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31:1~18>
구약성경 사사기를 읽어보신 분들은 사사기의 역사가 비슷한 구조로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떤 역사학자(트렘퍼 롱맨 & 레이몬드 딜러)들은 ‘나선형 하강 구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사기를 살펴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 하면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그들 가운데 징계와 고통이 임하게 되고, 환난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사사를 보내셔서 그들을 구원하게 하시고 일정 기간 동안 평안과 형통의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그들은 또 범죄 하게 되는데, 그러면 ‘범죄–진노–고통–부르짖음–구원–범죄’ 이와 같은 순환 구조가 반복되는데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자성어 중에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승은 스승인데 반대의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란 말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잘못된 일과 실패를 거울삼아서 나의 가르침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전 세계의 뉴스를 내가 있는 자리에서 다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뉴스라고 하면 ‘새로운 소식’이란 의미가 있는데, 사실 모든 뉴스들을 따지고 보면 그닥 새로운 소식도 못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벌어진 사건 사고들이 10년 전에도, 100년 전에도 모양만 달리했지 비슷비슷하게 일어났었습니다.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이라든가, 경제인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부를 얻었다든가 심지어 성직자들의 범죄라든지… 사실 모든 일들은 해 아래에서 새것이 없듯이 모양과 크기만 달라졌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일들을 반면교사로 삼고, 그 사건들을 거울로 삼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일들은 지금은 멀쩡히 이렇게 서 있는 우리에게 경고를 주고 있는 것인데, 그 경고를 무시한다면 우리에게도 동일한 징계와 형벌과 심판이 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에스겔 31장 말씀은 장차 애굽을 벌하실 하나님의 경고의 예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애굽에 관한 내용보다는 앗수르 사람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3절 말씀을 보시면,
“볼지어다 앗수르 사람은 가지가 아름답고 그늘은 숲의 그늘 같으며 키가 크고 꼭대기가 구름에 닿은 레바논 백향목이었느니라”
앗수르 사람을 레바논의 아름드리 백향목에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백향목은 본 적이 없지만, 뉴질랜드 로토루아(Rotorua) 지역에 가면 ‘레드우드 숲(Redwoods-Whakarewarewa Forest)’이란 곳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성인 여러 명이 손에 손을 잡고 나무 둘레를 잴 만큼 커다란 나무가 수십 미터씩 길게 뻗어 있습니다. 그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높게 뻗어 있는데 그런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 자체가 얼마나 장관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앗수르 사람의 키가 크고 그 꼭대기가 구름에 닿은 백향목과 같다는 것입니다. 앗수르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중상류에서 BC2000년 경 부터 발전한 나라였습니다. 노아의 첫째 아들인 셈의 아들이 앗수르(Asshur)였습니다. 세계사에서는 앗시리아(Assyria)라고 하는데, 이것은 앗수르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제국의 역사를 말할 때 보통은 바벨론 제국부터 말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바벨론 이전에 있었던 앗수르가 최초의 제국이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복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 그들에게 주어진 능력이 얼마나 많은지를 오늘 본문은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8절을 보면 ‘하나님의 동산의 어떤 나무도 그 아름다운 모양과 같지 못하였도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절을 보시면,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의 키가 크고 꼭대기가 구름에 닿아서 높이 솟아났으므로 마음이 교만하였은즉”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게 많으면 더 많이 감사하고 살면 좋으련만 인간은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교만해지고, 그 교만은 결국 그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11절에 보면 바벨론에 의해서 그들이 몰락하게 되는 것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14절을 보시면,
“이는 물 가에 있는 모든 나무는 키가 크다고 교만하지 못하게 하며 그 꼭대기가 구름에 닿지 못하게 하며 또 물을 마시는 모든 나무가 스스로 높아 서지 못하게 함이니 그들을 다 죽음에 넘겨 주어 사람들 가운데에서 구덩이로 내려가는 자와 함께 지하로 내려가게 하였음이라”
이것을 통해 교만하여 스스로 높아진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배우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고인 것입니다. 이 경고를 무시하면 그도 똑같은 형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우리가 무엇인가 좋은 것을 받았다면 항상 감사하십시오. 은혜가 아닌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호흡조차도 주님의 은혜 아니겠습니까? 받은 은혜가 있다면 그 은혜를 주님의 선하신 뜻에 따라 사용하십시오. 그렇게 겸손으로 옷을 입을 때 주님은 우리를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