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 4:1~5:1>
우리 속담에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콩알이 얼마나 작습니까? 그리고 그 작은 콩알을 싸고 있는 콩깍지도 그 만큼 작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작은 콩깍지가 눈의 동공을 가리면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사물을 제대로 분간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워싱턴 대학 심리학과 브리타니 솔로몬 교수가 지금 연애 중인 1,022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연인들의 외모 콩깍지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연인으로부터 사랑 받는 당사자를 포함하여 세 부류의 사람들이 연인이 사랑하는 당사자의 외모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보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연인으로부터 사랑받는 당사자는 정작 자신의 외모에 67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사자의 친한 친구는 좀 더 후하게 77점을 주었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연인은 그 상대방의 외모 점수를 무려 93점을 주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평균적으로 당사자보다는 45%, 친한 친구들보다는 20%나 더 높게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겁니다. 정말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솔로몬도 술람미 여인에게 콩깍지가 씌인 거 같습니다. 1절 말씀을 보시면,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너울 속에 있는 네 눈이 비둘기 같고 네 머리털은 길르앗 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구나”
당시 결혼 풍속을 보면 신부는 지금의 면사포(너울) 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리었습니다. 솔로몬이 볼 때, 면사포 안에 살짝 감춰진 술람미 여인의 얼굴이 한 없이 어여쁘고도 어여뻤던 겁니다. 그녀의 눈은 비둘기 같고, 머리털은 길르앗 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당시 솔로몬이 표현할 수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문학적 표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1절부터 5절에 이르기까지 솔로몬은 그녀의 눈과 머리털, 치아와 입술과 입, 얼굴과 뺨 그리고 그녀의 몸매 등등 그녀의 외모를 극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절을 보면,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정말 술람미 여인은 완벽한 외모를 갖춘 그런 여인이었을까요? 하지만 아가서 1장 5절과 6절 말씀에 의하면 도시의 여자들인 ‘예루살렘 딸들’이 보기에 그녀는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시골 처녀에 불과했습니다. 이 말씀에 의하면 적어도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그녀는 대단히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콩깍지가 씌인 솔로몬이 보기에 그녀는 너무 어여쁘고 어여뻐 아무 흠이 없는 여인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9절 말씀을 보시면,
“내 누이, 내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 네 눈으로 한 번 보는 것과 네 목의 구슬 한 꿰미로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
솔로몬은 그녀의 눈빛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그녀의 목에 있는 값싼 작은 장신구 하나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예루살렘 성 안에 있는 아름다운 많은 여인들이 있었고, 값비싼 장신구들로 화려하게 꾸민 여인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배다른 오빠들의 구박을 받고, 포도원에서 일하느라 피부가 까맣게 그을리고, 제대로 관리를 못해 피부도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골 냄새가 풀풀 나는 그녀의 모습과 비둘기 같이 순박한 눈과 수수한 패션에 솔로몬은 마음을 빼앗겨 버린 것입니다.
솔로몬이 마음을 빼앗기니 그의 눈에는 그녀만 보였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골의 평범한 처녀로 밖에 보지 않았지만, 솔로몬의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도 ‘어여쁘고 어여쁘다, 아름답다, 나의 사랑…’이런 표현들이 자주 쓰여 지고 있는 것입니다.
주 예수님은 죄인인 우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되었을 때에…(롬5:6,9,10)”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나를 조금이라도 섭섭하게 하거나, 내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내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나를 해롭게 했을 때… 그런 사람은 더 이상 안 보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에도 안 들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잘되게 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을 겁니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약해서 자주 넘어지고 죄도 짓고,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죄인이며, 주님의 원수 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눈먼 주님이, 사랑 받을 자격 없는 우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하나님께서 술람미 여인을 사랑하듯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사랑에 눈먼 주님께 우리 마음의 중심을 내어드리십시다. 술람미 여인이 16절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그 주님께서 우리 마음의 동산에 들어오셔서 우리와 더불어 먹고, 마시며, 우리를 즐거워하시게 하십시다. 주님께 내 마음을, 시간을, 인생을 내어드리십시오. 주님이 우리 안에서 즐거워하시면 우리를 주님의 신부로 삼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주님의 모든 계획을 이루어가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