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돌봄”

<출애굽기 16:31~36> 
– 믿음의 기업(52) –

어제까지 지난 한 주간 동안 한국에서 들어온 선교팀과 함께 세부지역의 빈민들을 돌아봤습니다. 길도 없고, 수도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쓰레기 더미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명 ‘덤 싸이트(쓰레기 마을, 쓰레기 하치장 : dumping site)’라고 하는 곳에 가보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진동을 합니다. 새까만 파리와 모기들도 득실거리고,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빗물과 오물들이 섞여 질퍽거리는 곳이 많습니다.

환경이 그러니 위생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심각한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지난 맥추감사절 헌금으로 아이들 슬리퍼를 잔뜩 사다줬었는데, 여전히 맨발로 다니다가 상처 입은 아이들도 종종 보입니다.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아이들은 더러운 때가 온 몸을 덥고 있습니다.

그 마을을 빠져나와 세부시티로 돌아와 보면 거리를 다니는 아이들이 얼마나 깨끗해 보이는지 모릅니다. 비싼 옷을 입어서가 아니라, 쓰레기마을에 있는 아이들보다 부모로부터 비교적 돌봄을 잘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달 20만원도 안 되는 수입으로 가난하게 사는 필리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부모의 돌봄을 받고 자란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출애굽기 16장은 전체가 하늘의 양식인 만나에 관한 내용입니다.

31절을 보시면,
“이스라엘 족속이 그 이름을 만나라 하였으며 깟씨 같고 희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더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머물렀던 광야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낮의 뜨거운 더위와 밤의 차디찬 추위가 반복되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때문에 이스라엘 200만 명이 매일 먹을 양식을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만나’라는 것이 내려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것을 굽기도 하고, 삶기도 해서 먹고 살았습니다. 백색의 작은 씨앗 모양이었던 거 같고, ‘그 맛은 꿀 섞은 과자 같다’라는 말씀을 통해서 쌀보다 더 맛있었던 먹거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33절을 보시면,
“또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항아리를 가져다가 그 속에 만나 한 오멜을 담아 여호와 앞에 두어 너희 대대로 간수하라”

‘한 오멜’은 2.2리터 정도 되는 겁니다. 만나 한 오멜을 가져다가 항아리에 담아 그것을 대대로 보관하라는 겁니다. 후에 만나를 담은 항아리는 ‘여호와의 언약궤(법궤)’가 만들어 지면서 언제나 그 안에 보관하게 됩니다(34절).

35절 말씀을 보시면,
“사람이 사는 땅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사십 년 동안 만나를 먹었으니 곧 가나안 땅 접경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만나를 먹었더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사람이 살지 않는 광야에 머무르고 있었고, 그들은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인데 그곳은 비옥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겁니다.

이 구절에서 만나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내리게 되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후 2개월 15일 만에 애굽에서 가지고 나온 식량이 바닥이 났습니다(참조 : 1절, 4절). 그 때부터 매일 아침마다 하늘에서 눈처럼 만나가 내리기 시작했고, 35절에 보니깐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사십 년 동안 만나가 그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8:4절에 보시면,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

광야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40년간을 지냈는데 옷도 떨어지지 않았고, 신발도 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하나님께서 만나라는 양식으로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세밀하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보셨던 것입니다.

그 이유를 신명기 8:3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4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었다는 겁니다. 사람은 음식만으로 사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우리의 영혼은 죽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영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말씀으로도 살아야 합니다.

그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간 세밀한 주님의 돌봄을 받고 살았던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때로는 광야와 같을 때가 있습니다. 추위와 더위와 위험과 배고픔가 갈증이 죽을 때까지 반복되는 인생의 광야 속에 우리는 있습니다. 약속의 땅인 가나안 즉 천국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그 인생의 광야는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40년을 하늘의 양식인 만나로 먹이신 것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되어 너를 돌볼 것이다. 내가 너를 세심하게 돌볼 것이다. 너는 이 광야에서 안전하게 보호 받을 것이다. 너는 이 광야에서 결코 굶주리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 광야에서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광야 같은 인생에 때때로 염려와 두려움이 나를 흔들지만, 이 광야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고 돌보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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