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29:1~21>
저는 6년 반 전에 필리핀에 이민교회개척 사명을 받고 세부에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목사로서는 경험이 많았지만 낯선 타국에 와서 생활할 때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다 배워가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보다 먼저 와서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생활을 시작해야하는데 궁금한 게 너무 많은 겁니다. 그리고 나를 가이드 해 주는 분의 말은 좀 과장될 수도 있지만 거의 하나님의 말씀처럼 들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 말은 이곳 생활의 진리인 것입니다. 그 분이 집은 여기다 얻어라 하면 그러는 거고, 차는 이걸 사라 그러면 또 그러는 거고, 시장은 여길 가라, 학교는 저기에 보내라… 하면 그대로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이민생활에 있어서 그 분에게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분이 다행히 좋은 분이면 감사한 일이지만, 조금 지나면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인 목적으로 그 사람이 내게 호의를 베풀고 잘 해 주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사람에게 실망을 겪었던 분들은 ‘세부에서 한국사람 만나지 마라. 한국 사람을 제일 조심해야 한다. 한국 사람이 제일 무섭다…’이런 얘기들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내 잘못도 있는 겁니다. 내가 완전하지도 않은 어떤 사람을 마치 하나님처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나처럼 속이기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때도 있고 또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주며 살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고, 내가 살아내야 할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사람은 의지할 존재이기 보다는 사랑하고 섬겨야 할 대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성경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의지했던 애굽(이집트)이 어떻게 몰락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는 바벨론 제국이 서기 전까지 고대 사회에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나라였습니다. 때문에 외세의 위협과 침략이 있을 때면 힘이 없었던 이스라엘은 애굽을 의지했었던 것입니다.
애굽이 몰락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그들은 교만했습니다.
3절 말씀을 보시면,
“너는 말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애굽의 바로 왕이여 내가 너를 대적하노라 너는 자기의 강들 가운데에 누운 큰 악어라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 하는도다”
아프리카 중부의 빅토리아 호수에서부터 시작된 나일 강은 6,650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그 유량은 얼마나 많겠으며, 물은 생명인데 그 나일 강을 통해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겠습니까? 그래서 성경에도 이스라엘 땅에는 종종 가뭄이 들었지만 그 때에도 나일 강이 있었던 애굽 땅은 멀쩡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애굽의 바로 왕이 자신은 그 강에 누운 큰 악어라고, 그리고 그 큰 강은 자기 것이고, 자기가 자기 자신을 위하여 그 큰 강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4절과 5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갈고리로 그 악어의 아가미를 꿰고 그 백성들과 함께 강에서 끌어내어서 들어 던져 들짐승과 공중의 새의 먹이로 줘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교만한 애굽 왕과 그 나라를 바벨론을 통해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애굽이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두 번째 이유는 6절과 7절을 보시면,
“애굽의 모든 주민이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애굽은 본래 이스라엘 족속에게 갈대 지팡이라. 그들이 너를 손으로 잡은즉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어깨를 찢었고 그들이 너를 의지한즉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허리가 흔들리게 하였느니라”
이스라엘 족속이 갈대 지팡이와 같은 애굽을 의지했기 때문에, 그 갈대지팡이를 부러뜨려서 이스라엘이 의지했던 초강대국 애굽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교훈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갈대가 부러져 그것을 잡고 있던 손이 찔려 아프듯이 사람을 지나치게 의지하는 사람의 결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사야 31:1절을 보시면,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지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비단 애굽 뿐 이겠습니까? 어떤 힘 있는 사람을 의지하는 사람의 결말도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8절부터 16절에는 그 애굽을 사막과 황무지가 되게 할 것이고, 그 애굽이 심히 미약한 나라가 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풍요로웠던 애굽은 급속히 사막화가 진행되게 되고(사하라 사막은 세계 최대 사막지대), BC.605년 바벨론과 전투 이후 애굽은 그 세력이 급속히 약해지면서 바벨론의 지배를 받게 되고, 이어 페르시아, 이어 헬라, 이어 로마의 지배를 받고, 192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까지 애굽은 고대 초강대국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석유라는 지하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것을 미워하십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 역시 싫어하십니다. 그런 것들은 진정한 신앙이 아닙니다. 여러분 누구 통해서 도움 받아 성공한 사람이 되지 말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셔서 성공한 간증자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