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3:16~17>
1988년 우리나라에서 전무후무한 권총 인질사건이 있었습니다.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죄수 25명을 충남 공주교도소로 이송하고 있었는데, 죄수들이 교도관을 폭행하고 총기를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그 중에 지강헌 등 일당 4명은 탈주 일주일 만에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는 한 가정집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였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상황은 TV로 생중계되었고, 자신들이 탈주극을 벌이게 된 억울함을 전 국민 앞에 호소하게 됩니다.
5공화국 시절 ‘사회보호법’이란 이상한 법이 만들어졌는데, ‘유사한 죄로 2회 이상 실형을 받고 그 형기의 합계가 3년 이상인 자가 다시 유사한 죄를 저질렀을 때에 그 상습성을 인정되면 보호감호처분을 내린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상습범죄자의 형기를 크게 늘린다는 겁니다.
탈주범 지강헌은 남의 집에 들어가 5백56만원을 훔쳐 도주하다 붙잡혔는데, 징역7년에 보호감호 10년, 도합 17년의 형을 받은 겁니다. 지강헌에게 사회보호법이 적용된 겁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은 총재로 있던 새마을운동협회의 공금 73억6천만원을 횡령했고, 10억원의 탈세와 4억1천7백만원의 뇌물수수 등 여러 가지 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징역7년을 선고 받고, 그마저도 3년 만에 가석방 되었습니다.
탈주범 지강헌이 이 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했는데,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은 죄를 저질러도 벌을 받지 않고,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은 작은 잘못에도 크게 처벌받는 공평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사회에 대해서 억울함과 불만을 토로하며 인질극을 벌였고, 결국 네 명의 탈주범들은 죽음으로 인질극을 끝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은 불공평할 겁니다. 이 땅에 천국이 임하지 않는한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겁니다. 물론, 사회적 제도와 정치적 시스템 등이 발전하면서 조금은 공평한 사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불공평한 사회에 대해서 불평하고 원망하고 억울함과 분노 속에서 사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불공평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지혜의 왕 솔로몬이 세상에서 돌아가는 일을 지켜보니 세상이 불공정하더라는 겁니다.
16절을 보시면,
“또 내가 해 아래에서 보건대 재판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하는 곳 거기에도 악이 있도다”
재판하는 곳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억울한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하는 곳입니다. 지강헌과 함께 인질극을 펼쳤던 안광술이라는 탈주범은 인질을 잡고 이 사회와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죄수가 판사 검사를 돈으로 살 수가 있는 거야?” 재판하는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는 공정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공정성을 잃게 되면 죄 없는 사람을 흉악범으로도 만들 수 있고, 범죄자를 의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3천여년 전인 솔로몬 시대에도, 1988년 인질사건이 있었던 때도 그리고 그때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재판을 행하는 곳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해야 하는 곳에도 악이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나 17절을 보시면,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의인과 악인을 하나님이 심판하시리니 이는 모든 소망하는 일과 모든 행사에 때가 있음이라 하였으며”
세상은 공평하지 않지만,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는 의인과 악인을 심판하신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5:46절에서
“그들(악인)은 영벌(永罰)에, 의인들은 영생(永生)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하셨습니다. 내세의 삶에 있어 영원한 복을 받는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있는 겁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시편37:25,26절을 보면,
“내가 어려서부터 늙기까지 의인이 버림을 당하거나 그의 자손이 걸식함을 보지 못하였도다. 그는 종일토록 은혜를 베풀고 꾸어 주니 그의 자손이 복을 받는도다.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영원히 살리니, 여호와께서 정의를 사랑하시고 그의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심이로다 그들은 영원히 보호를 받으나 악인의 자손은 끊어지리로다”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불공평합니다.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은 불공평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불공평한 이 세상에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불평만 하고, 원망만 하다가 인생을 마쳐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의인과 악인을 심판하시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의인과 그의 자손에 복을 주시고, 악인의 자손은 심판하시게 되어 있는 겁니다. 세상의 시스템은 병들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공의는 여전히 의인과 악인을 향해 진행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