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9:25~27>
신약성경은 고대 그리스어(헬라어)로 기록이 되었는데, 헬라어로 ‘사랑’이란 말에는 네 가지 단어가 쓰여 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에로스(Eros)’라는 단어는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둘째로 ‘필리아(Philia)’라는 단어가 있는데, ‘친구 간의 우정’을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셋째로 우리가 잘 아는 ‘아가페(Agape)’라는 단어는 ‘무조건 적인 사랑, 절대적인 사랑’을 말하기 때문에 이것은 인간의 사랑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할 때 이 ‘아가페’라는 말이 쓰여 집니다.
넷째는 ‘스토르게(Storge)’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것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즉, ‘혈족애(血族愛)’를 말합니다. 에로스(남녀 간의 사랑)나 필리아(친구 간의 우정) 같은 경우는 서로에게 매력이 없어지면 그 사랑(우정) 역시 점점 약화되거나 소멸되어 갑니다.
어쩌면 인간의 사랑 중에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인 아가페를 가장 닮은 사랑은 ‘스토르게(부모 자식 간의 혈족애)’의 사랑일 겁니다. 자식이 부족하고 연약하면 부모는 더더욱 자식을 불쌍히 여기게 됩니다. 자식이 세상에서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 부모만큼은 그 자식을 정죄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가페를 가장 닮은 가장 순수하고 이기적 욕망을 떠난 사랑은 스토르게의 사랑일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독생자이셨지만 우리의 죄를 위해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서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이 땅에 오셨습니다. 마리아는 처녀 몸으로 아들을 낳아 아기 예수의 모친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아들이 되셨고, 마리아는 성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나오는 예수님의 수난 장면인데,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함께 보시고 계속해서 말씀 나누시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 오셨을 때는 동정녀 마리아의 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의 어머니였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나셨을 때, 성전에서 시므온이란 사람이 마리아에게 예언하기를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니(눅2:35)”라고 하였는데,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통해 예수님의 모친인 마리아가 감당해야 할 아픔에 대한 예언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였고, 참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은 마리아의 아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마리아를 어머니로 섬기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2:52절에 보시면,
“예수께서 함께 내려가사 나사렛에 이르러 순종하여 받드시더라”
우리가 지난 주 예수님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살펴봤었는데, 예수님께서는 부모님께 잘 순종하는 아들이었습니다. 한 번도 잘못된 말로 부모님을 근심케 하지 않으셨고, 요셉과 마리아를 잘 받들어 섬기던 착한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계시고, 죽음을 바로 앞에 둔 그 순간까지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 2장의 시므온의 예언과 같이 마리아는 십자가에 달린 아들 예수의 모습에 칼로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듯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의 아픔을 잘 알고 있었던 예수님은 자신의 처지는 뒤로 하고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걱정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 26절에 보면,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어머니 마리아가 주님의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과 함께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당시 예수님의 친동생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때문에 그 때까지 형인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큰 충격에 휩싸여 있을 어머니 마리아를 사랑하는 제자인 요한에게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7절에서 그 제자에게 “보라 네 어머니라”고 하셨고, 그 때부터 요한은 스승인 예수님의 뜻을 따라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는 것입니다. 서론에서 말씀드렸던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인 ‘스토르게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인 것입니다.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부모님을 어떤 마음으로 섬기고 사랑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씀하시고 계신데, 특별히 자녀로서 부모님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에 대해서도 말씀하고 계십니다.
1. 네 부모를 공경하라
아브라함의 자손들인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이집트)에서 430년간을 살았습니다. 그들은 조상들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섬겼던 하나님에 대해서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한다고 하는 어떤 정확한 성문화된 규율이나 규범이 없었습니다. 다만 조상의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 율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을 이렇게 섬겨야 한다’라고 하는 문자로 된 하나님의 율법은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 중에 주어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출애굽기 20장에 나와 있는 십계명이었습니다.
십계명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기도하며 받아왔던 두 돌 판에 최초로 기록되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십계명의 1~4계명은 ‘하나님께 대한 계명’입니다.
-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 우상을 만들지 말고 절하여 섬기지 말라
-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그런데 나머지 여섯 가지(5~10) 계명은 ‘이웃에 대한 계명’인 것입니다.
