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지금은 각종 보석의 세공기술들이 많이 발달해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보석들이 많지만, 그런 세공 기술들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는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보석이었던 진주가 가장 아름답고 귀한 보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서에도 천국을 비유로 설명할 때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태13:46)”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보석인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조개 몸 속에 들어온 이물질로부터 시작됩니다. 조개 몸 속에 모래처럼 각진 작은 돌이 들어와서 살을 파고들고 상처를 주는데, 진주조개는 몸 속에서 조개 껍질을 만드는 화학물질을 품어내어서 그 이물질을 둘러싸기 시작합니다. 이물질 때문에 몸이 아프니깐 자꾸 그 화학물질을 내보내면서 그것을 둘러싸는 겁니다. 진주조개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그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면 고통 속에서 견딤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 영롱한 보석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진주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Conchiolin’이라는 단백질과 탄산칼슘의 층이 수백 겹 이상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첫째, 진주는 상처로부터 시작된다.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으면 진주는 만들어질 수가 없습니다. 때로 우리 인생 속에 없었으면 하는 아픔과 어려움의 시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상처가 되고 눈물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상처에서부터 아름다운 보석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둘째, 상처와 고통이라는 재료가 진주가 된다. 진주의 원재료는 ‘상처와 고통’이라는 겁니다. 지금은 아프고 쓰리지만, 인생의 쓰디쓴 경험들은 후에 여러분의 인생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대여살의 나이에 고아가 되어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의 인생에 아무 걱정도 없고, 고통도 없는 안락한 삶을 살았었다면 제가 목회하면서 다른 분들에게 있는 아픔과 어려움은 눈곱만큼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겁니다.
셋째, 견딤과 인내로서 진주를 품는다. 이물질로 인해 상처 입은 조개가 모두 진주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 상처를 그대로 두면 몸까지 썩어버릴 겁니다.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계속 화학물질을 내보낼 때, 영롱한 진주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수십 번, 수백 번에 걸쳐 견뎌내고 참아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고통 속에서 견딤과 인내는 아름다운 진주를 품는 시간임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인생 속에도 분명 여러 가지 상처와 아픔 그리고 고통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고통으로만 보지 마시고, 그 고통이 품고 있는 보석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지금 여러 가지 인생의 문제들로 아픔을 겪고 계시다면,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든, 물질적인 어려움이든, 질병에 관한 문제이든, 진로에 관한 문제 또는 어떤 실패에 대한 것이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은 분명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지금 영롱하고 아름다운 진주를 품고 있는 겁니다. 그것이 내 인생에서 없어졌으면 하는 이물질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불평과 원망만 하고 있지 마십시오. 분노하며 평안을 잃어버린 삶을 살지 마십시오. 열등감 속에 남과 비교만 하고 앉아 있지 마십시오. 안 될 것이라고 포기하고 앉아 있지 마십시오. 지금 내 안에 돈 주고 살 수 없는 인생의 값진 진주가 만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고통과 아픔을 품고 있는 나는, 내 인생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