– 열왕기상(12) –

 

 

우리 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게 다 신기하고, 특히 애완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할 때였습니다.

하루는 ‘아빠,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그러면서 우리도 강아지 키우면 안 되냐고 졸라댔습니다. 그런데 애완동물 키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또 우리 사모님이 어릴 때부터 키우던 강아지가 나이 들어서 죽을 때, 그 슬픔과 상실감이 너무 커서 사모님도 마음을 굳게 먹기를 ‘앞으로 개는 키우지 말자’라고 생각하신 겁니다. 또 저는 새벽에 나갔다가 밤 11시나 되어야 집에 들어가던 때였기 때문에 육아도 제대로 돕지 못하는데 강아지 돌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음… 아직은 안돼’라고 말했습니다. 그 즈음에 있는 아이들이 그러면 명확한 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이어가는데,

우리 딸이 ‘왜 안돼요?’라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음… 강아지 키우려면 똥도 치우고, 목욕도 시키고 해야 하는데, 너희는 아직 어리고, 엄마 아빠는 바빠서 못 도와줘.’ 그랬더니 자기네가 다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너희는 아직 어려서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내가 몇 학년 되면 할 수 있어요?’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보다가 ‘4학년 쯤 올라가면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대답해줬습니다. 그리곤 그 이후 우리 딸은 손꼽아 4학년이 되기를 기다린 겁니다. 저는 4년이 그렇게 빨리 지날지 몰랐습니다. 3학년 2학기 12월 어느 날 사모님 사촌동생이 동물병원을 하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강아지 한 마리를 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 부부는 강아지 키울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또 귀찮은 마음에 애완견을 키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지만, 딸과의 4년 전 약속 때문에 그걸 안 지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속대로 여기 필리핀으로 오기 전까지 시추 한 마리를 애완견으로 키웠던 겁니다. 약속이란 것이 이런 엄청난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민수기 23:19절 말씀에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하나님은 사람과 같지 않으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데, 당신이 말씀하신 바를 반드시 행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언약하신 것은 반드시 실행하신다는 것입니다. 연약한 인간인 저 역시도 딸 아이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성경을 통해 하신 모든 약속은 반드시 응답될 것입니다.

제가 처음 연고도 없는 필리핀 세부에 한인교회개척에 대한 사명을 받고 왔을 때, 기대감도 있었지만 사실은 두려운 마음도 참 많았습니다. 또 개척의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야 할 이 땅이 영적인 황무지처럼 느껴지고, 과연 이 땅이 변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우리 조선의 최초의 선교사로 미국에서 파송 받은 ‘언더우드(Harace Grant Underwood, 1859~1916)’선교사님은 1885년 4월 5일 26세의 나이로 인천으로 입국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었고, 우리는 정치적, 외교적 혼란으로 사회는 어지럽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며 살고 있었던 가장 가난한 나라였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은 의학을 공부한 부인과 함께 우리 조선의 개화와 복음화를 위해 크게 쓰임 받으신 분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조선에 도착했던 초기에 썼던 것으로 보여 지는 ‘언더우드 선교사의 편지’라는 게 있습니다. 그 일부분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심으셨습니다…(중략)’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 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라고 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 땅이 변화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 만했을 것입니다. 제가 세부에서 이 땅의 미래를 보는 것과는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로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선교사님이 이 편지글의 중간에 성경 구절 하나를 말씀하시는데, 히브리서 11장1절의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붙들면서 언젠가 조선이 믿음의 나라가 될 것을 믿음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그를 통해서 연세대학교가 설립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발전에 놀라운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지금 그가 꿈꿨던 이 나라의 미래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놀랍도록 변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의 상황은 생각해보면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경험했던 그 상황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는 정말 좋은 환경에서 사역을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도 힘들다고 생각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그 때는 이 나라 사람들도 이해가 되지 않고, 이 나라의 시스템도 이해되지 않았고, 여기 살고 있던 교민들도 이해되지 않았고, 정말 이 땅이 변화될 것에 대한 기대가 별로 되지 않을 정도로 제 믿음이 흔들렸던 적도 있었고, 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척하고 6년이 된 지금 뒤돌아보면 그 동안 하나님께서 얼마나 놀라운 일들을 행하셨는지 모릅니다. 제가 드렸던 기도가 거의 응답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우리 교회에 부어주신 은혜가 많았고, 이 땅의 영적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가 보이고, 이 도시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셨던 약속의 말씀들을 붙들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언약하신 대로 모든 일들을 응답해 가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후로도 우리교회와 우리 성도들을 통해서 어떤 일들을 이루어 가실지가 더 많이 기대가 됩니다. 정말 우리가 얘기했던 꿈과 비전들이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모든 일들이 진행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점점 커지고, 거기에 저의 믿음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솔로몬이 7년에 걸쳐 건축한 성전의 봉헌식이 진행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언약궤를 지성소에 모셔놓고 제사장이 백성들과 함께 예배할 때, 구름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하게 되고,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함으로 제사장이 서서 제사를 집례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성전봉헌을 기쁘게 받으시는 것을 본 솔로몬 왕은 하나님과 백성들 앞에 ‘봉헌사’를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15절 말씀입니다.

