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2:8~17>
지난주에 성도들과 함께 다녀온 수련회 때 집회라든가 몇몇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들이 컸습니다. 그래서 함께 참여했던 분들이 모두 귀한 은혜들을 마음에 담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우리 집사님 한 분이 진행하신 인간관계훈련이 있었는데, 저 역시도 그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그 안에 ‘유언장 쓰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이었지 거기에 참여하는 훈련생은 아니었습니다. 유언장을 다 쓴 후 제비뽑기 방식으로 뽑혀진 유언장을 본인이 앞에 나가 읽는 시간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제가 제일 마지막에 뽑혀서 읽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아내에게 남기는 유언을 읽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그 유언을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늘 제 아내는 자신이 먼저 천국에 가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제가 없는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자신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유언장을 쓰며 제가 먼저 간다고 생각하니깐 이 땅에 남겨진 아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생전에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하고,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감정이 주체가 안 되었던 거 같습니다.
언젠가 방송인 이성미 씨가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두란노)』라는 책을 썼었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누가 길다했습니까? 모세가 시편 90편10절에서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고백했는데, 정말 우리의 인생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고,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주어진 것도 아니고, 내 생각보다 그 마지막 시간은 더 빨리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 즉 성경을 요약해 주셨는데, 그것을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마22:37~40)’이라 하셨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미워하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뿐인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 사는 게 그렇게만 살 수 있겠습니까? 분명 우리의 감정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겪게도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갈등들의 시작을 보면 뭐 별것도 아닌 일들이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하고 감정 조절만 잘 해도 그냥 넘길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서로 좋게, 함께 잘 지내야 할 관계가 흔들리게 되거나, 심지어 깨지게 되는 문제들은 사실 얼마든지 이해하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부부간에, 가족 간에, 교우 간에, 이웃과 친구 사이를 흔드는 작은 여우를 잡아야 합니다.
8절을 보시면,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술람미 여인에게 사랑하는 연인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산을 달리고, 작은 산을 넘어오는 것이 들리고 보이는 듯합니다.
10절을 보시면,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남자는 술람미 여인에게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여 일어나서 함께 가자’라고 예비 신부에게 청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11절에서 13절 사이에 보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봄이 다가와 온 지면에는 꽃이 피고, 포도나무도 꽃을 피워 이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온 대지가 꽁꽁 얼었던 겨울과 같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 그 겨울이 지나 온 세상에 꽃향기로 가득한 봄이 온 것입니다. 술람미 여인을 만나기 위해 산과 같은 장애물도 남자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둘 사이의 사랑은 이제 꽃이 피워 열매를 맺을 때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15절을 보시면,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포도원에 꽃이 피었다는 것은 이제 곧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술람미 여인과 그 연인 사이에는 이제 열매를 맺을 일만 남은 겁니다. 그런데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작은 여우 한 마리가 포도원에 들어와 그 포도원을 다 망쳐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고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둘의 좋은 관계를 흔들고 분열시키는 작은 여우를 잡아야 하는 것입니다.
종종 이제 교회 생활에 막 재미를 붙이고, 신앙생활의 기쁨을 경험하고, 주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성도들과의 관계를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는 성도 한 사람이 정말 아무 문제될 것도 없는 거 하나 때문에 시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들을 만나면 저는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 모릅니다.
사탄은 하나님과 성도 사이가 깊어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어떻게든 그 관계를 흔들고, 분열시키려 시도하는 것이 사탄이 하는 일입니다. 그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아야 합니다. 더 이상 그것이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기도하며 영적으로 분별해야 합니다. 그런 사탄의 꼬임에 결코 우리가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탄의 계략에 속지 말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뜻에 따라 순종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