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17:17~20>
저는 어려서부터 스무 번이 넘게 이사를 다녀서 어렸을 때 사귄 친구가 없습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집에 전화도 없었기 때문에 학창시절 친구들과 연락도 주고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제 성격까지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나거나 교제하지 않았던 것도 많은 친구를 두지 못한 이유였던 거 같습니다. 지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모두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 되거나, 신학교를 다니면서 사귀게 된 친구들입니다.
제가 부목사로 사역할 때, 제가 세 들어 있는 집 문제 때문에 갑자기 1,500만원이 필요했습니다. 목사가 어디 가서 돈 구할 때도 없고, 은행에 갔었는데 대출 받는 게 어렵고… 어린자녀들과 아내는 저만 바라보고 있는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어디서 돈을 구할 때가 없으니깐, 신학교 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 목사님에게 어렵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친구 역시 어렵고 빠듯한 살림이었습니다. 제가 그 친구에게 내가 이러이러해서 지금 상황이 어렵게 되었는데, 혹시 그 정도의 돈을 빌려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단서도 하나 붙였어요. 빨리 못 갚을 수도 있다고…. 그 때 그 친구는 새로 들어간 교회에서 사택을 얻어주셔서 거기서 생활하고 있었고 때마침 그 전에 살던 연립주택 전세보증금 2천 여 만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제환아, 걱정하지 마 내가 그 돈 보내줄게~’ 그러는 겁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되도록 그 친구 신세를 안 지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은행에서 그 돈을 대출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친구의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때로 진실한 친구는 형제보다 더 낫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17절 말씀을 보시면,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참으로 진실한 친구는 우리가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늘 곁에 있어주는 겁니다. 진실한 친구는 마치 혈연으로 맺어진 형제만큼 더 끈끈할 때도 있는 겁니다. 우리가 친구에게 진실하게 다가갈 때, 그 역시도 우리에게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겁니다. 그 친구에게 형제와 같은 마음과 태도를 갖고 있어야, 그도 우리에게 그런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진실한 친구를 사귀려면 우리가 조심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재정적인 것에 매이지 말라’는 겁니다.
18절 말씀을 보시면,
“지혜 없는 자는 남의 손을 잡고 그의 이웃 앞에서 보증이 되느니라”
이미 잠언6:1~5절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보증’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경계’를 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좋은 관계라 할지라도 그것이 잘못된 어떤 보증의 관계가 되면 그 좋은 관계가 깨질 위험이 큰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친구관계, 교우관계라 할지라도 재정적인 부분에 서로 얽혀있으시면 안됩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실수하게 되면, 그것은 돈만 잃는 것이 아니라 좋은 친구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높아지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19절 말씀을 보시면,
“다툼을 좋아하는 자는 죄과를 좋아하는 자요 자기 문을 높이는 자는 파괴를 구하는 자니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문을 높이는 자’라는 것은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교만한 마음을 말합니다.
우리가 주일날 마가복음 9:33~37절의 말씀을 나눌 때 첫 번째 소(小)주제가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은 다툼을 부른다’라는 내용을 나눴었습니다. 두 번째 주제가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은 패망을 가져온다’라는 거였습니다.
왜 자꾸 다툼이 생기냐면 이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이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지 그 자리에 올라가려고 하고, 그렇게 하기 우해서는 다른 사람을 밟아야 올라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 다른 사람을 깍아 내려야 하니깐 자꾸 이 얘기 저 얘기를 퍼뜨리고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렇게 다툼을 좋아하는 자에게 과연 진실한 친구가 만들어 질 수 있을까요?
진실한 친구를 사귀기 위한
세 번째 경계는 ‘바른 마음, 깨끗한 혀를 가져라’는 겁니다.
20절 말씀을 보시면,
“마음이 굽은 자는 복을 얻지 못하고 혀가 패역한 자는 재앙에 빠지느니라”
하셨습니다. 마음이 굽은 자, 마음이 삐뚤어진 자는 삐뚤어진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를 향해 삐뚤어진 마음이 있으면, 그의 입술에서 은혜롭고 덕스러운 말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 마음에 가득한 것이 교만함이고, 악한 것이라면 그의 입술은 깨끗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그를 재앙에 빠뜨리시겠다는 겁니다.
진실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재정적인 것에 매이지 말라
둘째, 높아지려고 하지 말라
셋째, 바른 마음, 깨끗한 혀를 가지라
는 것입니다. 오늘도 이 말씀 기억하시면서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진실한 친구관계들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