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귀”

<사도행전 28:16~31> 

요즘 주일 낮 예배드리고 점심식사 후에 우리 남자 성도님들 몇몇이 모여서 커피타임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다 오십이 넘으신 우리 집사님께서 30대 후반의 젊은 싱글 형제에게 ‘지금부터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정말 열정으로 하셨습니다. 그 젊은 형제가 아직 우리교회 등록은 안 했지만, 거의 8개월 넘도록 세부에서 생활하면서 뭔가를 구상하고 있는 거 같긴 한데, 영어공부를 안 하고 있으니깐 우리 집사님께서 인생을 먼저 조금 더 살아온 선배로서 진심으로 권면하신 겁니다. 왜냐하면 세부에서 살든, 사업을 하든, 정말 뭐를 하든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으면 훨씬 편하고 유익한 게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형제님이 어제의 그 선배 집사님의 진정성 있는 권면을 듣고, 오늘부터 뭔가 어학에 대한 학습을 좀 더 열심히 한다면 10년 뒤에 그 형제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들었지만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면 그리고 10년이 지난 뒤에 그 형제의 삶에는 어떤 후회가 있을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무엇인가를 배워두는 것은 나중에 절대 후회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의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제가 목사와 성경교사로서 매일 설교를 준비하고, 말씀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에 흥분과 아쉬움이 교차할 때가 많습니다. 저를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이 말씀이 어떤 분들에게는 용기와 위로와 믿음과 지혜와 평안과 비전과 능력과 변화를 줄 것을 생각할 때는 흥분이 됩니다. 그러나 같은 말씀을 듣는 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그냥 흘려듣는 것 같은 모습이 느껴질 때는 얼마나 아쉬운지 모릅니다. ‘분명 이 말씀을 믿고, 이렇게 살면 그의 인생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될 텐데…’ 여전히 믿지 못하고, 여전히 그 축복의 말씀을 ‘들을 귀’가 없으신 거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잠언1:5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또 잠언 1:33절에서는
“오직 내 말을 듣는 자는 평안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안전하리라”

예수님께서도 마가복음 4:9절에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귀가 달려 있지만 모두가 ‘들을 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들을 귀가 있는 그는 ‘학식과 지략이 더해 질 것’이며, ‘평안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안전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함’,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들을 귀’가 필요한 것입니다.

바울 사도가 로마로 들어가서는 가택 연금된 상태로 지내게 되는데, 로마군사 한 명이 바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28:17절을 보시면,
“사흘 후에 바울이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을 청하여 그들이 모인 후에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내가 이스라엘 백성이나 우리 조상의 관습을 배척한 일이 없는데 예루살렘에서 로마인의 손에 죄수로 내준 바 되었으니”

하지만, 사도 바울은 그 상태에서도 복음 전하는 일을 쉬지 않습니다. 로마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 중에 지도급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서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24절을 보시면,
“그 말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아니하는 사람도 있어”

그러나 바울의 전도를 믿는 사람도 있지만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결론적으로 28절에서
“그런즉 하나님의 이 구원이 이방인에게로 보내어진 줄 알라 그들은 그것을 들으리라 하더라”

유대인들의 숫자는 전 세계 인구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이 먼저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결국 이 복음은 유대와 사마리아를 벗어나 땅 끝까지 이방인들에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 복이 임하지만, 들을 귀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 복이 그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28:30절, 31절에서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바울은 2년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했고, 그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로마제국 전역에 가감 없이 전파되기 시작했던 겁니다. 바울은 갇혀 있었지만, 복음은 가둬둘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지금 유대인이 아닌,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 ‘들을 귀’가 있는 사람들이 그 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나에게는 이 ‘들을 귀’가 있습니까? 사람 앞에서는 겸손함으로, 하나님 앞에서는 주를 경외함으로 잘 듣는 사람은 반드시 복된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Tags: No tags

Add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