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2:1~15>
우리가 보통 ‘상식(常識)’이라고 할 때, 사전적인 뜻을 보면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판단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상식이 풍부하다’라는 말은 사람이 이것저것 다양한 분야에 많은 지식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또는 ‘상식이 통한다’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갖게 됩니다. ‘상식이 풍부하다’는 것은 지식적인 면이 부각된다면, ‘상식이 통한다’는 말은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건전하고 도덕적인 판단력을 말합니다.
엊그제 뉴스에 보니, 30세 된 초등학교 여교사가 초등학교 6학년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상식선에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이런 류의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어서, 우리 사회가 정신적이고, 도덕적이고, 영적인 면에 있어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말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정치적인 것과 엮여 있어 예민한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국민들의 대다수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겁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것은 대단히 거창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그저 상식적인 부분에서 사람들도, 정치인들도, 경제인들도 도덕적인 판단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어울려 살아갔으면 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이런 소박한 바람이 깃든 도덕적 사회를 조금 더 확장해서 생활 할 때 그것은 ‘공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의(公義)’라는 것은 공평하고 의로운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성경적으로 말하자면, 악을 행한 자에게는 벌을 내리고, 선을 행한 자에게는 상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사회는 다만 노력할 뿐이지 완벽한 공의를 실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시편 92편은 하나님의 공의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는 완벽한 공의를 이룰 수 없지만,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당신의 공의로 세상을 심판하시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세상 안에 ‘악인과 의인’이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1~3절을 통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고 있는데 4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로 나를 기쁘게 하셨으니 주의 손이 행하신 일로 말미암아 내가 높이 외치리이다”
시인이 이렇게 하나님 앞에 기뻐하며 찬양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데,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로…” 그리고 “주의 손이 행하신 일로 말미암아…”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로 인해 기뻐 뛰며 찬양하며 감사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7절, 9절을 보시면,
“악인들은 풀 같이 자라고 악을 행하는 자들은 다 흥왕할지라도 영원히 멸망하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원수들은 패망하리이다 정녕 주의 원수들은 패망하리니 죄악을 행하는 자들은 다 흩어지리이다”
그리고 11절을 보시면,
“내 원수들이 보응 받는 것을 내 눈으로 보며 일어나 나를 치는 행악자들이 보응 받는 것을 내 귀로 들었도다”
악인들이 한 때 세상에서 주도권을 잡고,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7절과 9절에서는 “영원히 멸망하리이다. 패망하리이다. 패망하리니, 흩어지리이다”라는 표현들을 반복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11절에서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손에 의해 행악자들이 심판 받게 된 것을 듣게 된 겁니다. 공의가 실현된 것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공의가 없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도 아무 보상도 없고, 도리어 남을 속이고, 피해를 주며 사는데도 그런 사람은 계속 잘만 된다면 아마도 이 세상에 더 이상 선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직하게 살려고 하는 이들, 선하게 살려고 하는 이들, 하나님 안에서 믿음으로 살려고 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이 있는 것은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공의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10절을 보시면,
“그러나 주께서 내 뿔을 들소의 뿔 같이 높이셨으며 내게 신선한 기름을 부으셨나이다”
착하고 정직하게 살았던 이들이 도리어 고난과 억울한 일들 속에 지냈었는데,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높이시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살려고 하는 이들이 낙심하면 안 되는 겁니다. 하나님은 믿음으로 몸부림치며, 그래도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려고 애쓰는 이들을 결코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을 반드시 높여주시고 세워주시고 영광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들은 13절에서 말씀하시고 있는 것처럼 “이는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하리로다”는 말씀과 같이 공의로운 하나님 안에서 반드시 번성하고 번영하게 될 것입니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마십시오. 공의로운 하나님께서 의와 선을 따르는 이들을 축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