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6:1~10>
직장이나, 군대나… 세상의 어떤 조직에서나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조직에서 어쩔 수 없어 보이는 이 문화가 가장 강한 곳이 아마도 정치계일 것입니다. 정치라는 것 자체가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당(黨)’과 ‘분파(分派)’가 나뉘어지게 되고, 그 중에 누군가는 어떤 권력을 갖게 되기 때문에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정권을 잡고 있었던 보수주의 당에서는 한 때 ‘친박’이니, ‘친이’니 하는 것으로 같은 당 안에서도 계파가 나뉘어 서로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 중 누군가가 권력을 갖게 되면 그 계파에 줄을 섰던 사람들은 덩달아 힘을 얻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줄을 제대로 서지 못했던 사람들은 같은 당이면서도 한 마디로 ‘찍혀서’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도 못 받고 당에서 거의 버려지다시피 하게 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의 그 권력이 얼마나 허무한 지 역사를 통해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이며, 최상위의 권력자가 하루아침에 법정에서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힌 죄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권력의 줄에 섰었던 사람들은 자신들도 표적이 될까봐 자신들은 그 계파가 아니었다고 신분 세탁하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이런 역사가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사에서도 셀 수 없이 반복되어 왔고, 이것은 세상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3절과 4절을 보시면,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수천 년 전 고대사회의 ‘귀인(귀족)들’의 권위는 얼마나 대단했겠습니까? 그들은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들고,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런 귀인들에게 잘 보이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어떤 일들이 진행되는 것이 많았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필리핀은 아직 공무원들의 부정과 부패가 많고, 여전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어떤 일의 진행이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여기서 사업을 하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은 것입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서류들을 모두 준비해서 시청과 같은 관공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모든 게 다 준비되었다 해도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우리 한국 분들은 답답한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 관공서를 찾아가 보면 ‘도네이션(Donation : 기부금)을 하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그 도네이션이 어떻게 쓰이는 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그것은 제대로 된 영수증도 없는 큰 금액의 기부금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인들 사이에서 ‘필리핀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귀인들을 의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도울 힘이 없는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 권력자라도 호흡이 끊어지면 허무하게 한 줌의 흙이 될 뿐이라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0장 29절에서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과 승인이 있어야 땅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면 그 참새 한 마리도 시장에 내다 팔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권력자들, 귀인들, 힘 있는 자들이 커 보이고 그들의 능력에 기가 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왕들 위의 만왕의 왕은 우리 주님이십니다. 진정한 최종적인 승인자는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 5절을 보시면,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세상의 귀인들과 권력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고, 하나님께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가 복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의 힘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사람들은 세상의 권력을 믿는 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들과 모든 일들의 최종적인 승인을 하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복이 있는 것입니다.
8절에서 “(여호와께서) 의인들을 사랑하시며”, 9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악인들의 길은 굽게 하신다”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로워봐야 얼마나 선하겠습니까? 이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교만을 내려놓고, 우리를 도우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7~8절)’을 의인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에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최종적인 승인은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우리의 평생에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의 미래도, 우리의 생업의 문제도, 내 인생의 소원들도… 주님의 허락을 통해 역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손을 내밀기보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부르짖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