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8:22~24
초등학교 때 반에 있던 친구 하나가 노란색 연필 하나를 들고 왔어요. 연필 깍기로 가지런하게 깍아 온 연필 끝에는 분홍색 지우개가 달려 있었어요. 못 보던 연필이라 호기심에 보고 있으니깐,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이거 미제(Made in USA)야’ 그러는 겁니다. 아는 친척이 갖다 줬다는 겁니다. 그 때는 누가 미제 뭐 하나만 가져와도 반 안에서 화재가 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곳 세부에 와서 공책을 하나 사려고 문구코너에 들렸는데, 대부분의 공책이 재생갱지와 같은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연필로 썼다가 한 두번 지우면 종이에 구멍이 뚫리는 그런 질 나쁜 갱지를 사용했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지금 그런 걸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와 미국사이에, 또 지금 우리와 필리핀 사이에 공산품에 대한 기술력의 차이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국산(Made in Korea)’이라고 하면, ‘역시 우리나라 게 좋아’라는 말을 자동으로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좋아져서 이제는 세계1등하는 제품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각 나라가 잘 만들어내는 어떤 제품들이 있습니다. TV는 어디? 자동차는 어디? 스마트폰은 어디? 향수는 어디? 가방은 어디?… 어느 나라의 브랜드인가가 그 제품의 가치를 말해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과 인류를 창조하신 이후에도 끊임없이 계속해서 만들어 가시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입니다. 영화감독이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만들어 가듯이,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을 쉬지 않고 만들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가실 때, 사용하시는 독특한 재료가 있습니다.
22절 말씀입니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
집이 튼튼하고 멋지려면 재료가 좋아야 합니다. 건축자는 집을 지을 때 좋은 재료를 선별해서 건축하다 보면, 쓸모없어서 버려진 건축자재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건축폐기물 버리는 곳에 버려져 누구도 그걸 가져다가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본문의 ‘건축자가 버린 돌’이 그런 겁니다. 시인은 자신의 인생을 빗대어 마치 ‘건축자가 버린 돌과 같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천하고 멸시받아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인생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런 건축자의 버린 돌을 누가 갖다 쓰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건축폐기물과 같은 그 돌을 갖다가 그 집의 ‘모퉁이 돌’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머릿돌은 그 건물의 모퉁이에서 그 건물의 기초와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네모반듯한 돌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천하고 멸시받던 건축자의 버려진 돌과 같은 자신을 우리 인생의 건축자이신 하나님께서 들어 사용하시는 겁니다.
23~24절 말씀입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하나님께서 행하셨습니다. 천하고 멸시받던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다른 이들은 다 거절했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을 이루어 가시는 겁니다.
우리 인생 속에 이런 일은 꿈속에서도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건축자재로 사용하기에 부족한 게 많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건축가에게는 재료가 중요할지 몰라도 하나님께는 ‘재료가 무엇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능력은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부족해도 하나님은 늘 더 좋은 것으로 채워 나를 사용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24절의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This is the day the Lord has made ; 이 날은 여호와께서 만드신 날입니다)’는 말씀과 같이, 아무리 천하고 멸시받아 버려진 건축폐기물과 같은 인생이라도 하나님은 그에게 구원의 날, 기쁨의 날, 축복의 날, 은혜의 날을 주시는 것입니다.
‘나에게 과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라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주님 안에서 꿈꾸십시오. 주님 안에서 소망하십시오. 내 인생의 바로 ‘그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바로 그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성탄이브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비유로 든 말씀(마21:42, 행4:11, 벧전2:7)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천한 말구유에서 태어나셨고,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다가 십자가에게 외롭게 죽으셔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은 인류의 ‘구원의 날, 부활의 날, 생명의 날, 영생의 날’을 만드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인생을 지금 만들어 가시고 계심을 믿고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부족한 내 인생을 모퉁이의 머릿돌로 놓고 계심을 기억하는 복된 날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