- 네 부모를 공경하라
- 살인하지 말라
- 간음하지 말라
- 도둑질하지 말라
-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평생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이 섞여 살면서 꼭 지켜줘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교통법규와 같은 것입니다. 노란 중앙선을 중심으로 차들은 각자 오른쪽에서 앞으로 달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왼쪽 길이 좋다고 중앙선 왼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규칙은 깨져 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역주행 하다가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살면서 5계명부터 10계명까지의 인간 사이에서 지켜줘야 할 이 규칙대로 살아가면 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것입니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건과 사고 그리고 문제들이 이것들을 어겨서 발생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지켜져야 할 계명 중에 첫 번째 계명이 뭐예요? 5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지켜야 할 첫 번째 계명이란 것은 가장 중요한 계명이요, 가장 기본이 되는 계명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다른 계명들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모는 우리를 낳아주신 분이고, 우리를 길러주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들이십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가장 큰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들의 은혜를 갚지 않고, 감사치도 않고, 섬기지도 않는 사람들이 과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켜져야 할 것들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1) ‘공경’이라는 헬라어 단어는 “존경하다, 칭찬하다, 귀하게 여기다”라는 의미입니다.
(2) 부모의 지위를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많이 배웠든, 그렇지 않든, 영어를 잘하든 못하시든, 부자 아빠든 가난한 아빠든, 존경을 받을만하든 그렇지 않든… 나를 낳으시고 기르신 부모로서의 지위를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3) 부모에게 순종하라(엡6:1)는 것입니다.
(4) 부모의 훈계를 경청하라(잠13:1)는 것입니다.
반대로 로마서 1장 30절 말씀에 보시면,
“비방하는 자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자요 능욕하는 자요 교만한 자요 자랑하는 자요 악을 도모하는 자요 부모를 거역하는 자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죄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부모를 거역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죄들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학자인 ‘율곡 이이(1537~584)’는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머니 밑에서 훌륭한 아들로 성장한 겁니다.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천하의 모든 물건 중에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가 주신 것이다”
부모가 없었으면 율곡이란 사람도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그의 모든 뛰어난 학문적 업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몸을 부모가 주신 것이라고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어쩌다 보니 태어나 대여섯 살 때부터 고아로 자랐습니다. 저의 유년기와 성장기가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한 때 저를 버린 부모님을 많이 원망하며 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께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란 것도 아니고, 물질적 지원을 받은 것도 없고, 그 어떤 것도 받은 거 없지만 저를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해 주신 분들은 우리 부모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겁니다.
여러분이 부모님께로부터 어떤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통해 볼 때 여러분은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입니다. 여러분을 이 세상에 존재케 한 분들이 부모님이십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주신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2. 축복의 언약을 붙들어라
성경에서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출애굽기 20장 12절 말씀을 보시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뭐가 몸에 좋다고 하면, 별의 별 걸 다 먹고 마시고 그럽니다. 제가 작년 이맘때에 한국에 가서 보니 여기저기서 필리핀에서나 보던 ‘노니’, ‘모링가’, ‘깔라만시’… 이런 것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필리핀에 올 때만해도 한국에서 그런 걸 별로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좋다고 하니깐 그 사이에 그런 건강보조식품들이 바다를 건너서 한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또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런 비법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돈이 얼마 들든지, 어떤 수고가 따르든지, 어떤 희생과 대가를 지불하든지… 그걸 시도합니다.
그런데 십계명에서 이미 그 비법을 알려주시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공경할 때 하나님께서 장수의 복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6장 2절, 3절을 보시면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부모를 공경하는 것에 하나님께서 축복의 언약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잘되고 땅에서 장수의 복도 누린다는 것입니다. 잘되고 장수하는 것 이것은 모든 사람이 다 바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성경은 이 비법을 이미 알려주시고 있는 겁니다. 여기 저기 다른 비법들 찾아다닐 필요가 없는 겁니다. 부모를 공경하고, 잘 섬기시고, 사랑하시면 된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잘되고, 장수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는 지를 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그 사람이 잘되고, 장수하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 축복의 언약을 붙드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면서 까지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향한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지금 자신은 십자에 못 박혀 극심한 고통 중에 있고, 누구를 걱정하고 챙길 여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예수님은 끝까지 어머니를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작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가족사랑 캠페인 영상 하나 보시면서 오늘 말씀을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