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22:1~16>
제가 예수님을 믿고 은혜 받은 이후였던 1980년대 말에 한창 노래방이란 게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옆에 있었던 상가 지하에도 노래방이 생겼는데, 어느 날 제 친구들이 교회 후배 여학생들을 데리고 노래방에서 나오는 걸 보고 제가 뭐라 뭐라 막 혼을 냈습니다. ‘어떻게 노래방을 갈 수 있냐고?’ 저는 당시 예수 믿는 사람은 가요는 부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또 어떤 날은 또 역시 제 친구들 중에 후배들 학력고사(수능)를 앞두고 위로해준다고 술을 먹인 겁니다. 저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그 친구들을 나란히 세워놓고 혼쭐을 냈었습니다. 또 언젠가는 교회 선배 형 집에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선배 형들 중에 좀 세속적인 형이 있었는데, 여학생들도 함께 모여 있는 곳에서 음담패설을 하는 걸 듣는데 또 견딜 수가 없어서 그 형한테 막 뭐라 했습니다. 그런데 형이라 되받아치고, 그 이후로 저를 미워했었습니다.
제 친구들이나 선배 형의 행동이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그들을 대했던 방식 역시 지혜롭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인격적인 면에서나 영적인면에서도 미성숙했었습니다. 저는 영적으로 교만했고 잘못과 실수하는 사람들을 향해 정죄하기 바빴던 것입니다. 내 눈 속에 있었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을 보며 다른 이들을 정죄했던 저는 알고 보면 다른 이들보다 더 심각한 죄인이었습니다. 때문에 제 주변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인간관계에 실패했었고, 교회 안에서의 리더십에도 실패했었고, 영적인 부분에서도 실패자였던 것입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교회활동을 열심히 하면 믿음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믿음이 좋다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어 있고,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나의 신앙을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 3절과 4절을 보시면,
“너는 말하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자기 가운데에 피를 흘려 벌 받을 때가 이르게 하며 우상을 만들어 스스로 더럽히는 성아, 네가 흘린 피로 말미암아죄가 있고 네가 만든 우상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더럽혔으니 네 날이 가까웠고 네 연한이 찼도다 그러므로 내가 너로 이방의 능욕을 받으며 만국의 조롱 거리가 되게 하였노라”
이 구절들 속에 반복되는 표현들이 있는데, 하나는 ‘피를 흘려, 네가 흘린 피로’라는 표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상을 만들어, 네가 만든 우상으로’라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6절부터 12절까지에 보면 예루살렘 즉 유다 백성들이 말하기도 부끄러운 구체적인 죄의 목록들이 나타나 있는데, 9절에서 “네 가운데에 피를 흘리려고 이간을 붙이는 자도 있었으며”라고 되어 있고, 13절에서는 “네 가운데에 피를 흘리려고 뇌물을 받는 자도 있었으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6절에서 12절에 나타나 있는 죄의 두 가지 카테고리(Category)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짓게 되는 죄와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짓는 죄인 것입니다.
사실 모든 죄는 이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십계명도 1~4계명은 하나님을 잘 섬기라는 말씀이고, 5~10계명까지는 사람 사이에서 저질러 질 수 있는 죄와 관계된 말씀인 것입니다.
마태복음 22장 37~40절을 보시면,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예수님 앞에 온 율법사가 가장 큰 계명을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하셨고,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 성도님 한 분이 간증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우리 교회에 오셔서 믿음을 회복하니 너무 좋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기도하는데 내가 용서하지 못하던 사람들, 한인들도 하나님의 형상들이라는 말씀이 생각나는데 그 때 울면서 회개하고 용서하기로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무거웠던 마음들에 하나님의 평강이 임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두 가지 죄 즉 하나님의 사랑을 저버리고 우상을 숭배한 것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다른 이들을 속이고, 빼앗고, 미워하고, 죽이고, 음행의 죄들을 지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보응하시고, 그들을 쳐서 멸하여 각 나라로 흩어 수치를 당하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13~16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하면서 그 분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들을 미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증명됩니다. 관계가 어렵다고 피하고 숨어버리지 마십시오. 좋든 싫든 우리는 그 관계 속에서 영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 인정받고 칭찬 듣는 것이 믿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