“왕이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할지로다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he promised)을 이제 그의 손으로 이루셨도다 이르시기를”

 

솔로몬은 이 구절에서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을 이제 그의 손으로 이루셨도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이란 것의 NIV번역본에서는 ‘he promised(그가 언약한)’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에게 그냥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그 말씀 속에 다윗과 그의 아들 솔로몬을 위한 ‘언약의 말씀’이 있었던 것입니다. 솔로몬은 여기서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라고 더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여호와의 언약의 말씀이었다는 겁니다.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이 주위의 모든 대적을 무찌르고, 전쟁이 없던 평화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다윗은 백향목 궁에 평안히 거하는데, 여호와의 궤가 과거 자신이 아비나답의 집에서 옮겨와 특별히 지은 장막에 거하는 게 늘 죄송하고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나단 선지자에게 여호와의 궤를 모셔놓을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다윗의 요청을 거절하시게 됩니다.

 

사무엘하 7장11절을 보시면,

“전에 내가 사사에게 명령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때와 같지 아니하게 하고 너를 모든 원수에게서 벗어나 편히 쉬게 하리라 여호와가 또 네게 이르노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왔을 때, 사사시대를 지나오면서까지 주변의 부족과의 전쟁이 끝없이 있었습니다. 좀 안정될 거 같으면 또 전쟁이 일어나고, 좀 평안하다 싶으면 또 전쟁이 일어났던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다윗 때에 주변국과의 모든 전쟁이 다 마무리 되고, 다윗은 모든 원수에게서 벗어나 편히 쉬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서 집을 지어주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윗의 왕가를 든든하게 세워주시겠다는 의미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사무엘하 7장12절, 13절을 보시면,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또 계속해서 언약해 주시기를 다윗의 뒤를 이어 솔로몬이 왕위를 이어, 왕권을 견고하게 해 줄 것이고, 그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해 줄 것이라는 언약의 말씀인 것입니다.

 

다시 오늘 본문으로 돌아와 열왕기상 8장 15절에서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을 이제 그의 손으로 이루셨도다”

그래서 솔로몬 왕은 과거 사무엘하 7장에서 부친 다윗 왕에게 언약하신 그 모든 말씀대로 이루어졌음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올려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20절을 보시면

“이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루시도다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내 아버지 다윗을 이어서 일어나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고”

 

솔로몬은 여기서도 두 차례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15절과 같이 ‘언약하다’는 단어인 ‘promise’라는 단어를 영어성경에서는 두 차례 사용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왕위를 계승한 것도, 또한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한 것도 자신이 잘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대로 그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5:7절을 쉬운성경 번역으로는

“사실 우리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지, 보는 것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의 눈에 보여 지는 것들은 분명 우리를 낙심케 할 만한 것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당장 우리의 눈앞에 있는 현실 때문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는 눈에 보여 지는 현실이 아닌,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믿음의 눈으로 장차 조선 땅에 이루실 놀라운 실체를 보고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 약속하신 언약의 말씀들, 기도 중에 깨닫게 하시고 감동하시고 은혜 주신 그 언약의 말씀들, 설교 말씀 중에 마음에 큰 감동으로 우리의 가슴에 새겨주신 언약의 말씀들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때때로 우리를 두렵게 할 만한 상황들이 있지만, 나를 향한 주님의 언약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이렇게 내 삶이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결말이 나는 것을 주님은 원하지 않으십니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나를 통해 주님은 영광을 받으시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를 향한 모든 언약의 말씀을 주님은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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