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26:18~19>
우리가 우려했던 일이 최근에 현실화되고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 미국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거의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맞대결만 남은 겁니다. 대통령 후보에 걸맞지 않게 막말을 쏟아놓는 트럼프에 대해서 왜 미국 사람들이 지지를 하는지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지만 어쨌든 현재로선 공화당에서 다른 후보들이 경선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단독후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트럼프가 지난해에 있었던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그 토론회 사회를 맡았었던 간판 아나운서 켈리를 언급하면서 여성비하적인 발언을 했던 것이 크게 뉴스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켈리가 트럼프의 과거 여성혐오적 발언에 대한 입장을 예리하게 질문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트럼프가 난처한 상황을 겪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트럼프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켈리가 월경 때문에 예민해서 그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조롱을 했던 겁니다. 나중에 국민의 비판 여론이 크게 확대되니깐 트럼프는 “다른 어딘 가는 코를 가리킨 것이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던 겁니다.
어쨌든 트럼프의 그런 악의가 담긴 농담으로 인해서 미국의 많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게 된 겁니다.
오늘의 잠언은 “악의가 담긴 농담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농담이라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 속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좋은 것일 수 있습니다. 딱딱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수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농담 속에 “악의(惡意) : 남에게 해를 끼치려는 나쁜 마음”가 담겨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19절 말씀을 먼저 보시면,
“자기의 이웃을 속이고 말하기를 내가 희롱하였노라 하는 자도 그러하니라”
“내가 희롱하였노라”는 말을 의역하면 ‘농담 삼아 해봤을 뿐이야’ 혹은 ‘심심풀이 삼아 해봤을 뿐이야’라는 뜻입니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간간히 농담도 하고, 유머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을 은근히 비난하면서 그것을 농담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것을 ‘디스(diss) 한다’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이 dis(혹은 diss)라는 말은 dis+respect(존경하지 않는다)는 단어를 줄여서 쓰여 지는 표현입니다. 흑인들의 힙합(랩)등에서 주로 줄여서 많이 쓰다 보니 우리 청년들도 보통 ‘디스한다’라고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dis는 ‘누군가를 경멸하고 싫어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우연히 <택시>라는 토크쇼의 1분30초짜리 짧은 영상을 하나 봤는데, 거기에 억대의 저작권료를 받고 있는 자이언티라는 가수가 출연했었습니다. 최근에 랩배틀(Lab-battle)하는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 예정인 겁니다. 그런데 랩배틀 자체가 온갖 디스(dis)가 난무하는 전쟁터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그 택시의 사회자가 ‘그런 디스를 받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라는 질문을 했더니, 자이언티는 목사님의 자제답게 ‘나는 누군가가 자기를 디스하면 축복송을 불러줄 거다, 짧은 인생 왜 욕을 하면서 사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보면, 온갖 비평과 경멸이 가득한 거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사회적 시스템 자체가 많이 망가지고 틀어져 있는 것 같다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거기서 겪는 상처와 아픔 그리고 배신감과 분노가 쌓이게 되고, 그런 분노가 그렇게 표출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것 뿐 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그런 dis가 계속 연장되고 있는 것 같은 겁니다. 그러나 어떤 악의적인 농담은 그 말을 뱉는 사람이나, 그 상대방이나 결코 유익하지 않습니다.
18절 말씀을 보시면,
“횃불을 던지며 화살을 쏘아서 사람을 죽이는 미친 사람이 있나니”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횃불을 매달아 화살로 여기 저기 마구잡이로 막 쏘아 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불화살이 떨어지는 곳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이 뻔한 겁니다. 그런데 그 피해자가 ‘너 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느냐?’라고 묻는데, 가해자가 ‘그냥 심심해서 한번 해 본 것 뿐이다’라고 말한다면 이 얼마나 기막힌 일입니까?
그래서 18절 말씀에서 그런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미친 사람이 하는 미친 짓’과 같다는 겁니다. 농담을 하더라도 악의가 담긴 농담은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우리의 입술에 혹 그런 잘못된 습관들이 있다면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입술이 예수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