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19:4~9>
저희 아버님은 충청남도 금산 출신이시고, 8남매의 장남이셨습니다. 아버님은 시골에서 상경하셔서 서울 변두리에 집을 얻으시고, 크게 양돈업을 하셨던 거 같습니다. 돼지를 200여 마리를 사육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아버님과 어린 유년기 시절에 헤어졌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제 기억으로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저희 집은 그 마을에서 꽤 큰 집에 살았었습니다. 제가 그 큰 돼지 사육장을 뛰어 다니며 놀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집에는 아버지의 형제들(삼촌들, 고모 등)이 자주 오셨고, 함께 오랫동안 사셨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삼촌들이 조카인 저희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장난도 쳤던 기억들도 어렴풋이 납니다. 저희 집 마당에서 종종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치를 벌였던 장면들도 제 기억 속에 있는 추억의 조각들입니다. 괜찮게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 때문인지 모르지만, 어느 날 그 넓은 돼지 사육장에 돼지가 한 마리도 남지 않은 겁니다. 휑하니 비어 폐허가 되어 버리고, 어머님도 집을 나가시고, 곧 아버님도 저희를 버려두고 집을 떠나 떠돌이처럼 사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후 그렇게 많던 친척들, 이웃들의 방문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어린 성장기를 지독한 가난을 경험하며 고생할 때, 친척을 포함해서 가깝던 지인들을 그 누구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 4절에 보시면,
“재물은 많은 친구를 더하게 하나 가난한즉 친구가 끊어지느니라”
제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를 나눠주기도 하고, 어떤 힘이 있을 때에는 주변에 친척이든, 이웃이든, 친구들이든 늘 북적북적한 겁니다.
그러나 인생의 큰 시련과 실패를 경험하고, 모든 것을 잃었을 때에는 그것만으로도 서글픈데 그 전에 가깝던 사람들도 연락이 뜸해지고 심하게는 내가 연락하면 연락도 잘 안 받고, 연락이 되어도 잘 만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 전에는 함께 먹고, 함께 즐기고, 함께 웃던 친척이며 친구였는데 그 관계가 그렇게 서먹해지게 된 데에는 나의 환경이 변한 것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나한테 더 이상 얻을 게 없는 겁니다. 도리어 나를 만난다는 것이 그들에게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것이 4절~7절까지의 내용입니다.
-(4절) 재물이 많으면 친구도 많다
-(5절) 재물이 많은 사람을 위해서 불법(거짓)도 저지른다
-(6절) 부자로부터 뭔가를 받게 되면 친구가 된다
-(7절) 가난하면 친척들도 나를 멀리하는데 보통의 친구는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다면 이 부분을 읽고 ‘친구를 많이 두려면 재물이 많아야 하는구나’라고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이 구절들을 통해서 잠언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있는 것은 ‘이런 것은 거짓 우정이다’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우정은 내가 어렵고 힘들 때에도 변함없이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인 것입니다. 내게 있는 성공과 부와 풍요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몰려있었지만, 그 거품이 빠지고 나면 진실한 친구만 남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어려움이 오니깐 한 명, 두 명씩 여러분 곁을 떠나가는데 끝까지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해 주시는 사람이 진짜 친구인 겁니다.
우리가 눈에 보여 지는 사람에 집착하며 많은 친구들을 두고 싶어 하지만, 본문 8절 말씀은
“지혜를 얻는 자는 자기 영혼을 사랑하고 명철을 지키는 자는 복을 얻느니라”
하셨습니다. 돈으로 친구를 사는 거짓 우정에 속지 마시고, 지혜와 명철 즉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시면 사람들과의 관계, 친구관계를 어떻게 이루어가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복을 얻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9절 말씀은 5절 말씀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짓 증인은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뱉는 자는 망할 것이니라”
거짓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힘 있는 자 편에 서서 거짓 증언을 하고, 그 일로 힘없는 사람을 곤란에 빠지게 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을 쌓는 일이 될 것입니다. 거짓 우정을 갖고 있었던 이들이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을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모든 관계에 하나님의 지혜가 임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거짓 우정이 아닌 진실한 우정이 더 많아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