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1~3>
얼마 전에 우리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다가 수년 전에 한국에 귀국해서 그곳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자매님 중에 한 분에게 새해 인사가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이랑 세부 한 번 놀러 오시라’ 했더니, 우리 자매님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 세부에 가서 영원히 살고 싶어요.” 그러시는 겁니다. 여기 살면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인건비가 저렴하니깐 청소와 같은 집안일에서 조금은 짐을 덜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가 비싼 한국에서는 본인들이 직접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때문에 더 편리해 지기 위해서 여러 가지 가전기기들이 발전해 가고, 요즘은 출근하면서 로봇 청소기한테 청소시켜 놓으면 자기가 거실이고 방이고 알아서 돌아다니면서 싹 청소해 놓고 자기는 제자리로 돌아가 충전 대기 모드로 되어 있습니다. 그 로봇 청소기는 그렇게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 최강의 프로 바둑기사였지만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 인공지능은 바둑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빠르게 계산해서 대처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 최강의 프로기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는 엉뚱한 짓은 안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되어 있는 대로 즉시 반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모르던 자연인으로 살 때는 내 생각대로, 내 마음대로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우리는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믿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두 마음은 항상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 쪽에서는 ‘너 이제 믿음으로 살아라. 말씀대로 살아라’라고 하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네가 언제부터 그랬다고 그냥 네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게 인생이다’라고 하는 겁니다.
오늘 본문 1절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어느 날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모르던 불신자 아브라함에게 찾아오셔서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고 하시는 겁니다. 2절과 3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그렇게 아브라함에게 찾아오셔서 그런 말씀을 하신 이유가 나오는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복이 아무리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고 갖고 싶을만한 것이라 할지라도 아브라함이 대대로 살던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홀로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고대 사회는 그냥 거의 무법천지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부족들 간의 크고 작은 전쟁과 약탈이 일상이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씨족 혹은 부족들은 세력을 모아 한 곳에 모여 살아야지만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홀로 그 부족을 떠나 타 부족의 영역 언저리에 서성거리다가는 모든 것을 뺏기고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큰 무모하고 매우 위험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 한 쪽에서는 ‘너 그러다가는 너와 너의 가족은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모두 비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냥 안전하게 여기 살아라’라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너 이제 믿음으로 살아야지. 너 이제 말씀으로 살아야지. 너 이제 순종하며 살아야지…’라고 믿음으로 반응하라고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본토와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야 한다는 것은 그 전에 그가 안전감을 갖고 있었던, 의지가 되고, 기댈 수 있었던 세상적인 의지의 대상을 ‘내려놓아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이끌어 가실 하나님을 믿고 살라는 것을 말합니다.
요한복음 11장 40절에 보시면,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하시니”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불안과 걱정과 염려 속에 우리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그 동안 믿고 의지했던 것들을 내려놓으려 하니깐 불안한 겁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거기서 믿음으로 반응하고 순종하며 나아갔을 때 그가 믿음의 조상이요,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믿을 때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반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이 상황이 너무 불안한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지금의 조건과 상황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변치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AI(인공지능) 바둑기사가 언제나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상황과 여러 경우의 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믿음의 프로그래밍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반응할 때 우리는 2020년을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