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11~14>
요즘 일본의 삿포로에서 동계아시안게임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어제 우리나라의 심석희(20세, 한체대)선수는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 출전했습니다.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금메달이 유력했었는데, 중국의 판커신이란 선수가 우리 선수의 무릎을 잡으면서 중국선수 뿐만 아니라 억울한 판정으로 우리 선수까지 실격처리 되어서 바로 눈 앞에서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그리고 어부지리로 3위로 달리던 또 다른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 판컨신이란 선수는 이미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1000m결승에서도 우리 선수를 잡는 반칙을 했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위험인물로 경계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선수의 반칙으로 인해서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친 우리 선수가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보통 이런 상황에서 그 상대 선수를 욕하고 원망하는 게 보통의 반응일 겁니다. 그런데 심석희선수는 인터뷰에서 “(판컨신의 판칙을) 대비를 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최대한 염두에 두고 타긴 했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다”라고 하며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의 인터넷 뉴스 타이틀이 [‘대인배’ 심석희, “中 나쁜 손 못 피한 내가 부족했다”] 라고 했습니다. 20살 밖에 안 된 어린 선수지만, 이런 정신을 갖고 있는 이 선수의 미래가 참 기대가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고, 남에게서만 찾고, 남 탓만 하는 사람, 환경 탓만 하는 사람은 절대 발전할 수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 안에서 찾는 사람은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1절을 보시면,
“이르시되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음으로 하나님 앞에 범죄했습니다. 그들의 죄는 명백했습니다. 그들도 분명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1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그들이 선악과를 먹었다는 사실을 모르시기 때문에 “너희가 그 나무 열매를 먹었느냐?”라고 묻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묻고 계시는 것은 그들이 잘못을 시인하고 하나님 앞에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죄의 속성은 그 죄를 자꾸 감추려고 합니다. 그리고 금세 그 모든 죄들이 모두 명확하게 밝혀질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일단 부인합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남탓을 하거나 환경 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12절을 보시면,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자신의 잘못과 죄와 실수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남탓’은 죄의 두드러진 속성인 것입니다. 참 치사한 겁니다. 자기가 잘못했으면 그냥 빨리 시인하면 되는데, ‘누구 때문에, 당신 때문에, 너 때문에, 환경 때문에…’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비겁한 짓입니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계속 다른 사람에게 그 원인을 전가하기 바쁩니다. 그러나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계속 전가하면 그게 다른 사람의 문제가 될까요? 아닙니다. 그 사람은 시치미 떼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남 탓만 하는 그 사람 속을 다 알고 있습니다.
또 어제 뉴스를 보니깐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을 보좌했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모두 대통령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특검 조사를 받은 대통령의 참모들은 예외 없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대통령은 계속해서 ‘아랫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었는지 자신은 몰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한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던 사람들이 상황이 안 좋게 되자 이제는 서로에게 잘못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세종대왕 때에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나라가 힘들었었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에 관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이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책임이다. 내가 죽인 것이야! 이 조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 책임이다. 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다. 그게 임금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필요 없는 자리. 그게 바로 조선의 임금이라는 자리다”
이렇게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두고 자신이 그것을 책임지려고 했던 임금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죄의 속성은 그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결코 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원인을 자신 안에서 찾기 시작하면 그는 영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더 깊은 성숙과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담은 그 원인은 선악과를 만든 하나님에게서, 그 선악과를 건네준 하와에게서 찾았고, 하와는 자신을 유혹한 뱀에게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우리도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뭐 하러 하나님께서 선악과를 만들어서 우리 인간이 이렇게 죄에 빠지게 하셨는가? 하나님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하나님 탓, 다른 사람 탓 하기 바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지금 원하시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우리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 길인 것입니다. 오늘 내게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더 성장해 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