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1~4>
기독교의 대표적인 변증가이며, 소설가인 C.S.루이스는 『나니아 연대기』라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가 쓴 작품 중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1942년)』라는 책도 유명합니다. 스크루테이프는 지옥의 고참 악마입니다.
이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의 어떤 신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신사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는데 좋은 신앙서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신사의 마음속에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그분은 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 책을 집어 들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음속에 사탄이 찾아와 “그런 골치 아픈 생각은 무엇 때문에 하니? 곧 점심시간인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 신사는 방금 전에 떠올랐던 하나님에 대한 호기심을 누르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점심을 먹는 중에 또다시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또 사탄이 “밥 먹는데 소화 안 되게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우선 밥이나 먹고 생각하렴.”하는 겁니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하나님에 대한 생각에 잠기려고 하는데, 사탄이 “그런 생각은 한가할 때 해도 되잖아? 오늘은 집에 가서 할 일도 많으니 다른 날 생각해라.”라고 말하는 겁니다. 결국 신사는 하나님에 대한 아무 지식도 얻지 못한 채 도서관을 빠져 나오게 됩니다. 사탄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신사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띠었다는 것입니다.
사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중에 하자’라는 마음을 품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하다 보면 어떤 분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내 상태가 좋아지면 그 때 교회 가겠다’고 말하지만 그런 분들이 나중에 교회 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 찾아오셨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그 복의 자리로 가야하는데 ‘나중에, 나중에…’하다가 결국 그 축복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2020년이 내게 축복의 해가 되길 소망한다면, 무엇이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의 고향과 친척과 아비 집을 떠나라 하셔서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순종했습니다.
그런데 4절을 보시면,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데리고 고향과 친척 집을 떠났다고 하는데, 그 때 나이가 75세였고, 그가 어디에서 떠났다고 되어 있습니까? ‘하란’입니다. 하지만 창세기 11장31절과 사도행전 7장2절에 의하면 그가 처음 부름 받은 곳은 ‘갈대아 우르’였습니다. 노아 홍수 이후에 그 후손들은 강을 따라 내려가며 거주지를 삼았습니다. 강 상류에 있었던 하란과 하류에 있었던 우르는 모두 그의 친족들이 몰려 살던 곳이었습니다. 우르에서 처음 부름 받았을 때, 그의 아버지 데라와 아브라함은 일단 우르를 떠났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땅으로 가지 않고 상류로 올라가서 친족들이 있었던 하란에 머물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는 결국 가나안을 향해 떠나지 못하고 하란에서 죽게 됩니다. 그런데 데라의 이름의 뜻은 ‘체류하다, 지체하다’란 뜻입니다. 데라와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고향과 친족을 떠나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떠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이름의 뜻처럼 데라가 떠나기를 주저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도 연로한 아버지에게 그 여정을 강요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의 가족이 얼마나 하란에 머물렀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사도행전 7장4절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아버지 데라가 죽자 가나안으로 떠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복 주시려고 찾아오셨고, 그 축복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란에서 지체하게 된 것입니다. 믿음의 액션이 따르지 않으면,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도 중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우리에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재즈 싱어로 활동한 ‘마크 머피(Mark Howe Murphy, 1932~2015)’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일부터’라는 말은 ‘절대 안 할거야’라는 말과 같다. ‘내일부터 시작할거야…’이 말이 목표를 실패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당신은 수도 없이 ‘내일부터’라고 말해 왔지만, 사실 그 말은 ‘절대 안 할 거야’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일을 미루는 습관은 매우 흔하지만 동시에 큰 손해를 불러 일으킨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하고 싶으면 목표가 무엇이든 지금 당장 시작하라!”
우리의 믿음의 액션이 멈춰 있다면 또는 순종을 미루고 있다면… 우리의 삶에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020년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놀라운 축복과 역사 속에 우리가 있기를 원한다면 그 동안 미뤄왔던 믿음의 순종들을 시작하십시오. 무엇이든 지금 시작하면 우리는 그 축복과 언약 앞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복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