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에 치우쳐 있지 말라”

<잠언17:14~16>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의 이름은 ‘디케(Dike)’입니다. 여기서 ‘Dike’라는 말은 ‘정의’ 또는 ‘정도’를 말합니다. 이 정의의 여신이 로마시대로 넘어가서는 ‘유스티티아(Justitia)’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여기서 영어의 ‘Justice(정의)’라는 말이 나온 겁니다.

디케는 ‘법의 엄정한 집행’을 상징하는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유스티티아에 이르러서는 ‘공정한 판단’을 상징하는 저울을 다른 손에 들고 있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대법원이나, 사법연수원 또는 유럽의 공원이나 시청광장과 같은 곳에는 이 정의의 여신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에 이 정의의 여신의 눈을 가려놓은 동상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이나 불필요한 것들을 보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재판관이라 할지라도 사람인지라 충분히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범죄자의 죄를 눈감아줄 수도 있고,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의의 여신이 상징하는 것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그런 사적 감정에 치우치면 안 된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잠언에서 말씀하시고 있는 미련한 자, 어리석은 자의 특징은 그 어리석음에 치우쳐 있다는 겁니다. 보통 사람이 보면,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할 때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상황인데 그는 어리석음에 치우쳐 있어서,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되어 있는 겁니다. 마치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에서 중력에 의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4절 말씀에 보시면,
“다투는 시작은 둑에서 물이 새는 것 같은즉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시비를 그칠 것이니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고 미련한 자는 그 싸움을 더 크게 터뜨리고 만다는 겁니다. 둑에서 졸졸 물이 새고 있다면 열일 제쳐놓고 그 둑을 막아야 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 순간에 큰 둑은 무너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이를 수 있는 겁니다.

싸움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큰 싸움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둑에서 물이 졸졸 새는 정도일 겁니다. 그럼 거기서 멈춰야 하는 겁니다.

교회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거기서 모든 판단을 중지하고, 여러 가지 상하고 섭섭한 마음들을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에 계속 나오기가 어렵게 되어 버릴 수도 있는 겁니다. 어리석은 겁니다.

이 구절의 하반절을 쉬운성경은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따지기를 그만두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싸우고 시비를 가리고 해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까? 서로 간에 상처 밖에 남지 않을 거 같으면, 둑이 무너져 더 큰 피해가 나지 않도록 거기서 따지기를 그만두는 것이 좋은 겁니다. 그런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인 겁니다. 부부관계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적용되어 질 수 있을 겁니다.

또 15절 말씀에서는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사람은 다 여호와께 미움을 받느니라”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정의롭게 판결하지 않는다면, 그는 반드시 하나님께 심판 받게 될 것입니다. 재판관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분명 옳지 않은 말인데, 정의롭지도 않고, 정도를 가는 것도 아닌데… 그 한 사람의 말 하나가 어떤 사람을 죄인 만들기도 하고, 어떤 악한 자를 의롭고 믿음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일인 것입니다. 그 사람은 하나님께 미움을 받게 될 겁니다. 어떻게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을 축복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 역시 어리석은 자입니다. 그는 어리석음에 치우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 앞에 살아야 하는 것이고, 우리를 통해 그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어야 하는 겁니다.

16절(우리말 성경) 말씀을 보시면,
“어리석은 사람은 손에 돈이 있어도 지혜를 살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지혜를 얻겠느냐?”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어리석음에 치우쳐 있는 사람은 손에 돈이 있어도 지혜를 살 마음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는 지혜를 얻지 못하고, 그의 삶은 언제나 비뚤어져 있는 겁니다. 그 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겁니다.

혹시 우리의 생각과 가치가 어리석음에 치우쳐 있는 것은 없습니까? 오늘 하루의 삶을 살면서 어떤 판단, 어떤 결정, 어떤 말들과 생각들이 어리석음에 치우쳐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보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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