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6:19~32>
저에게 작년 한 해는 굵직한 일들이 있었던 해였습니다. 교회를 개척해서 4년간 열심히 뛰었고, 하나님의 은혜로 3~4배가 넓은 새 성전으로 옮긴 해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전용 예배실도 만들고, 성경공부와 회의 등을 위한 소그룹 실도 준비했고, 넓은 주방도 만들어 드리고, 우리 성도들의 교제와 교민들을 위한 북카페도 만들고, 무엇보다 이전보다 훨씬 넓고 좋은 시설을 갖춘 예배실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교회 개척 5년차에 새 예배당을 준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성도들이 예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비로소 다 마무리 된 이후 제 건강이 좋지 않았고, 결국 갑상선암 수술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예후가 좋은 암이라 수술 후 3주 뒤부터 다시 교회로 복귀해서 설교사역과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착한 암이라고 하고, 예후가 좋은 암이라고 하지만 일단 ‘암(癌)’이라는 질병은 사람을 덜컥 겁을 먹게 하고, 위축시키는 능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에도 ‘아~ 내가 이제 젊지만은 않구나, 앞으로 내 몸도 잘 관리하면서 사역해야 그것이 교회를 위한 일이고, 맡겨진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는 일 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은 저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어떤 싸인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연약한 제 몸을 고치셔서 더 쓰시려 하시는 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 중 어느 누가 자신의 수명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건강이 문제가 있을 때 몸에 신호가 오는데 그것을 무시하지 말고 잘 대처한다면 더 건강한 모습으로 정해진 수명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신체를 그렇게 만드셨습니다. 그걸 무시하면 앞으로 후회할 만한 큰 일이 닥쳐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12:54~56절에서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말하기를 소나기가 오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고, 남풍이 부는 것을 보면 말하기를 심히 더우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니라. 외식하는 자여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
사람의 건강에도 몸으로부터 어떤 신호가 오고, 자연 현상에도 어떤 징조들을 통해 천지의 기상을 인간들은 분별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하늘에서 보이신 것을 믿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56절에서 말씀하시고 있는 것처럼,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 즉,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적인 메시지는 분간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을 거스를 때 그에게 재앙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유대의 아그립바 왕과 그의 누이 버니게 그리고 유대의 총독인 베스도 앞에 자신의 간증을 이어 말하고 있습니다. 19절과 20절을 보시면,
“아그립바 왕이여 그러므로 하늘에서 보이신 것을 내가 거스르지 아니하고, 먼저 다메섹과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과 유대 온 땅과 이방인에게까지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회개에 합당한 일을 하라 전하므로”
바울도 철저한 유대교인이었기에 나사렛 예수를 믿지 않았었고, 도리어 그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섰었습니다. 그런데 다메섹에서 너무나도 선명하게 나타나신 예수그리스도와의 만남을 부인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보이신 것을 내가 거스르지 아니하고”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을 가리지 않고, 민족과 나라를 가리지 않고, 종이나 자유자나 신분을 초월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와 회개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살라고 증거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유대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바울 사도는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순종하는 사람이지만, 그를 죽이려 했던 유대인들을 도리어 하나님께서 보이신 것을 거스르는 자가 되고 있는 겁니다.
그 변론을 듣던 총독 베스도가 24절에서
“바울이 이같이 변명하매 베스도가 크게 소리 내어 이르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하니”
유대 총독 베스도는 바울이 너무 많은 책을 보고, 지나치게 연구생활을 하다가 아예 미쳐버린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28절에서 아그립바 왕은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이르되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
그는 바울이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전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못 믿겠다는 뜻을 내비칩니다. 총독 베스도 그리고 유대 아그립바 왕 그들도 하늘에서 보이신 것을 거스르는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보이시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거스르는 것은 재앙에 빠지는 일이 될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싸인을 주실 때, 어떤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보여주실 때 그것을 거스르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내게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 그리고 성령의 감동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