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3:15~22
원래는 경제용어였는데, 최근에는 정치 용어로 많이 쓰고 있는 말 중에 ‘레임 덕(Lame Duck)’이란 말이 있습니다. 영어 Lame이란 단어는 ‘절름발이의, 무능력한’이란 뜻입니다. 직역을 하면 ‘절룩거리는 오리’입니다. 레임덕은 오리가 기우뚱 거리며 걷는 모습을 묘사하는 말인데, 오리가 똑바로 걷지 못하고 기우뚱 거리며 걷는 모습은 왠지 불안하고 뭔가 좀 어설프다 할 수 있습니다.
‘레임덕’은 현직에 있던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나타나는 일종의 권력누수 현상을 가리킬 때 쓰는 용어입니다. 즉 대통령의 권위나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먹혀들지 않아서 국정 수행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보통 ‘임기말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대통령이라고 하면, 한 나라의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온 집권여당이 의회 선거에서 다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야당이 계속해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다수결로 반대를 해버리고, 대통령은 정책을 제대로 수행해 나갈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은 최고 권력자이면서도 힘이 없는 겁니다. 임기 중에 레임덕에 들어가게 되면, 대통령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말도 안 듣는 겁니다.
‘하나님을 경외(fear)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 한다’는 말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공포의 대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절대 주권자로서 그 분을 두려워하고, 존중하며, 인정하며,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할 때, 주님을 두려워할 때,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103편을 보시면, 유독 ‘경외하는 자’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11절)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13절)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17절)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른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제 나눈 본문인 103편 6~14절 말씀에서는
-(8절) 긍휼, 은혜, 인내, 인자하심이 많은 하나님
-(9절) 자주 책망치 않으시고, 진노를 오래 품지 않으시는 하나님
-(10절) 우리의 죄 값대로 벌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13절) 자식을 불쌍히 여김같이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
이 되신다는 것을 나눴었습니다.
이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부족해도 은혜를 베푸시는 우리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11절, 13절, 17절 말씀에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인자하시고, 긍휼히 여기신다’는 말씀을 하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혜’라기 보다는 어떤 조건이 들어가 있는 듯합니다.
6절부터 14절까지에서 말씀하시고 있는 주의 자녀들은 분명 완벽하지 않습니다. 분명 죄인이고, 그 죄의 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본문 11절, 13절, 17절 말씀에 의하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신다’하셨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말씀인거 같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믿기 때문에 두려워할 줄도 아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베풀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을 믿는 사람은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부족해도, 실수가 많아도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겁니다. 실수 했어도 또 하나님께 나아가는 겁니다. 그것이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지금은 완벽하지 않아도 그런 사람이 하나님의 뜻도 행할 수 있는 겁니다.
18절 말씀에
곧 그의 언약을 지키고 그의 법도를 기억하여 행하는 자에게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은 하늘의 천사들과 같이 하나님을 높이는,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19~22절).
오늘도 우리의 마음과 시선과 중심이 하나님께로 향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백성으로 사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