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2:1~17>
저희 가정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2013년 2월19일 세부에 들어와서 2주 뒤인 3월3일에 저희 집 거실에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리고 두 주 뒤엔 상가 건물을 얻어서 실내 인테리어도 하고 이것저것 비품들도 준비해서 본격적으로 한인교회를 시작했습니다. 세부에 연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영적인 모험을 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하나 그 무엇 하나 의지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개척 첫해 매일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건물 인테리어가 다 마무리되기 전인 3월말부터 ‘70일 특별 저녁기도회’를 시작했는데, 특별저녁기도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진행되고는 있었지만 아직 교회 멤버가 얼마 없었던 때였기 때문에 자리에 몇 명 앉아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매일 부르짖으며 기도를 쌓아갔었습니다. 그거 끝나고 조금 있다가 40일 기도회를 또 하고, 또 조금 있다가 20일도 하고, 금식기도회도 하고, 어쨌든 교회에 다른 프로그램은 별로 없어도 이런저런 모습으로 계속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앉아있었던 사람은 몇 명 없었어도 우리는 매일 저녁 부흥회를 했습니다. 교회를 위해, 도시를 위한 기도를 매일 그렇게 쌓아갔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곳에서 처음 예배드릴 때 주셨던 말씀이 마태복음 16:18절 말씀이었습니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오랫동안 이 도시를 장악하고 있었던 마귀의 진영을 흔들고, 영적 불모지인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꿈과 비전을 주셨던 겁니다. 우리교회가 마귀와의 전쟁에 선전포고를 한 샘이었던 겁니다. 때문에 이런 교회가 세워지는 것을 마귀가 보고서 그냥 팔짱끼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처음에 순조롭게 교회가 부흥하며 성장하는 거 같더니, 정말 저도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큰 시험들이 교회를 흔들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순간순간 그 시험들을 이기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저와 우리교회를 붙들어 주셨습니다. 돌아보니 그 때 우리가 매일 저녁 특별집회를 하듯 매일 기도하지 않았었다면 우리는 그 시험들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겁니다. 저 역시도 사역에 지치고, 사람들에게 상처입어서, 짐 싸고 한국으로 돌아갔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예수 믿는다고 모든 일이 형통하고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 앞에 큰 시련과 환난과 난관들이 우리를 가로막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의 사람들은 그 난관들을 얼마든지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스테반의 순교 이후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되어 예루살렘 초대교회 대부분의 성도들이 유대와 사마리아를 비롯한 로마제국 곳곳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도들을 비롯한 여러 성도들이 여전히 예루살렘에 남아서 믿음을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1절과 2절을 보시면,
“그 때에 헤롯 왕이 손을 들어 교회 중에서 몇 사람을 해하려 하여,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니”
유대의 왕으로 있었던 헤롯은 정치적인 인기를 얻고자 하여 교회를 핍박하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12제자 중에 가장 영향력있었던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 이 세사람 중에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게 된 겁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이 이 일을 기뻐하고 헤롯을 더 지지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수제자인 베드로도 잡아 죽이려고 체포하게 됩니다. 그리고 명절기간이었는데 유월절이 끝나면 베드로까지 처형하려 했던 겁니다.
5절에서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바로 얼마 전 초대교회의 대표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사도 야고보가 헤롯의 정치적 희생물이 되었습니다. 이제 교회의 대표 격인 사도 베드로마저 처형당하게 된 겁니다. 교회는 눈물로 하나님의 도움과 은혜를 구하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큰 위기를 맞게 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6절부터 10절을 보면, 베드로가 처형당하기 바로 전날 베드로는 두 군인 틈에서 쇠사슬에 매여 누워 자고 있었고, 파수꾼들이 문 밖에서 옥을 2중 3중으로 지키고 있었는데, 천사가 나타나 쇠사슬을 풀어주고 옥에서 베드로를 꺼내어 안전한 곳까지 인도해 준 겁니다. 베드로는 최후의 만찬의 장소요, 오순절 성령강림의 현장이었던 마가요한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12절에 보니깐 성도들은 여전히 그곳에 모여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문을 두드리니깐 ‘로데’라는 여자 아이가 문을 열러 나왔다가 베드로의 목소를 듣고 너무 기뻐 기도하고 있던 성도들에게 가 사도 베드로께서 오셨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전했습니다.
그런데 15절을 보시면,
“그들이 말하되 네가 미쳤다 하나 여자 아이는 힘써 말하되 참말이라 하니 그들이 말하되 그러면 그의 천사라 하더라”
아마 기도하면서 정말 믿고 기도했던 것은 ‘로데’라는 여자아이 하나였던 거 같습니다. 미쳤다 할 만 한 일, 믿어지지 않을 일이 일어난 겁니다.
분명 우리 인생에는 어려운 일들이 있습니다. 기도하면서도 ‘과연 그게 이뤄질 수 있을까?’할만한, 상상하기도 힘들만한, ‘크고 비밀한(렘33:3)’ 바로 그 일이 기도로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 안 될 일들, 내 힘으로 불가능한 일들,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그 문제와 난관들까지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난관을 기도로 돌파해 나가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