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부끄럽지 아니하리라”

<로마서 9:30~10:4> 

제가 고등학교 시절 즈음에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기업은 대우그룹이었습니다. 1980년대 말 창업자인 김우중 회장이 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은 그의 진취적이고 개척자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그의 저서였습니다그리고 그 말은 저를 포함해 수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에 각인이 되었던 말이기도 했습니다.

김 회장은 샐러리맨에서 시작해서 1967년 31살의 나이에 500만원의 창업자금을 갖고직원 5명을 모아 작은 사무실을 하나 얻어 대우 그룹의 모태가 되는 대우실업을 창업했습니다의류와 원단을 동남아에 수출했는데설립 1년 만에 대통령 표창을 받을 정도로 급성장하고창립 5년 만에 국내 2위의 수출기업이 되었습니다.

1990년대 세계경영을 내걸고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습니다당시 김 회장의 연간 해외 체류기간이 280일이 넘을 정도로 그는 해외사업에 매달렸습니다해외 고용 인력이 1993년에는 22,000, 5년 뒤에는 152,000명으로 늘었고, 1999년 대우는 83조원의 자산에 62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41개의 국내 계열사와 396개의 국외법인을 거느린 재계서열 2위의 대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해에 하루아침에 대우는 망했습니다그리고 김우중 회장은 수년 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해외에서 숨어 지냈고우여곡절 끝에 2005년 돌아왔지만 징역 8년 6개월과 추징금 17조 9,253억 원을 선고받아 감옥에 가게 됩니다누구도 당시 최고의 기업 대우그룹이 그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청년들의 롤모델이며대한민국의 자랑이었던 김우중 회장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몰락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대우그룹과 김우중 회장은 우리나라의 기업 신화로 불리기도 하지만반면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경제사고로도 남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자랑과 영광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그러니 그런 인간의 영광과 권세와 자랑을 의지하는 사람도 같은 결말을 맞게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시편 135:15~18절 말씀에서

열국의 우상은 은금이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라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며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그들의 입에는 아무 호흡도 없나니그것을 만든 자와 그것을 의지하는 자가 다 그것과 같으리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능력과 의를 포기하고하나님을 인정하고 그 분의 능력을 신뢰할 때부터 믿음생활이 시작될 수 있는 것입니다지금 아무리 대단한 인간의 능력이라 할지라도 하루아침에 몰락해 수치를 당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능력이란 겁니다인간이 금과 은과 같은 물질과 우상을 의지하는데 그것을 의지하는 사람의 결말도 그 우상의 결말과 다르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30절부터 32절을 보시면,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의를 따르지 아니한 이방인들이 의를 얻었으니 곧 믿음에서 난 의요의의 법을 따라간 이스라엘은 율법에 이르지 못하였으니어찌 그러하냐 이는 그들이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함이라 부딪칠 돌에 부딪쳤느니라

이스라엘은 율법을 받았습니다그리고 그 율법을 통해 의로움을 얻어내려고 했습니다그러나 그들은 의로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왜냐하면 아무리 완벽하게 지켜내려고 할지라도 인간은 연약하여서 그 율법을 완벽하게 실천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므로 그들은 율법에 의해 정죄 받고고발당하게 된 것입니다.

반면에 이방인들에게는 율법은 없었지만 그들은 의로움을 얻었는데, 30절 말씀과 같이 율법이 아닌 믿음에서 난 의로움이었던 것입니다유대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통해 의로움을 얻으려 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했고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고믿음을 의지하지 않았던 겁니다.

33절 말씀을 보시면,

기록된 바 보라 내가 걸림돌과 거치는 바위를 시온에 두노니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함과 같으니라

인간은 자기의 능력과 행위를 통해서 의로움을 얻으려 하는 모든 시도를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걸림돌과 거치는 바위가 될 뿐입니다그 율법의 굴레를 씌어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온전하게 그 율법을 지키지도 못하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거기에 걸려 넘어지고진정한 의로움도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로마서 10:3절에서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자기 의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믿음에 이를 수 없는 것입니다그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그 분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결국 모든 포커스가 자기 자신에게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자기 행위를 의지하고자기 의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수치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 믿음으로 인해 의로움을 얻게 되고구원 받아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과거 하나님 없는 우리의 삶은 수치와 부끄러움만을 얻었습니다더 이상 그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이제 우리의 모든 수치와 부끄러움을 가리어 주시는 믿음 안에서의 삶을 감사하며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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