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1

“비전 그 이후(1)”

<열왕기상 9:1~28> 

– 열왕기상(16) –

 

 

2017년 12월에 대한민국 법무부에서는 ‘검찰 과거사 위원회’라는 임시기관을 발족했습니다. 이 기관에서는 과거에 인권침해를 했거나,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등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한다는 12개 사건 중에 하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2013년에 드러난 사건인데, 저는 그 때 필리핀에 막 들어와서 교회를 개척하고 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한국 뉴스를 제대로 챙겨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요즘 과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다시 이 문제로 우리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입니다.

건설업자인 윤OO씨는 강원도 원주에 여러 개의 별장을 지어놓고, 사회 유력인사들에게 여자들을 불러서 성접대를 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이 사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법무부 차관은 장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대통령이 장관과 함께 차관도 임명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깐 법무부 차관이라는 자리가 보통 높은 자리가 아닌 겁니다.

그래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어떤 사람인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습니다. 1956년 서울 태생이고,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이게 뭐 대단하겠냐 하시겠지만, 서울 수도권 출신에 경기고, 서울대 나온 사람을 보통 ‘KS 라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깐 우리나라의 정통 엘리트 출신을 말할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참고적으로 이전 정부 6개의 부처 장관 후보가 대부분이 이 KS라인이었던 겁니다.

김 전 차관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재학 중에 사업시험에 합격했고, 인천, 광주, 대전 등등의 지검장, 검사장을 거쳐 ‘대한민국 검찰청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촉망 받던 인재였던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대학입시에 대해 ‘4당 5낙’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4시간을 자면 합격하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김 전 차관이 저 위치까지 가는 게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그 어떤 사람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을 하며 모범적으로 인생을 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2013년 대통령에 의해 55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었던 것입니다. 여러 검사들의 부러움을 사며 검사로서 갈 수 있는 거의 정상까지 간 겁니다. 그런데 임명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이 사건이 터졌고, 별장특수강간 논란으로 차관직을 사퇴하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 ‘위대한 승츠비’로 불리며 아이돌 스타로, 성공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한 가수도 한 순간에 몰락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여러 가지 꿈과 비전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수많은 땀과 노력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고, 결국 그 비전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비전의 성취 그 이후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0:12절 말씀에서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성경에서는 우리가 꿈을 이루는 방법도 말씀하시고 있지만, 그 비전을 이룬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이미 우리에게 경고하시고 있습니다.

 

1. 비전 그 후에 더 엎드려라

솔로몬 왕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이스라엘 역사상 전무후무한 하늘의 지혜를 받은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이 된 이후에도 교만하지 않았고, 더 낮아지고 낮아져 언제나 하나님을 구한 인물이었습니다.

 

1절 말씀을 보시면,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 건축하기를 마치며 자기가 이루기를 원하던 모든 것을 마친 때에”

 

솔로몬은 왕위에 올라 7년 동안 예루살렘 성전공사를 진행했고, 그 후 14년 동안 자신의 왕궁을 건축하고, 예루살렘 성벽 확장 등의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야곱의 열두 아들에게서부터 시작된 부족이었지만, 애굽에서 430년간 있으면서 20세 이상의 남자만 60만 명이상 되는 하나의 민족으로 성장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출애굽 후에 약 500년 동안 여호와의 성막을 중심으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블레셋 족속에서 그 성막이 훼파되고 여호와의 법궤를 빼앗기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 왕 때에는 주변의 모든 열국들을 굴복시키고, 강대한 나라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솔로몬 때에 예루살렘 모리아 산 위에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게 된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민족이 되고, 임시성전이라 할 수 있는 성막이 만들어진 지 500년이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니 이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고, 금 10만 달란트, 은 100만 달란트가 드는 엄청난 공사였던 것입니다.

솔로몬은 부친인 다윗 때에 보다 예루살렘 성벽을 두 배 이상으로 크게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성전 아래쪽에는 웅장하게 솔로몬의 궁궐을 건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공사하는 데에만 무려 20년의 세월이 걸리는 대공사였던 것입니다. 그러니깐 솔로몬 왕의 20~40대까지의 젊음을 거기에 다 바친 샘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이스라엘 영토 곳곳에 요새와 성곽을 건축하는 일을 했고, 무역을 통해 이스라엘의 풍요를 이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전성기를 이뤄놓기도 했습니다.

 

2절 말씀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전에 기브온에서 나타나심 같이 다시 솔로몬에게 나타나사”

 

솔로몬이 왕이 된 후 1천 번제를 드렸었던 기브온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타나신 것처럼, 솔로몬의 이 모든 꿈과 비전이 이룬 이후에 주님께서 다시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하나님 앞에 여전히 변함없이 신실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진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여기서의 이 말씀은 어떤 신비한 음성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말씀을 통해 성령의 감동 같은 것이 있다면, 그의 믿음과 영혼이 주님의 말씀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무엘상1장~3장에 보면 엘리 제사장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사사시대의 마지막 사사였고, 당시 이스라엘을 이끄는 대제사장이었습니다. 그도 과거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분별할 줄 알던 신령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나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술 취한 줄 알고 ‘포도주를 끊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무엘상 3:1절, 2절에서 제사장 엘리의 시대를 이렇게 말합니다.

