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심지”

<마태복음 12:14~21> 

 

 

정신분석학 용어 중에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란 용어가 있습니다이 말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서 물에 빠져 죽었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의 이름에서 나온 용어입니다정신분석학에서는 성격장애의 한 부류로 분류하기도 합니다자기애(自己愛, self-love :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이기적인 마음)’라고 할 수 있습니다적당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도 갖고사랑하는 자존감과는 좀 다른 부류의 것입니다.

이와 반대의 말이라 할 수 있는 자기를 부인하는 삶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거 같습니까자기의 뜻과 생각을 내려놓는 삶이며자기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으니 자연스럽게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가치를 위한 이타적인 삶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내가 자기부인의 생활을 하면 가족들이 행복해지는 겁니다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직장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겁니다교회에서는 그 희생과 섬김과 봉사의 성도 한 사람으로 인해 은혜와 사랑이 풍성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결국 자기부인의 삶은 나를 희생함으로 다른 사람을 살리고 회복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애(自己愛)가 지나쳐 이기적인 삶은 절대 자기 것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상황과 처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그 사람이 굶어죽든병들어 죽든힘든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고통을 겪든… 그건 그 사람 문제지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입니다때문에 이기적인 삶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도움을 받거나치유되거나회복되거나구원되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과 바리새인들과의 대립이 나오는데예수님은 자기부인의 삶이라고 한다면 바리새인들은 대단히 종교적이지만 아주 이기적인 삶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4절과 15절 말씀을 보시면,

바리새인들이 나가서 어떻게 하여 예수를 죽일까 의논하거늘예수께서 아시고 거기를 떠나가시니 많은 사람이 따르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의 병을 다 고치시고

 

마태복음 12:9절부터 13절에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셔서 한쪽 손 마른 사람이라는 병자를 치유해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의 몸이 반쪽이 마비가 되었습니다그러면 그의 상황이 얼마나 딱하고 불쌍합니까그 사람은 여러 가지 방법들을 다 써봤지만 치료할 수가 없었습니다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사람들과 웃고 생활하던 이웃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몸이 마비가 와서 말도 어눌하게 되고잘 걷지도 못하고얼굴 표정도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내 가까운 친구가 혹은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에게 그런 상황이 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입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치료받은 겁니다예수님께서 그의 질병을 치료해줘서 굳어버리고 말라버린 그의 신경이 다시 살아나 표정이 돌아오고혀가 풀리고 뛰며 걸을 수 있도록 회복된 것입니다이 놀라운 상황 속에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축하해줘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의 반응은 상식적이지가 않습니다그들은 예수님께서 안타까운 병자를 고치셔서 그 불쌍한 사람을 도와 준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또 인간의 의술로 치료되지 않았던 당시 불치병과 같았던 그 병이 치료된 것에는 놀라지도 않습니다단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치셨다는(안식일에 노동을 했다는것에 화가 나 있었습니다그리고 예수님을 어떻게 죽일까 의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바리새인들은 자기들의 종교적 기득권과 자신들에게 집중되어 있던 백성들의 관심이 예수님께 옮겨질까 봐 그렇게 반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삶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게 됩니다그들은 예수님을 죽일 모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병자에게도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으면서 더 나아가 선한 일을 행하시는 예수님마저 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자기부인의 삶을 사시는 예수님을 통해서는 수많은 병자들이 치유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예수님 주변에는 치유와 회복과 구원의 역사가 있지만이기적인 바리새인들의 주변에는 해악(害惡 해가되는 나쁜 일)만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19절과 20절 말씀을 보시면

그는 다투지도 아니하며 들레지도 아니하리니 아무도 길에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

 

바리새인들은 자기들의 이기심을 위해 예수님과 싸우자고 달려들고 있습니다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투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습니다그는 묵묵히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종이 되어 메시야의 길을 가시고 있습니다바리새인들은 상한 갈대를 꺽고꺼져가는 심지를 꺼버리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예수님께서는 상한 갈대를 꺽지 않고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고싸매시고 치유하시고 회복하시고 구원하시는 사역을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상한 마음을 치유하시고회복하시고 온전케 하시고 환란 속에서 구원하시는 우리의 메시야이십니다상한 갈대와 같은 우리꺼져가는 심지와 같이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우리의 모습을 불쌍히 여기시고 치유하시고 붙드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예수님이심을 기억하십시오

Add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