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0:17~27>
지금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데, 엊그제 월요일 저녁에 스피드스케이팅의 ‘팀 추월 경기’ 준준결승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세 명의 여자 선수가 한 팀이 되어서 출전했는데 우리는 8팀 중에 7번째 기록이어서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기가 끝난 지금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팀 추월 전(戰)’은 세 명이 한조가 되어 동시에 출발하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수까지 다 들어와야 기록이 결정이 되기 때문에 누구하나 뒤처지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면서 끝까지 함께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선수 중에 가장 나이 많은 선수 하나가 마지막에 많이 뒤처지고, 앞선 두 선수는 멀리 뒤쳐진 선수를 내버려 두고 자기들만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들은 경기 후 마지막에 들어와 울고 있는 선수를 외면하고, 인터뷰에서 뒤에 늦은 선수 탓을 하며 비웃는 듯한 모습에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됩니다. 한 방송사의 당시 해설자는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세 명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팀추월에서 최악의 모습이 연출되고 말았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국민들은 논란의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박탈 청원을 청와대에 냈고, 단 하루만에 36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일에 참여했다고 합니다(경향신문/2018.2.20.10시6분 기사). 논란이 커지자 어제 저녁 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선수는 그 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아마도 논란의 해당 선수들은 이제 와서 ‘후회와 부끄러움’에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난 일에 대해서 후회하게 되는 것은 ‘내게 주어진 본분을 다하지 못했을 때…’ 갖게 되는 감정입니다. 논란의 대표선수들은 팀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만 앞세웠기 때문에 팀추월 경기에서의 본분을 잊었고, 그로 인해 지금 지난 일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또 그 후회에 따라 오는 것은 ‘부끄러움(수치감)’이라는 감정입니다. 아버지가 가장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않고, 엄마가 엄마로서의 본분을 잊고, 교사가 교사로서, 목사가 목사로서 그리고 우리 성도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본분을 잊고 산다면 언젠가 후회하고 부끄러워 할 날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후회와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배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가기에 앞서 터키 지방에서 가장 큰 부흥을 이뤘던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보기 원했고, 그들을 불러 마지막으로 그들이 믿음 위에 견고히 서 있기를, 주님의 피 값으로 사신 교회를 잘 세워가기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19절부터 20절을 보시면,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유대인의 간계로 말미암아 당한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나 거리낌이 없이 여러분에게 전하여 가르치고”
바울이 지난 3년 동안 에베소 교회와 성도들을 어떻게 섬겼는지를 짐작케 하는 말씀입니다. 온갖 시험들을 견뎌내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명을 다해 에베소 교회와 성도들을 양육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22절부터 24절을 보시면,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게 증언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바울은 지속적인 성령의 감동으로 지금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는데, 거기서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가 없고, 분명한 것은 ‘결박과 환난이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본분이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칠 때까지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결단을 에베소의 장로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26절과 27절을 보시면,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에게 증언하거니와 모든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내가 깨끗하니, 이는 내가 꺼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다 여러분에게 전하였음이라”
바울은 에스겔의 파수꾼 비유를 자신에게 적용하고 있는데, 파수꾼이 전쟁을 보고서도 성 안에 사는 백성에게 경고하지 않으면, 전쟁을 대비하지 못해 죽은 모든 백성의 피의 책임이 파수꾼에게 있는 겁니다. 하지만, 파수꾼이 경고했음에도 백성들이 대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파수꾼은 책임이 없다는 겁니다. 바울 사도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분을 다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후회도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울 사도를 통해 오늘 우리에게 두 가지 결단을 요구하시는 겁니다. 내게 주어진 본분에 후회 없이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하고,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세상 앞에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