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3:1~17>
세부 땅에 처음 한인교회를 개척할 때 부푼 기대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기도로 준비하고 왔기 때문에 제게 주셨던 언약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교회는 평안과 은혜 중에 부흥해 갈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정말 처음에는 하나님께서 만남의 복도 주시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전도되고, 교회는 매주 그 수가 늘어나고 성장해 갔습니다.
예배처소로 사용할 상가 건물을 얻어 첫 예배를 드릴 때 주셨던 첫 번째 말씀이 마태복음 16장18절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우리교회는 교회 내 힘 있는 어떤 사람의 교회가 아니라 온전히 주님의 교회로 세워지게 될 것이고, 주님의 뜻을 이 땅에 이뤄가는 교회가 될 것이며, 이런 교회는 마귀의 세력이 결코 이기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변함없이 이 말씀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세부라는 땅에서 권세를 잡고 있는 마귀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교회 개척과 함께 큰 시련과 시험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목회할 때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일들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이상한 생각과 세속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 교회의 질서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마귀는 끊임없이 저와 우리 교회를 흔들었고, 수도 없이 개척 사역을 포기하고자 하는 유혹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저와 우리교회를 붙들어 주신 것은 기도자리에서 였습니다. 개척 첫 해 일 년 내내 매일저녁마다 특별집회를 했습니다. 40일, 70일, 20일 돌아가면서 특별작정기도회를 계속했고, 그 이후에도 쉬지 않고 기도의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땅의 권세를 잡고 있는 마귀의 세력을 소멸하며 주의 교회를 통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부 땅에는 영적으로 큰 변화들이 시작된 것입니다.
히브리서가 기록되던 당시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로부터 심한 박해와 핍박을 받고 있었고, 연약한 믿음을 갖고 있는 이들은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지주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단들이 발생했고, 거기서부터 접한 잘못된 교훈으로 교회는 교리적으로 혼돈에 빠지기도 했던 것입니다. 당시 교회는 사회적으로 시련을 받고 있었고, 영적으로는 혼돈의 날을 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시련과 혼돈의 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오늘 본문은 교훈하고 있습니다.
1절부터 3절을 보시면,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너희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너희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라”
당시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전도여행을 다녔다고 합니다. 또는 그들이 살고 있는 성읍에서 핍박을 피해 다른 성읍으로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형제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그들을 대접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아 옥에 갇힌 자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외부에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넣어주지 않으면 옥에서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그들을 돌봐주라는 것입니다. 시련의 날에 그리스도인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함께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12장 16절에서 ‘음행하는 자’와 ‘망령된 자(세속적 태도, 돈을 사랑함)’에 대해서 경고하셨는데, 4절에서 “모든 사람은 결혼을 귀히 여기라”하시면서, 모든 음행을 멀리할 것을 말씀하시고, 5절에서는 “돈을 사랑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돈을 벌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물질적 가치가 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물질의 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들을 결코 버리지도 떠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5절). 또한 주님은 우리는 돕는 자이시기 때문입니다(6절).
마지막으로 17절을 보시면,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
7절에서는 복음을 위해 살다가 죽은 영적인 지도자들을 본받으라고 말씀하시고 있고, 이 구절은 시련과 혼돈의 날에 영적인 지도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즐거움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이 힘들어서 그 사역을 포기하면 교회와 성도들을 돌보고 기도해 줄 사람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도들에게 어떤 유익도 없는 것입니다. 시련과 혼돈의 날에 성도들이 영적으로 바로 서 있어야 그 시련도 이겨내고, 그 영적인 혼돈 속에서 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것입니다.
16절에서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당시에 유대인들을 율법적인 제사에 얽매여 있었지만, 시련과 혼돈의 날을 살고 있었던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선을 행함과 나누어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선한 일들이 행해지고, 형제들 사이에 나눔이 풍성한 하루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