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9:8~12>
– 믿음의 기업(32) –
제가 열아홉 살 때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5개월 정도 되었을 때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한 여름에 감기 증상이 있어서 약국에서 약을 지어다 먹었는데, 전혀 차도가 없는 겁니다. 한두 달을 그렇게 감기약을 지어 먹는데 몸이 점점 안 좋아지더니, 나중에는 걸을 때마다 발이 땅이 닿을 때 걷는 충격으로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고, 열이 40도를 오르내리고, 기침을 심하게 하고, 숨이 가빠오더니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제게는 부모님도, 보호자도 없고 의료보험도 없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찰 받을 것은 돈이 없어서 엄두도 못 내었습니다. 숨이 차서 누어있지도, 앉아있지도 못했습니다.
만약 거기서 며칠만 더 지났더라면 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마지막 순간에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진찰을 받아보니 ‘폐결핵’이었던 겁니다. 결핵으로 죽는 사람들이 있다고 학교 다니면서 결핵 씰을 사곤 했었는데, 그게 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쨌든 호흡이 곤란하고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라도 병의 원인을 알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치료가 가능했던 겁니다.
그러니깐 제가 병원비가 없어서 맞지도 않는 감기약만으로 계속 어떻게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병을 더 키워버린 상태가 된 겁니다. 더 심해지기 전에 조치했다면 3개월, 6개월만 약을 먹으며 치료해도 되었을 것을 결국 저는 1년 동안 매일 약을 먹고, 병원을 다니며 치료해야 했습니다. 무엇이든 더 심해지기 전에 미리 손보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인 겁니다.
애굽의 바로 왕이 마음을 완악하게 했었기 때문에 애굽 땅에는 점점 더 재앙이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이전 까지는 그냥 힘들고 어려운 정도의 재앙이었는데, 다섯 번째 재앙 부터는 가축 전염병으로 재산목록 1번인 애굽인들의 가축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왕은 여전히 마음이 완강했습니다.
이제 그 재앙의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게 되는데, 그래서 여섯 번째 재앙부터는 사람과 가축에게 좀 더 직접적인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화덕의 재 두 움큼을 하늘을 향해 날리라고 하셨는데(8절),
9절을 보시면,
“그 재가 애굽 온 땅의 티끌이 되어 애굽 온 땅의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서 악성 종기가 생기리라”
화덕의 재를 뿌리라고 했는데, 화덕이란 곳은 벽돌을 굽는 가마를 의미합니다.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 ‘악성 종기’라는 것의 원어는 ‘쉐흰(Shehin)’ 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불에 탄다, 뜨거워진다, 끓는다’는 뜻을 가진 ‘솨한’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그래서 이 병은 고열과 함께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르면서 극심한 가려움 증을 동반하며 물집이 생기고 고름이 흐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합니다(Keil & Delitzsch).
이 공포스러운 질병이 10절과11절을 보시면, 바로 왕이 신뢰하고 있었던 애굽의 요술사들로부터 모든 애굽 사람들 그리고 가축들에 이르기까지 생겨, 사람과 가축 모두 큰 고통 속에 빠지게 된 겁니다.
이전까지의 재앙 보다 사람에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통이 시작이 된 겁니다. 사람이란 존재가 내 피부에 와 닿는 고통이 아니면, 남 얘기로만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종종 전염병이 돌기도 하는데, 2015년 한국에 ‘메르스’라고 불리던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해서 전국민이 공포에 떨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필리핀에서 한국에 방문할 일이 있으셨던 분들도 그 기간을 피해서 가려고 아예 방문을 포기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따뜻한 지방이라 그런지 그런 전염병이 한국처럼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메르스다 뭐다 해서 모두다 마스크를 쓰고, 어딜 가나 소독제로 손을 씻고, 사람들 많은 곳에 안 가려고 하고, 심지어 교회까지도 출석률이 심각하게 떨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필리핀에 살던 한국인들은 조국의 국민들이 걱정은 되었지만, 너무나도 태연하게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것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고통을 받지 않았던 겁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기 피부에 와 닿는 고통이 아니면, 남 얘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애굽에서 시작된 ‘악성 종기 재앙’은 애굽인들의 피부에 공포스러운 악성 종기가 나기 시작했고, 가축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고, 재산적인 피해도 생긴 겁니다. 그러니깐 재앙과 고통이 종합적으로 그 강도가 더 세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바로는 그 마음을 여전히 완악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더 심해지기 전에 마음만 돌이키면 더 심한 재앙은 오지 않는 것입니다.
어제 <대우조선해양>이라는 회사에서 ‘회계조작’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부실을 키웠다는 말씀을 잠시 드렸었는데, 이 회사의 뿌리는 <대우그룹>입니다. 그런데 대우그룹이 망한 이유가 수십조 원의 회계조작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이란 이름으로 독립해 나온 건데, 똑같은 불법을 저지른 겁니다. 그룹이 망해서 독립해 나왔으면 더 이상 그런 불법을 저지르지 말았어야 하는데, 동일한 죄로 인해 그나마 살아남았던 회사마저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베데스다 연못에서 불치병 환자를 고치시고 그에게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요한복음 5:14에 보시면,
“보라 네가 나았으니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
이 말씀을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합니다.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이제라도 우리가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야 하는 겁니다. 내 생각과 내 욕심에 따라 살던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향으로 맞춰가야 하는 것입니다. 완고한 마음을 부드러운 마음으로, 교만한 마음을 겸손한 마음으로, 고집을 꺽고 순종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