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4:32~5:11>
우리교회가 처음 개척되어지고 세부의 여러 곳에서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인지라 우리교회 역시 일반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이야 우리 교회가 수년간의 개척기를 거쳐 이제 좀 안정이 되어가고, 성도들도 은혜로운 분들이 중심을 잡고 계시니깐 요즘 우리 교회는 참 은혜롭고 좋습니다.
한인복음화율 3% 미만인 필리핀 세부라는 영적 불모지에 교회 개척사역을 하다 보니, 이 도시에 기도가 참 많이 필요했습니다. 때문에 개척하던 해 1년 동안 매일 저녁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 도시를 붙들고 있는 마귀와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성도들도 얼마 없고, 영적으로 훈련되어진 분들도 없었고, 부르짖는 기도라는 것도 해 본적이 별로 없는 분들이 그 때의 우리 멤버들이었습니다. 저녁 집회 때 몇 명 참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도로 훈련된 분들이 없으니 저와 사모님만 그냥 부르짖으며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기도시작한지 5분 정도 되면 대부분이 일어나 교회 옆 커피숍에서 1시간, 2시간씩 커피를 마시다 집에 돌아갔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영적 전쟁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녁 집회를 인도할 때마다 이상한 게 하나 있었는데, 기도제목을 주고 합심해서 기도할 때 거의 저와 우리 사모님만 부르짖어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러니깐 우리 두 사람 목소리만 그 시간 크게 들렸던 겁니다. 그래도 일당백의 마음으로 열심히 기도했었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하다가 기도가 마무리 되면서 다음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그동안 잠잠하던 몇 안 되는 성도들 사이에서 누군가 그 작은 성전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기도를 하는 겁니다. 너무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런 식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어떤 문제를 놓고 간절하고 절박하게 기도하고 있다는 것 보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은 주일 기도시간에는 눈 뜨고 멍 하니 있다가 예배 모습 자료를 남겨 놓으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가까이 오니깐, 갑자기 손을 들고 ‘아버지, 주여, 아멘~’ 하더랍니다.
마태복음 6:1절에서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예수님께서 영적인 위선에 대한 말씀을 하고 계신 겁니다. ‘코람데오’ 즉 하나님 앞에서가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것으로 ‘사람 앞에서,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것을 통해 뭔가를 노리고…’ 그렇게 하고 있는 겁니다.
이것을 마태복음 6:6절에서는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2천 년 전 유대 땅에도 그런 영적인 위선들이 있었지만, 오늘 날의 교회 안에도 그 위선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교인들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기도를 어떻게 할 줄 알지 못해서 기도를 잘 못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계속 노력하다 보면 기도의 비밀을 알아갈 날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적인 위선(僞善)은 영적인 중병(重病)입니다. 알만큼 아는 사람인데, 남을 속이고 성령을 속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변화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예루살렘 초대교회는 가장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3절에서 35절을 보시면,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사도들은 성령의 충만함으로 큰 권능을 받아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고 있고, 성도들은 은혜를 받아 자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돌봐주었기 때문에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물질적 봉사의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특히 36절에서 ‘바나바’라는 사람은 크게 존경받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5장1~11절에 특별한 사건이 하나 나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에게도 큰 땅이 있었고, 이들도 예루살렘교회의 회원으로서 그 땅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땅을 팔아 그 돈을 사도들에게 갖다 줬습니다. 하지만, 성령을 통해 베드로는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속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들에게 그 사실을 말하자 그들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게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왜 그들이 그렇게 했을까요? ‘위선(僞善 : 겉으로만 착하게 보임)’입니다. 그것을 통해 바나바처럼 교회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겁니다. 그들이 어느 순간 위선의 중병을 앓고 있었던 겁니다. 그것은 ‘사탄이 마음에 가득하여, 성령을 속이고, 하나님께 거짓말하고, 주의 영을 시험한 것(5:3, 4, 9)’입니다.
좀 알만큼 아는 사람이 위선의 중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죄인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생명을 거둬 가실 만큼 주님의 진노를 살 만한 일인 것입니다. 사람 앞에서가 아닌,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의 코람데오의 삶을 사십시오. 우리가 나도 모르게 위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하나님 앞에, 사람 앞에 진실한 하루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