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이서 1:1~6>
어제 저녁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어린 시절 제가 살던 동네 이야기가 나오고, 불우했던 저의 성장기 가정사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여섯 살 때 부모님의 사업 실패와 이혼 등으로 부모님은 저희를 버려두고 각자의 길을 떠나셨고, 아직 어린 우리 4남매는 고생도 많이 했고, 나중엔 뿔뿔이 다 흩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는 생각 없이 살았던 거 같고, 청소년기 때는 이런 가정사에 대해 불만이었고, 부모님을 증오하기까지 했었습니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얘기를 듣던 저희 딸이 “만약 아빠가 그런 상황에 있었다면 자식들을 버려두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가정을 포기할 거 같아요?” 저는 “아니지, 아빠는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못하지…” 듣고 있던 아내가 딸에게 제가 예전에 했던 말로 제 말을 거들었습니다. “아빠가 예전에 ‘그 때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예수를 믿고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너희를 낳아 보니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버려두고는 결코 무책임하게 떠날 수 없을 거 같은데,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까지 하셨다면 당시 어리고 젊으셨던 우리 부모님의 인생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그러셨을까… 이해된다’고 하시더라. 그렇죠? 여보?” 그러는 겁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제가 예수 믿으면서 여러 가지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제 안에 ‘사랑’이란 감정과 의지가 더 강해졌다는 겁니다. 저는 그렇게 마음이 넓지도 않고, 사랑이 많은 사람도 못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과거 예수 믿기 전보다는 정말 많이 변화되긴 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 무책임한 부모님에 대한 증오의 마음이 컸는데, 예수 믿고 나서는 젊은 날 불행한 결혼생활과 가정생활을 했었던 우리 부모님이 참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부모님께서 저를 낳아 주신 것 그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변화 중에 하나는 그에게 타인에 대한 사랑이란 감정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한일서 4장 16절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
이미 우리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이라는 본질 자체이신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신데, 그 하나님을 마음에 영접했으니 우리 속에 그 사랑이라는 영적 DNA가 존재하는 겁니다. 때문에 예수를 믿는 사람은 타인을 향한 사랑의 감정과 의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에베소교회를 목회하던 디모데가 순교한 이후에 사도 요한은 에베소교회를 담당하여 오랫동안 목회를 하게 됩니다. 에베소교회는 로마의 박해 가운데서도 사도 요한을 통해 잘 성장해 나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원로목회자인 요한은 에베소교회에 요한1,2,3서를 보내 그들의 믿음을 견고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5절을 보시면,
“부녀여, 내가 이제 네게 구하노니 서로 사랑하자 이는 새 계명 같이 네게 쓰는 것이 아니요 처음부터 우리가 가진 것이라”
원로 목회자인 사도 요한은 성도들이 서로 사랑해야 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새로운 계명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처음부터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사랑’이라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해 지켜야 할 계명을 요약해 주시기를 “네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눅10:27)”고 하셨던 것을 말합니다.
6절 말씀을 보시면,
“또 사랑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 계명을 따라 행하는 것이요 계명은 이것이니 너희가 처음부터 들은 바와 같이 그 가운데서 행하라 하심이라”
사랑이란 것은 ‘우리가 계명을 따라 행하는 것’이고, 그 계명은 ‘(우리가) 그 가운데서 행하는 것(you walk in love)’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영어 번역과 같이 우리가 예수를 믿고 살아가야 할 규범은 우리가 사랑 안에서 걸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정죄하거나, 시기하거나,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오직 사랑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여러분을 미워할 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여러분에 대해서 수군수군하고, 정죄하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하고, 여러분을 싫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오직 사랑’뿐입니다. 그들이 여러분을 미워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여러분도 그렇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사는 건 예수님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갚는 삶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사랑이지,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우리의 삶에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사랑 안에서만 행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귀에 나쁜 얘기들이 들려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기에 동참하지 마십시오. 거기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그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그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가 나를 향해 어떻게 말하든, 어떻게 나를 대하든, 나는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모든 미움과 원망과 정죄와 수군거림이 있다면 그 모든 것을 중단하시고, 날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주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