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7:14~25>
– 믿음의 기업(27) –
이집트(애굽)의 나일강은 길이 6,400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두 번째 강입니다. 아프리카 대륙 지도를 보시면, 북아프리카 대부분은 사하라사막이 덮고 있습니다. 그런데 빅토리아 호수로부터 나일강이 시작되었는데, 그 강 주변은 온갖 수목이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아프리카의 여러 동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수천km를 지중해 방향으로 흘러 하류인 오늘날의 이집트 수도인 카이로쯤에서는 강이 둘로 나뉘어집니다. 그리고는 상류로부터 흘러 떠내려 온 부식토 등을 통해 가장 비옥한 대평야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한 때 그곳은 세계의 곡장지대였었습니다. 그러니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게 있어 나일 강이 얼마나 중요했겠습니까? 때문에 그곳은 찬란했던 이집트의 고대 문명의 발상지가 되었었던 겁니다. ‘나일강이 없으면 이집트도 없다’는 말이 맞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에게 있는 80여개의 신들 중에 나일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컸습니다. 나일강 역시 이집트인들에게 하나의 신(우상)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Hapi, Isis, Khnum 이란 신들을 비롯해서 몇몇 신들은 모두 나일강과 관련이 있는 신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애굽의 바로 왕에게 보내시면서, 바로 왕이 이른 아침에 나일 강에 나올 것을 아시고, 그 때를 맞춰 모세가 나일 강으로 가서 바로 왕을 만나도록 하셨습니다(15절). 그리고 역시 이스라엘 백성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나일강을 피로 만들어 버리는 기적을 일으키게 하셨습니다.
17절, 18절을 보시면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니 네가 이로 말미암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볼지어다 내가 내 손의 지팡이로 나일 강을 치면 그것이 피로 변하고, 나일 강의 고기가 죽고 그 물에서는 악취가 나리니 애굽 사람들이 그 강 물 마시기를 싫어하리라 하라”
그리고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바로 왕에게 가서 그대로 기적을 일으키게 됩니다. 정말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고, 강 주변에서는 악취가 나고, 강물은 피가 되어 흘러서 이전처럼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마실 물을 찾아 강 주변의 땅을 파서 마실 물을 구하러 다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왕이 데리고 있던 요술사들도 비슷한 기적을 일으켜 왕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바로 왕은 모세와 아론의 기적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을 보내달라는 모세의 요구는 당연히 거절되었습니다.
바로의 마음은 완강했습니다. 히브리인들의 여호와라는 신이 뭐라고 말하든 바로는 애굽의 80여개의 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고, 모세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7:3절과 4절에서
“…내가… 내 표징과 내 이적을 애굽 땅에서 많이 행할 것이나,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아니할 터인즉 내가 내 손을 애굽에 뻗쳐 여러 큰 심판을 내리고…”
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세가 일으킨 한두 가지 기적을 통해서는 바로의 마음이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을 예언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시키기 위해서 10가지의 큰 재앙을 이집트에 내리게 되는데, 그 중 첫 번째 내린 재앙이 나일강이 피로 변하게 되는 재앙이었습니다.
나일강은 이집트인들에게는 생명의 근원과 같은 거였습니다. 모든 사람들과 가축들과 곡식들이 나일강을 통해서 살아나고, 번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을 포함한 바로 왕 역시 나일 강을 숭배했던 것이고, 그 날 아침도 바로 왕은 나일강을 위한 어떤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갔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생명인 나일강은 피로 변하고,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르고, 강에서는 썩은 냄새로 진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 재앙은 그렇게 7일간 이어졌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첫 번째 재앙을 나일강으로 선택하셨냐면, 애굽인들에게 나일강은 매일의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숭배의 대상이었던 겁니다.
출애굽기 12:12절 말씀에 보시면,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하셨습니다. 그러니깐 그것은 단순히 나일강물을 피가 되게 한 것이 아니라, 그 나일강의 신을 심판하셨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명이라고 생각한 신이 썩어 악취가 나게 하시고, 마실 수 없는 쓸모없는 죽은 물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애굽인들에게 나일강과 같이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집착하고 더 나아가서 하나님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나일강과 물질 자체의 심판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은 반드시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에 집착하는 사람은 돈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에 집착하는 사람은 그 사람 때문에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지위와 명예와 세상적인 즐거움 때문에 집착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것으로 인해 깊은 실망감과 절망감을 맞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일강도 필요하고, 돈과 같은 것들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보다 더 커지면 안 되는 겁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펴봐도, 사회와 세상을 살펴봐도, 역사를 연구해 봐도… 신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반드시 심판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귀한 형상들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존귀한 피조물이십니다. 하나님 외에 그 어떤 것도 우리의 경배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경배의 대상이 되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신이 되는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영적 질서를 바로 세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