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1:1~13
작년 10월 세부에 진도7.2의 큰 지진이 있었습니다. 진앙지는 세부섬의 바로 옆에 위치한 보홀섬에서 있었는데, 워낙 큰 지진이라 세부섬까지 영향을 미쳤었습니다.
저도 생애 처음 겪는 지진이었는지라 아침에 무척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진 교육이란 것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었고, 그런 위기 상황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가족 모두가 자고 있었고, 저는 아침에 책상에 앉아 말씀을 묵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두두둑’ 하더니, 마치 땅속에서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집 전체가 흔들리고, 스텐드가 쓰러지고, 짐들이 여기저기서 떨어졌습니다.
잠자다 놀란 가족들이 모두 일어났고,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이 모두 눈이 동그래져서 저만 쳐다보고, 굳이 말을 안 해도 ‘아빠 이젠 어떻게 해야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가장으로서 그 상황 속에 어떤 대책을 내 놓아야 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지진이 올 수도 있고, 여진도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부 섬에 해일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단 높은 곳으로 피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식수와 인스턴트 식품들을 챙겨서 살던 집에서 나와 차를 몰고 무조건 높은 산쪽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그 이후에 계속 여진이 있었지만, 그 전처럼 큰 지진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깐, 해일을 피해 높은 곳으로 피한 것 까지는 잘 한 건데,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는 산에 건물이 없어 건물에 깔리지는 않겠지만, 산이 갈라지고 산사태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었던 겁니다.
우리는 인생의 여러 가지 위기를 만날 때, ‘저기가 안전할거야, 저 사람이라면 나를 보호해 줄 거야…’ 이런 생각에 그리로 또는 그 사람에게 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생각이 더 위험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편91편의 시인은 인생의 위기를 만났을 때 우리가 피해야 할 가장 안전한 피난처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1절과 2절 말씀입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하나님은 우리가 위기의 순간에 피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되어 주십니다. 대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는 요새가 되어 주십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대신 싸워주시는 용사가 되어 주시는 것입니다.
-(3절) 대적들의 덫에서 건져주십니다.
-(3절) 심한 전염병(질병)에서 건져주십니다.
-(4절) 방패가 되어 주십니다.
-(5절) 기습의 공포
-(5절) 갑자기 날아오는 화살의 공격
-(6절) 예상치 못한 전염병과 재앙이 두렵지 않습니다
-(7절) 천명, 만명이 재앙으로 엎드러지나, 그 재앙이 가까이 못 오게 해 주십니다.
-(8절) 나를 괴롭히던 악인들에게 보복해 주십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되어 있나요? 9절입니다.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를 너의 거처로 삼았으므로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10절) 화(禍)와, 재앙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11절) 천사를 보내어 보호해 주시며
-(12절) 위기의 순간에 다치지 않도록 해 주시며
-(13절) 아무리 큰 대적(사자, 독사)이라도 이길 힘을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어려울 때 우리는 누구를 찾아가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이 땅의 그 어떤 곳보다, 그 누구보다 가장 안전한 피난처와 요새 그리고 우릴 도우실 분은 우리 하나님이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