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17:16~27>
다윗은 자신은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백향목 궁궐에 거주하고 있는데, 여호와의 언약궤는 천막 아래에 있는 것이 늘 마음에 부담으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단 선지자와 상담하고 여호와의 언약궤를 위한 성전을 건축하길 원했습니다(1~2절). 하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지만 다윗의 그 마음을 기쁘게 받으시고, 그를 위한 ‘다윗 언약’을 맺으셨습니다(5~15절). 그 언약을 통해 다윗 개인을 축복하셨고, 그의 자손과 그의 집과 가문과 나라까지 축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왕위를 그 자손의 자손으로 이어가게 하는 영원한 왕조를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16절을 보시면,
“다윗 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이르되 여호와 하나님이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베푸신 은혜와 호의가 너무나도 과분함을 말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은 하나님 앞에 그런 엄청난 은혜와 영광과 존귀함을 받기에 너무나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18절 말씀을 보시면,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영예에 대하여 이 다윗이 다시 주께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 주께서는 주의 종을 아시나이다”
이 구절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주(主 : Lord)’라는 말과 ‘종(servant)’이라는 말입니다. 이 짧은 구절 안에 다윗은 ‘주께서 주의 종에게… 주께… 주께서는 주의 종을…’이라고 이 말들을 반복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라는 말을 다섯 번, ‘종’을 두 번에 걸쳐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절 뿐 아니라 오늘 본문에 속하는 열두 구절 중에 ‘주’라는 단어는 무려 27회에 걸쳐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한 구절 당 2회 이상 나온다는 계산이 됩니다. 또 ‘종’ 혹은 ‘주의 종’이란 표현도 10회나 나옵니다.
이것을 통해서 다윗은 여호와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다윗의 ‘주님’이시고, 다윗 자신은 그 주인의 ‘종’이라는 것입니다.
당시 다윗은 통일 이스라엘의 왕이었고, 그의 나라는 다윗으로 인해 강대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런 나라의 통치자로서, 그에게 무엇이든 제약이 없었습니다. 그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고,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절대군주였던 것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어떤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이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 좋지 않은 예가 될 수 있겠지만, 세상에서 어떤 관직에 있거나, 경제적으로 좀 부한 사람들이 음주운전으로 경찰 검문에 걸리게 되면, 순순히 검문에 협조는 안 하고 ‘내가 누군 줄 알아?, 내가 누구 친군 줄 알아?’라고 고함을 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우습지도 않은 참으로 유치한 모습입니다. 작년 말 어떤 초선 국회의원이 공항에서 항공권과 신분증을 검사하는 직원에게 무례하게 소리를 지르고 갑질을 했다가 도리어 국민의 비판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은 조금만 높은 자리에 앉아도 금세 거만과 교만이 그 표정과 태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윗은 한 나라의 왕이었고, 이스라엘 온 백성들은 그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변하는 게 일반적인 경우일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자신을 ‘종(주의 종)’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그 왕의 자리에 올려주신 것도 주님이시고, 이후에 존귀와 영광을 베풀어주실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다윗은 잘 알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제대로 잘 섬기는 사람은 교만할 수 없습니다. 지금 아무리 큰 성공과 영광을 누리고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그에게서 은혜를 거둬버리시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다윗이 자신을 ‘주의 종’이라고 고백하고 있는데, 고대사회에 있어서 종은 주인의 소유였습니다. 그 종은 주인의 뜻대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 종은 주인의 손과 발이 되어야 했습니다. 종의 모든 시간과 재능과 삶은 주인에게 속해 있었던 것입니다. 종은 주인의 것입니다.
23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이제 주의 종과 그의 집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을 영원히 견고하게 하시며 말씀하신 대로 행하사”
다윗은 주의 종인 자신에게 하신 모든 언약의 말씀 그대로 이루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24절을 쉬운성경에서 보시면,
“그렇게 해 주시면 백성이 주를 알고 영원히 섬길 것입니다. 모든 백성이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통치하시니,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의 종인 저의 집안도 주 앞에서 굳게 설 것입니다.”
종은 완전히 주인의 소유입니다. 종이 주인에게 해야 할 일이 있겠지만, 종은 주인의 소유이기 때문에 주인은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라도 그 종에게 한 약속을 지키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의 종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뜻대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님께서는 우리를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의 소유이기 때문이고, 사람들이 우릴 통해 우리의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때로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 불안한 현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종이며, 주님의 소유인 우리의 인생을 주님은 반드시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