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수렁에서”

<예레미야애가 3:55~66> 

본문의 예레미야 선지자는 과거 자신이 얼마나 힘든 상황 속에 있었었는지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했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예레미야를 건져 주셨었는지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55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내가 심히 깊은 구덩이에서 주의 이름을 불렀나이다”

지금 예레미야가 떠올리고 있는 사건은 예레미야 38장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남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 때에 선지자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메시지는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에게 항복하면 살 것이고, 저항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니 어느 누가 예레미야를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고관들과 시드기야 왕에 의해 예레미야는 깊은 진흙 구덩이에 빠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고, 하나님의 뜻대로 했는데도 예레미야는 고난에 빠졌던 겁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예레미야를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자들이었지만, 그들은 예레미야를 살릴 마음은 없었던 겁니다. 물 한 방울 마실 수 없고, 빵 부스러기 하나 먹지 못하며 여러 날을 보내며 구원의 여망이 점점 없어질 때까지 그는 그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던 겁니다. 그 때 예레미야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외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57절, 58절을 보시면,
“내가 주께 아뢴 날에 주께서 내게 가까이 하여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나이다. 주여 주께서 내 심령의 원통함을 풀어 주셨고 내 생명을 속량하셨나이다”

예레미야가 살 소망이 없었던 깊은 수렁에서 두려움에 떨며 신음하며 부르짖을 때, 주님께서 그에게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예레미야야) 두려워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셨던 겁니다. 그리고 그 심령의 원통함을 풀어 주셨고, 그의 생명을 그 깊은 수렁 속에서 구원해 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59절에서 63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나의 억울함을 보셨사오니 나를 위하여 원통함을 풀어주옵소서. 그들이 내게 보복하며 나를 모해함을 주께서 다 보셨나이다. 여호와여 그들이 나를 비방하며 나를 모해하는 모든 것, 곧 일어나 나를 치는 자들의 입술에서 나오는 것들과 종일 나를 모해하는 것들을 들으셨나이다. 그들이 앉으나 서나 나를 조롱하여 노래하는 것을 주목하여 보옵소서”

예레미야는 다시 예루살렘의 상황을 자기 자신에 비유하여 부르짖고 있는 겁니다. 예루살렘은 이방인들에 의해 짓밟혔고, 수치와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 억울함과 원통함을 보시고 거기서 풀어달라고 간청하는 겁니다. 또한 여러 가지 비방과 모함과 조롱에서도 건져달라고 부르짖고 있는 겁니다. 과거 자신을 깊은 죽음의 수렁에서도 꺼내 주셨던 것처럼, 간절한 부르짖음을 들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억울하고 아주 힘든 일을 겪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모든 사람들이 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살아있었지만 사람들의 오해와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함으로 점점 무덤 속에 묻히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느 누군가가 제게 와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모여서 김 목사님 얘기를 하는데, ‘이제 김제환 목사도 끝났다’라고 하더라”고…, 그 때 제가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모릅니다. 얼마 전까지 함께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등을 돌리고, 제 험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도저히 뒤집어 질 거 같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도 막막했고, 마치 깊은 수렁에 빠져서 그 수렁을 빠져나오려고 허우적거리지만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가는 듯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많이 부족했고, 지혜도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저를 성숙시키기 위한 훈련을 하셨던 거 같습니다. 그 당시 주변 사람들은 다 나를 멀리하고 떠나는 듯 했습니다. 지독히도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고, 매일 말씀을 통해서 힘을 얻어 버티고 또 버티어 내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기도하면서도 ‘정말 이렇게 내가 끝나는 건가…’하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도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깊은 수렁에서 도저히 못 빠져나올 거 같고, 더 이상 어떤 소망도 없을 거 같았는데, 그 순간에 하나님 앞에 울며 기도하는 나를 주님은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거 같았던 그 수렁에서 나를 건져주실 뿐만 아니라 내게 씌어져 있었던 모든 억울함도 벗겨 주셨었습니다.

나의 잘못이든, 외부로부터 온 어떤 일이든… 여러분의 삶 속에도 분명 어려움과 여러 가지 억울한 일들 그리고 죽음의 깊은 수렁에 빠진 듯 한 상황이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살 소망이 보이지 않고, 막막함과 인생의 깊은 어두움에 마음이 답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자신이 무능력하여 거기서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어 하나님 앞에 흐느껴 울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소망이 없는 깊은 수렁에서 부르짖는 그 기도를 듣고 계십니다. 그리고 인생의 그 깊은 수렁에서 건져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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