“…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제사장 엘리가 늙어서 눈이 어두워진 것도 말하지만, 이것은 당시 엘리의 영적 상태를 말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 때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없고, 환상도 없고, 계시도 없던 시대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무엘상 3장은 하나님께서 어린 사무엘을 처음으로 부르시는 장면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엘리의 시대가 가고, 사무엘의 시대가 오는 것을 교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음성에 둔해진 엘리와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한 사무엘을 대조하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어떤 때는 하나님의 말씀 하나 하나가 꿀송이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설교 말씀에 은혜를 얼마나 잘 받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씀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못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도, 아무리 좋은 설교를 들어도 거기서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때가 위기인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영적으로 각성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내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금식을 하든지, 회개를 하든지, 우리 안에 잘못된 무엇인가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영적으로 둔하게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를 영적으로 둔하게 만드는 요인들 중에 하나가 ‘이제 됐다’라고 생각하는 때일 수 있습니다. 꿈을 다 이루었을 때, 성공이라고 할 만한 것이 왔을 때,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이 평안할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더 엎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안 그러면 사람이 꼭 거기서 실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경계를 늦추기도 하고, 그 성공과 평안에 눈이 멀어 제대로 봐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대지 말아야 할 것들에 손을 대기도 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가기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꿈과 비전을 이루기 전 고난과 시련이 있을 때, 하나님 앞에 바짝 엎드려 하나님의 은혜만을 구하고 그 분의 도우심만을 구할 때는 영적으로 늘 긴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6장에 보면 마귀의 모든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전신갑주(진리의 허리띠, 복음의 신발,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를 취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마귀를 대적한다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말씀을 정리하면서 에베소서6:18절에서는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에베소서 6:16절에서는 마귀 곧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마귀는 끊임없이 우리 성도들을 향해 불화살을 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거 한 방 제대로 맞으면 그가 평생을 쌓아왔던 것이 그 불화살을 맞고 모두 소멸되어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 불화살을 맞겠습니까? 몸을 낮추는 사람이 맞을 확률이 높습니까? 아니면 몸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 맞을 확률이 높습니까? 당연히 몸을 높이는 사람이 맞을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우리가 고개를 드는 순간 대적들 입장에서는 타겟이 더 커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엎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마귀의 불화살을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아무리 전신갑주를 입고 있다 할지라도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 한 구절 안에 ‘기도하라’는 표현이 무려 여섯 번에 걸쳐서 나와 있는 것만 봐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깨어 기도해야 할 것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스코틀랜드 사람으로 우리 장로교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존 낙스(John Knox, 1514~1572)’는 원래 로마 카톨릭 교회의 신부였지만, 종교개혁자인 칼빈에게 영향을 받아 종교개혁의 대열에 합류한 분이십니다. 특히 당시 ‘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메리(Mary, Queen of Scots, 1542~1587)’ 여왕과 투쟁하면서 장로교를 스코틀랜드에 정착시킨 인물이 존 낙스입니다. 그는 위대한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위대한 기도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철저한 카톨릭교도인 메리 여왕은 왕위에 올라서 개신교도들을 철저하게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피의 여왕’이라 불렸던 겁니다. 하지만 존 낙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스코틀랜드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는 “스코틀랜드를 주시든가 아니면 내 목숨을 거두어 가십시오”라고 기도하던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메리 여왕조차도 그의 기도를 두려워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백만 군사보다 존 낙스 한 사람의 기도가 더 무섭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마귀의 공격 앞에서도 전혀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마귀를 피할 방법을 알고, 마귀의 세력을 멸할 방법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마귀는 기도하는 사람을 가장 무서워하는 겁니다. 마귀가 아무리 공격해도 기도하는 사람을 마귀는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왕위 있었던 40년 중에 절반 이상을 그 일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비전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20여 년의 시간이 지나고, 솔로몬이 여전히 주의 음성을 듣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괜찮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어떤 비전을 이루었고, 어떤 작은 성공을 거뒀을 지라도 늘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 매달리고 엎드렸을 때 보다 오히려 더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마귀의 불화살의 공격을 피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성공이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론에서 잠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법무부 전 차관이 검사로서 평생에 걸쳐 올라갈 수 있는 거의 정상에 도달했었는데, 1주일 만에 차관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어떤 아이돌 가수가 20대 때 이미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위대한 승츠비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거기까지였던 겁니다. 이게 우리 인간사인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비전을 이루었더라도, 어떤 큰 축복을 받았더라도, 어떤 큰 성공을 이루었더라도, 오래 동안 준비하고 기도하던 바로 그 응답을 받았더라도 더 엎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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