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5:35~43>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부에서는 크리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지난 1월, 2월까지 중국 우환과 한국의 대구에서 크게 확산될 때 여기 사람들은 처음에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듯하더니, 덥고 답답하니 이내 다 마스크를 벗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마닐라 쪽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확진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을 때에도 세부는 청정지역이라고 하며 편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을 중심으로 필리핀정부와 보건당국의 강경한 대처가 시작되어 필리핀전역의 휴교령과 야간통행금지와 입출국제한 등등 여러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우리 교인들 자녀들도 학교를 가지 않고,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성도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술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기서 일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직업을 갖고 계신 성도님들 중에서는 혹시 자신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자가 되지 않을까 염려해서 교회를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시는 분들도 여러 분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어제 만다위에 격리되어 있었던 의심환자 중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부 섬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현재 필리핀 전역으로 보자면 190여명인데, 그에 비하면 필리핀 제2의 도시치고는 적은 숫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사는 교민들과 우리 성도들 중에도 이런 상황들을 우려하고 염려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리교회와 성도들도 분명 이 상황에 침착하게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침착하게 대비하되 괜한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에 빠져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태복음 6장 27절에서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염려한다고 해서 안 자랄 키가 한 뼘이라도 자라게 할 수 있겠느냐? 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잘 해낼 수 있는 것을 염려 때문에 망치는 일이 더 많습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나올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 순간순간 닥치는 위기와 어려움들 앞에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침착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는 그 위기를 지혜롭게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구하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평강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회당장 야이로는 죽어가는 딸을 살리기 위해서 1분1초도 아까웠습니다. 그런데 열두 해를 혈루증을 앓던 난치병을 갖고 있는 여인 때문에 예수님께서 지체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회당장 야이로는 눈앞에서 놀라운 기적을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딸이 열두 살인 것과 여인의 병이 12년 되었다는 것에서 묘한 공통점을 찾게 되어서, 야이로의 마음에 딸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망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35절을 보시면,
“아직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이르되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어찌하여 선생을 더 괴롭게 하나이까”
회당장 야이로의 사랑하는 딸이 더 못 버티고 죽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다 끝난 겁니다. 더 이상 소망을 갖는 것은 희망고문일 뿐입니다.
하지만 36절을 보시면,
“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소녀가 죽었기 때문에 이제 다 끝났는데, 예수님께서는 회당장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당신의 딸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회당장 야이로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거 같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의 원어적인 해석은
“두려움(즉, 불신앙 속에 있는 것)을 멈추라. 다만 계속하여 믿으라.”
그런 절망적인 상황들, 어려운 상황들에 처하게 되면 당연히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을 멈추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불신앙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 흔들리지 않는 믿음, 변치 않는 믿음, 굳건한 믿음이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야이로의 마음을 두려움이라는 불신앙이 흔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을 멈추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믿기만 하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곤 예수님께서 죽은 소녀의 손을 잡고 ‘달리다굼(소녀야 일어나라)’하시면서 일으키시니 소녀가 다시 살아났던 것입니다.
평생 동안 15만 명의 고아를 먹여 살린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 뮬러(George Muller, 1805~1898)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믿음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염려가 사라지고, 염려가 시작되는 곳에서는 믿음이 끝난다.”
믿음이 있는 곳에는 두려움과 염려와 걱정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두려움과 염려와 걱정이 있는 곳에서 믿음은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기적은 믿음을 통해 일어나는데, 두려움과 염려와 걱정이 있는 곳에서는 결코 믿음이 살아남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 ‘두려움을 멈추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자녀와 미래와 진로와 사업장과 재정과 건강과 전염병과 안전에 관한 모든 두려움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전능하신 주 예수님을 신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