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21:1~17>
저는 2013년 2월 19일에 필리핀 세부에 와서 십여 일만에 저희 집 거실에서 첫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한인교회개척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보통 선교사님들이 선교지에 오시면 1~2년 정도는 현지어 공부도 하고, 현지문화에도 적응하는 기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하시는 게 맞습니다.
저처럼 서둘러서 타문화권에서 어떤 사역을 시작하는 것은 많이 성급한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 때 6개월에서 1년이라도 언어도 공부하고 현지문화에도 적응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성급하게 사역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쉼 없이 주일강단을 단 한 번도 쉬어본적이 없이 열심히 사역하다가 5년 차에 하나님의 은혜로 성전확장공사도 하게 되었고, 어려운 중에 그 힘겨운 공사가 마무리되었던 그 해 2017년 10월 갑작스럽게 갑상선암 판정을 받게 됩니다. 착한 암이라고 하고, 수술 후 예후도 좋다고 하고, 완치율이 꽤 높다고도 하는데… ‘혹시나…’하는 그런 두려운 마음은 걸려본 분은 아실 거 같습니다. 다행히 성도들의 기도와 배려로 3주간 시간을 얻어 한국에서 수술과 회복의 기간을 갖고 다시 세부로 돌아와 사역에 복귀했습니다.
그 때 깨달았던 것 중에 하나가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구나, 나 하나가 쓰러지면 교회에도, 가정에도, 나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도 큰 근심을 줄 수 있구나…’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사역 뿐 아니라 나 개인의 건강까지도 잘 돌봐야하는 책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2018년 9월부터 바이크 선교회가 만들어져서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우리 형제들과 자전거를 타면서 일주일에 꼭 한번은 체력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병으로 인해서 제 건강관리에 ‘경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경고를 무시하고 건강관리도 안 하고, 계속해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면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병에도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경고를 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알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하나님께서 지금 내게 경고하시는 거 같다…’라고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 모르게 은밀하게 갖고 있었던 죄의 문제에 대해서 경고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내가 먼저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도 알고 다른 사람까지 느낄 정도의 경고성이 있다면 그것은 더 심각한 문제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죄의 정도가 얼마나 깊은지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4절과 5절 말씀을 보시면,
“내가 의인과 악인을 네게서 끊을 터이므로 내 칼을 칼집에서 빼어 모든 육체를 남에서 북까지 치리니, 모든 육체는 나 여호와가 내 칼을 칼집에서 빼낸 줄을 알지라 칼이 다시 꽂히지 아니하리라 하셨다 하라”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은 의인이라고 생각했고, 백성들은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셨다’라고 하셨을 때, 그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당시 종교적인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일반인이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시기로 작정하셨던 것입니다. 그 왕국의 남에서 북쪽 끝에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님의 심판의 칼 앞에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6절, 7절을 보시면,
“인자야 탄식하되 너는 허리가 끊어지듯 탄식하라 그들의 목전에서 슬피 탄식하라. 그들이 네게 묻기를 네가 어찌하여 탄식하느냐 하거든 대답하기를 재앙이 다가온다는 소문 때문이니 각 마음이 녹으며 모든 손이 약하여지며 각 영이 쇠하며 모든 무릎이 물과 같이 약해지리라 보라 재앙이 오나니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라”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를 향해 허리가 끊어질 듯 탄식하고, 그들 앞에서 슬피 탄식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왜 그렇게 탄식하냐’고 물어볼 텐데, 그러면 에스겔 선지자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전국적인 무시무시한 재앙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하 17절까지는 계속해서 여호와의 심판의 칼에 관한 구체적이고도, 무시무시한 예언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하나님의 심판의 칼에 관한 예언은 확고합니다. 그리고 정말 몇 년 뒤인 BC 586년 남유다왕국은 바벨론에 의해 완전하게 멸망해서 땅위에서 그 흔적조차 사라지게 될 운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심판에 관한 경고의 말씀이 구체적이고도 장황합니다. 어차피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너무 큰 죄를 저질러왔기 때문에 그들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그냥 바로 심판하셔도 될 거 아닙니까? 아직 몇 년이나 뒤에 있을 일인데 왜 벌써부터 이렇게 경고하시겠습니까?
요나서를 보면 요나 선지자의 미션은 니느웨 성이 40일 뒤에 심판을 받게 될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요나의 메시지를 받고 회개했고, 하나님은 그 심판을 거두셨습니다. 40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도 회개하면 그 심판을 거두시기도 하시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몇 년 뒤에 있을 심판을 에스겔을 통해 예언하고, 그 심판도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무시무시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 심판이 장차 일어날 확실한 일이지만, 하나님은 그들이 이제라도 회개하고 돌이키면 그 심판을 거두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니느웨 사람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경고를 무시했던 그들은 결국 몇 년 뒤 완전히 몰락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크고 작은 경고의 메시지를 주시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이제라도 돌이키면 됩니다. 그러나 경고를 무시하면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경고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