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2:31~42>
– 믿음의 기업(39) –
지난 7월 초에 경북 봉화에서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동대구 방향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굴현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터널의 한쪽 출구 쪽에서 수백kg에 달하는 바위덩이들이 굴러 떨어졌고, 때마침 열차를 운행하던 기관사가 그것을 목격하고 급정차를 한 겁니다. 하지만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기관차가 낙석들을 밀고 나가다가 바퀴들이 탈선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기관차가 탈선하는 것 외에는 승객들 중에 한 사람의 사상자도 없었던 것이 다행입니다.
뉴스에서는 “기관사가 낙석을 늦게 보고 조금만 늦게 대응했더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기관사가 몇 초 동안 한 눈이라도 팔고 원래 달리던 속력으로 그 구간을 지나가고 있었다라면 수백kg의 바위덩이들이 열차를 덮쳐 대형 인명피해를 낼 뻔했던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그 몇 초의 빠른 대처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던 겁니다.
창세기 19장에 보시면, 아브라함의 조카 롯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가 살고 있었던 소돔과 고모라의 죄악이 너무 커서 하나님께서 그 성들을 유황불로 멸하시려고 하는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을 살리셔야 하겠는지라 천사들을 롯에게 보내셨습니다.
천사는 롯에게 속히 가족들을 데리고 성을 빠져나가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롯이 머뭇거리면서 지체하니깐 천사가 롯을 재촉하며
“일어나 여기 있는 네 아내와 두 딸을 이끌어 내라 이 성의 죄악 중에 함께 멸망할까 하노라(창19:15)”
그런데 이 부분의 상반절 NIV 번역을 보시면,
“Hurry! Take your wife and your two daughters…”
천사가 급히 서두르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는 17절에서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함을 면하라”
‘도망하라’는 말을 두 번이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고나 들에 머물지도 말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만큼 신속하게 그곳을 빠져나가야 하는 겁니다.
괜히 머뭇거리거나 시간을 끌어 더 큰 해를 당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에는 조금도 지체하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특히 영적으로는 죄와 연관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우리에게 유익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도 지체하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겁니다.
그 동안 모세를 통해 예고되었던 <장자진멸재앙>이 애굽 땅에 내려졌고, 그 밤에 바로 왕의 장자로부터 비천한 자들의 장자까지 그리고 가축의 첫 것들까지 모두 갑작스럽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상황에 당황한 바로 왕은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그들의 요구대로 들어 줄 것을 말하게 됩니다.
33절, 34절을 보시면,
“애굽 사람들은 말하기를 우리가 다 죽은 자가 되도다 하고 그 백성(이스라엘)을 재촉하여 그 땅에서 속히 내보내려 하므로, 그 백성이 발교되지 못한 반죽 담은 그릇을 옷에 싸서 어깨에 메니라”
그렇게 이스라엘 백성들(장정만 60만명,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약 200만명)은 아직 발효되지 않은 반죽 담은 그릇을 옷에 싸고, 35절과 36절을 보면 애굽인들에게 은금패물과 의복 등을 구하니깐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모두 집에서 꺼내 주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온 가족들과 가축들을 이끌고 그들이 430년간 있었던 애굽의 ‘라암셋’이란 곳을 떠나게 되면서 출애굽의 역사가 시작이 된 겁니다.
그리고 39절을 보시면,
“그들이 애굽으로부터 가지고 나온 발교되지 못한 반죽으로 무교병을 구웠으니 이는 그들이 애굽에서 쫓겨나므로 지체할 수 없었음이며 아무 양식도 준비하지 못하였음이었더라”
그렇게 그들은 먼 여행을 위한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애굽에서 쫓겨나듯이 그 땅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출애굽 사건을 보면 굉장히 급박하게 모든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월절 양을 잡아 양의 피를 문에 바르고, 그 밤에 가족들이 그 양의 고기를 먹는 예식을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밤에 애굽인들 가운데는 <장자진멸재앙>이 내려지게 된 것이고, 바로 이어서 갑작스럽게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이 시작이 된 겁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왜 이렇게 숨 쉴 틈조차도 없이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기 위해서 애굽에 내려졌던 10가지 재앙이 예고될 때마다 가장 많이 반복된 표현이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 있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게 하기 위해서 출애굽을 시키시는 것이라는 겁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애굽의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팔려갔을 때, 용모가 빼어나고 아름다웠던 요셉을 그 집의 여주인이 유혹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거기서 머뭇거리지 않고 단호하게 뿌리치며 도망 나왔었습니다. 죄와 관계된 것은 조금도 지체하며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겁니다.
열왕기상 18:21절에서 엘리야는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라고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가 죄의 자리라면 조금도 머뭇거리거나 지체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은 조금도 우리의 영혼과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속히 그 자리를 떠나셔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