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1:1~16>
제가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이 듣게 되는 용어가 있는데, ‘소명(召命)’과 ‘사명(使命)’이란 단어 입니다. 여러분은 소명과 사명의 차이를 아십니까?
소명이란 말을 영어로는 ‘Calling(부르심)’이라고 하는데, 누군가가 여러분을 부르셨다면 그것을 소명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을 불렀을 때는 그냥 부른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여러분에게 어떤 일을 맡기려고 부른 것입니다. 그래서 소명에는 ‘사명(Mission)’이 따르는 겁니다. 소명과 사명은 동시적으로 임하기도 하고, 점차적으로 소명 이후 그 사명이 더 명확해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만물에는 그 쓰임새가 있습니다. 자연만물 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모든 창작물에도 쓰임새가 각각 다릅니다. 종이 한 장, 나무젓가락 하나, 휴지 한 장이라도 반드시 쓰임새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미물과 같은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어떤 소명과 사명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고,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calling)받은 우리 믿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명(Mission)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열매를 맺어야 할 무화과 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장작으로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를 부르셨다면 거기에는 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뜻을 찾아 살아가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사명을 찾지 못해 시간과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 사도의 모습을 통해 소명과 사명에 대한 교훈을 우리에게 주시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에베소 교회의 지도자들과 작별을 한 후 배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향하게 됩니다. 배는 지중해의 큰 섬이며 바나바의 고향이기도 한 구브로(Cyprus)를 지나 지중해안 항구도시인 두로에 정박했습니다.
4절을 보시면,
“제자들을 찾아 거기서 이레를 머물더니 그 제자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바울더러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 하더라”
바울 일행은 두로 지역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찾아서, 그곳에서 7일간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살던 성도들이 기도 중에 성령의 감동을 받았는데, 바울 사도가 예루살렘에 들어가서 큰 환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그 후 바울은 다시 배를 타고 지중해 항구도시 가이사랴로 이동 합니다. 점점 예루살렘으로 가까이 가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도 며칠 머물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유대로부터 온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있었습니다. 그 역시 유대에 있을 때부터 바울에 대한 성령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11절, 12절을 보시면
“우리에게 와서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 수족을 잡아매고 말하기를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 주리라 하거늘, 우리가 그 말을 듣고 그 곳 사람들과 더불어 바울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 권하니”
아가보 선지자는 바울이 예루살렘에 갔을 때 당할 일을 환상으로 보고 꽤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을 향한 이런 예언적인 내용은 이미 다른 도시의 성도들도 받았고, 바울에게 여러 차례 증언되었던 내용입니다(행20:23). 한 두 사람이 아니라, 한 두 지역이 아니라 정말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동일한 내용의 예언을 성령의 감동에 따라 하고 있으니, 바울의 예루살렘 행은 큰 시련이 올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선교여행 내내 동행했었던 의사 누가를 비롯한 바울의 일행들은 그의 예루살렘 행을 만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13절을 보시면,
“바울이 대답하되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 하니”
바울 역시도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울의 사명이라면,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주신 미션이라면…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그는 각오하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목회자로 부름 받은 어떤 목사님이 소명과 사명에 따라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월급(사례비)과 더 좋은 복지와 목회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그 사역지 혹은 그 교회로 옮긴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목회자라면 그런 것과 관계없이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명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단지 목회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요? 목회자만 하나님의 자녀고, 목사만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어떤 특별한 일을 맡기셨겠습니까?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 받은 모든 성도들에게는 각각의 소명과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내 뜻과 내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과 비전과 미션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소명과 사명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바울 사도와 같이 그 사명에 따라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