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5:1~10>
우리가 ‘이젠 다 끝났다…’라는 말을 쓸 때는 사업이 망해서 모든 것을 잃었을 때라든지 또는 어떤 도전을 했는데 그것을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했을 때… 같은 경우에 이런 표현을 쓸 것입니다. 더 이상 소망이 없다는 의미가 담긴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어제 밤늦은 시간 교회에서 새벽설교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너무 속상한 마음에 술에 취해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집사님이 목사인 제 전화번호를 알려 주셔서, 제게 위로의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하신 겁니다. 그 분의 여동생 가족이 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리조트에 놀러 오셨습니다. 그런데 아홉 살 난 조카가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를 당했고, 어제 필리핀 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겁니다. 이제 강제적으로 심장을 뛰게 하고 있는 그 관만 떼어내면 그 아이의 심장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외삼촌인 그 분이 속상한 마음에 제게 전화해서 이러저러한 안타까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 어떤 말이 이런 상황에 위로가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성도들이 어떤 일에 실패하고, 사업이 망하고… 이런 것들은 진짜 끝난 게 아닙니다. 다 끝난 거 같고, 더 이상 소망도 없는 거 같지만, 익사한 그 아홉 살 난 아이만한 상황보다는 더 낫습니다. 큰 실패를 했고, 크게 망했지만 아직 내가 살아서 숨을 쉬고 있다면 이것은 아직 여전한 기회가 있다는 말이기도 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1절과 2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우리가 당한 것을 기억하시고 우리가 받은 치욕을 살펴보옵소서, 우리의 기업이 외인들에게, 우리의 집들도 이방인들에게 돌아갔나이다”
유다왕국은 바벨론에 의해 망했습니다. 잔인한 정복자들에 의해 유다 백성들은 치욕을 겪고 있습니다. 땅을 빼앗겼고, 집들도 빼앗겼습니다.
4절과 5절을 보시면,
“우리가 은을 주고 물을 마시며 값을 주고 나무들을 가져오며, 우리를 뒤쫓는 자들이 우리의 목을 눌렀사오니 우리가 기진하여 쉴 수 없나이다”
많은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갔고, 유다 땅에 남아있는 백성들은 비천한 삶을 연명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은을 주고 물을 마시고, 산에 가서 얼마든지 거저 얻던 나무들조차 돈을 내고 사와야 할 만큼 정복자들은 과도한 세금을 걷어갔습니다. 정복자들은 남은 백성들의 목을 누르는 것 같았고, 때문에 백성들은 기진맥진하여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9절과 10절에서도
“광야에는 칼이 있으므로 죽기를 무릅써야 양식을 얻사오니, 굶주림의 열기로 말미암아 우리의 피부가 아궁이처럼 검으니이다”
굶주린 백성들은 죽기를 무릅쓰고 양식을 구해야 했고, 모든 백성들은 영양실조로 피부가 아궁이처럼 검게 변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도저히 바뀔 거 같지 않은 겁니다. 누구도 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6절과 7절을 보시면,
“우리가 애굽 사람과 앗수르 사람과 악수하고 양식을 얻어 배불리고자 하였나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범죄하고 없어졌으며 우리는 그들의 죄악을 담당하였나이다”
유다 백성들이 이런 재앙에 빠지게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6절 말씀에서처럼 힘 있는 사람과 나라를 하나님보다 더 의지했던 겁니다. 그들의 조상이 하나님을 떠나 범죄 했고, 그 조상의 죄악을 자녀들이 담당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 바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가장 아끼는 우리의 자녀들이 왜 우리의 죄를 대신 담당해야 합니까? 우리가 범죄함으로 그 자손의 대에 저주와 불행을 유산으로 남겨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3절에서
“우리는 아버지 없는 고아들이오며 우리의 어머니는 과부들 같으니”
지금 유다가 버려진 고아와 같이 너무나도 처참한 상황을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원의 소망이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어제 나눴던 예레미야애가 4:16절 말씀처럼 “여호와께서 노하여 그들을 흩으시고 다시는 돌보지 아니하시리니…”라는 결별 통보가 있었지만, 아직 그들이 죽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하나님께로 올 은혜와 자비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애가 3:22절에서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는 말씀은 ‘아직 살아있다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자비가 남아있다’라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나는 벌을 받아 마땅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얼굴 들기도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살아있다면 다 끝난 게 아닙니다. 하나님은 아버지의 자비를 구하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것입니다. 나를 향한 그 분의 자비는 무궁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