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0:24~33>
제가 처음 필리핀 세부에 한인교회 개척에 대한 부르심을 받았을 때, 마음 한 쪽에서는 기대되는 마음에 살짝 들뜬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필리핀이란 곳이 제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던 곳이고, 외국에서 목회를 한다는 생각을 거의 해 본 적이 없었고, 그것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던 한인교회 개척사역이니 순간순간 정신이 들 때면 두려운 마음이 몰려오기도 했었습니다.
2012년 6월 어느 날 기도 중에 ‘교회를 개척하라’는 교회 개척에 대한 소명이 있었고, 이전에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교회개척사역에 대해서 기도하며 순종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7월 어느 날에는 ‘필리핀에 한인교회를 개척하라’는 좀 더 구체적인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갑작스런 미션에 ‘이럴 줄 알았으면 외국어 공부라도 좀 해 둘 걸…’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외국에서 목회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뭔가 준비된 것이 없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두려울 수 있습니다.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이런 생각들이 나를 두렵게 하는 겁니다. 준비된 게 있으면 믿는 구석이 있으니 어느 정도 자신만만한 게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믿음은 내게 갖추어진 무엇을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도우실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하나님께서 전혀 준비된 것이 없어 보이는 우리를 어떤 환경 속에 밀어 넣으시기도 하는 겁니다. 홍해를 건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요단강을 건널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골리앗 앞에 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그 앞에 서 있게도 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 손에 있는 무엇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전능하신 하나님만 의지하는 순전한 믿음을 원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전도여행에 파송하시면서 ‘제자의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전도자의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시고 있습니다. 16절부터 23절까지의 말씀에서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전도자의 삶을 살아가게 될 때 때로는 핍박과 박해를 당하게 될 것이고, 세상 모든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기까지 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던 제자들로선 예수님의 제자로서 전도자의 삶을 산다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26절을 보시면,
“그런즉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그런데 주님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감추어진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기 때문에 제자들이 전한 복음은 세상에 드러나게 될 것이고, 제자들은 그 복음을 담대하게 전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28절을 보시면,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다가 여러 가지 박해를 받을 수 있고, 심지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새에 관한 비유를 말씀하시는데,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하심 가운데 사냥꾼에게 잡혀 죽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머리털까지 다 세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삶을 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31절에서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32절, 33절에서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우리가 사람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시인하는 삶을 살면, 주님께서는 하늘 아버지 앞에서 나를 ‘안다’고 시인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부인하면 주님께서도 ‘나도 너를 모른다’라고 부인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자의 삶을 산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제자는 예수님을 시인하는 사람이요,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믿음의 삶을 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포기해야 할 것들도 있고, 박해와 핍박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참새 한 마리도 주님의 보호 아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고 계시는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제자의 삶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삶에 개입하시고, 역사하시고, 구원하시고, 돌보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기억하며, 제자의 삶을 살아가시는 복된 하루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