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1:22~22:5>
하나님께서 저와 우리교회에 은혜를 주셔서 매주 예배를 마치고 나면, ‘목사님, 정말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고백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지난 주간에도 우리 성도님의 가족이 방문하셨는데, 방문하신 안수집사님도 ‘목사님께서 그냥 여기에 저 한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정말 은혜 받았습니다.’라고 하시기도 했고, 함께 오신 원로장로님도 ‘제가 평생 동안 많은 설교를 들어봤지만, 오늘 목사님의 설교에 정말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런 말씀들이 힘들게 설교를 준비하는 저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 자신에 대해서 종종 낙심이 될 때가 많습니다. ‘과연 내가 목회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설교만 그럴듯하게 한다고 해서 그게 목회를 잘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여전히 변화되지 않는 영혼들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 성도들을 섬기고 세워가야 할 내가 목회자로서의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는 내가 우리 교회를 목회하기에 자질이 부족한 목사는 아닐까?…’ 이런 생각들에 잠길 때가 많습니다.
저는 목회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성도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그만둬야 하나…’라고 하는 해서는 안 될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 원인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원인은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청년 시절 제 모(母)교회에서 가장 뜨거운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를 목회자로 부르셨던 거고, 저도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온전하지 못합니다. 조금 나아진 모습이 있겠지만, 제가 주님 나라 들어갈 때까지 저는 온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또 실수하고 넘어지고,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낙심이 될 일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 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성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로 인해 그렇게 주님을 뜨겁게 섬기고, 주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그런 마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죄 짓지 않고 정말 말씀대로 살겠다고, 주 위해 살겠다고 했지만… 그런 결단들이 그리 오래가지 않아 흐지부지해 지고 이전의 연약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을 때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 요한계시록 21장 22절을 보시면,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
요한이 새 하늘과 새 땅의 새 예루살렘인 천국에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그곳엔 하나님의 성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평생토록 주님의 집에서,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곳에서 주님을 만나고 그랬었는데 천국에는 성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성전이 필요 없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어린 양이 곧 그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3절에서도
“그 성은 해나 달의 비침이 쓸 데 없으니 이는 하나님의 영광이 비치고 어린 양이 그 등불이 되심이라”
천국에는 해와 달의 빛도 쓸데없었는데, 왜냐하면 하나님의 영광이 비치고 어린 양이 그 빛이 되어 주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곳엔 밤도 없고 늘 그 영광과 빛 안에 거하게 되는 것입니다. 밤이 없다는 것은 슬픔과 눈물과 고통과 질병과 죽음과 우울함과 낙심과 절망과 열등감과 실패와 같은 모든 부정적인 것들과 죄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성전이 필요한 것은 이곳이 온전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해와 달과 같은 것들이 필요한 이유 역시 이 땅은 온전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땅의 성전도, 해와 달도 모두 임시적인 것들이었던 것입니다. 영원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임시적인 것으로 잠시나마 위로와 도움을 받다가 천국에 가서 완전하고 온전하고 영원한 것을 누리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2장1절을 보시면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요한이 천국의 중앙에 있는 하나님의 보좌를 바라보니 그곳으로부터 수정 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는데, 그 물은 강을 이루어 천국의 중앙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강의 이름은 ‘생명수의 강’이었습니다. 이 강 주변에는 에덴동산에서 감추어졌던 ‘생명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나무에서는 열두 가지 열매가 달마다 열렸습니다. 또한 그 잎사귀들은 만국의 치료하는 효능이 있었고, 그 천국에는 어떤 저주도, 질병도, 고통도, 눈물도, 실패도, 낙심도… 없었습니다.
언젠가 어떤 청소년 사역자가 『하나님 나는 공사중이예요(두란노)』라는 책을 썼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이 책 제목이 어울립니다. 하지만 우리의 나이가 얼마나 되었든, 신앙생활을 얼마나 했든… 우리 모두는 천국에 가기 전까지 여전히 공사 중인 것입니다. 아직 고쳐야 할 게 많습니다. 아직 온전하지 못해 자주 넘어지고 낙심될 일이 많을 것입니다. 공사 중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그 순간 주님은 우리를 주님과 같이 온전케 하실 것입니다. 천국의 시민답게, 하나님의 자녀답게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