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후서 3:1~9>
디모데후서는 초대교회 당시 기독교와 가장 강력하게 대립했던 이단인 ‘영지주의(靈知主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말씀을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영지주의란 말은 헬라 단어인 ‘그노시스(gnosis : 안다)’란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한자로도 ‘신령한 지식’이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이들은 영적이고, 정신적인 더 높은 지식과 깨달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초대 교회 당시의 영지주의는 헬라의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에 의해 철학적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철학적 사고를 통해 기독교를 이해하고 사람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퍼뜨리는데 있었습니다.
철학자 플라톤의 전제는 정신과 물질에 관한 이원론입니다. 그래서 영지주의는 물질은 본래 악하고 영은 선하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몸으로 행한 일들은 아무리 큰 죄라도 실제의 삶이 존재하는 영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육체적 방종으로 이어지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더러운 육체로 오실 수 있겠느냐? 라고 하면서 예수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부인하는 겁니다(요일4:1~3). 이것은 현대의 신천지와 구원파와 같은 현대적 영지주의적 이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영지주의는 헬라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만이 더 높은 차원의 진리를 깨닫고 있고, 그 깨달음을 통해, 진리에 관한 더 높은 지식을 통해 구원 받는다고 가르칩니다.
간단히 말해서 영지주의는 ‘지적교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지식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자신만을 믿고 사는 것과 같은 겁니다. 이 지적교만은 인간의 이기적 욕구와 깊이 연관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2절부터 4절을 보시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열거된 내용들을 보면 자기 지식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자기 자신만을 믿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을 사랑합니다. 자기를 화려하게 치장해 줄 돈을 사랑합니다. 자기만을 자랑하고, 교만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비방하고 심지어 부모까지도 눈에 보이지 않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기 때문에 쾌락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적교만은 자기 자신의 지식이 신(god)이기 때문에 반드시 육체적 방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5절을 보시면,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그래서 그들은 위선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들,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 중에 간혹 교회의 중직자인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상식 밖의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신(god)의 자리에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생각이 언제나 옳고, 자기 판단만이 항상 옳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도 않고, 심지어 자기 생각이 곧 하나님의 생각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거룩한 척은 다하면서 실제 자신의 삶에는 2절부터 4절까지의 생활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6절을 보시면,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 여자는 죄를 중히 지고 여러 가지 욕심에 끌린 바 되어”
이것은 영지주의 거짓 선지자나 교사들이 어떤 어리석은 여자들에게 접근해 그들을 말로서 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지 여성들뿐이겠습니까? 이단에 빠진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기존 교회에서 못 들어보던 것들을 이단에 속한 사람에게 들으면서 미혹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7절에서 “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하였습니다. 남들보다 특별한 지식과 깨달음이 있는 것 같지만, 진리의 지식에는 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8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은 진리를 대적하고 있고, “이 사람들은 마음이 부패한 자요 믿음에 관하여는 버림받은 자들”인 것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신학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제가 의학과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반대로 의학을 공부한 분이 신학적인 부분에도 모든 지식을 다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부분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적교만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 잘못된 마음의 태도는 우리를 멸망으로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겸손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늘 겸손한 삶을 사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