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1:1~9>
지난 번 필리핀한인교회협의회 목회자 세미나 관계로 마닐라에 다녀왔는데, 마닐라는 우리나라의 서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정말 없는 게 없었습니다. 도로도 넓고, 빌딩도 많고, 쇼핑몰도 화려했습니다. 그런데 8km 이동하는데 2시간 30분이 걸릴 정도로 교통지옥이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부도 점점 차가 많아지고 막히는 구간도 늘어나고 있는데 언젠간 마닐라처럼 될 거 같은 생각이 드니깐, 그 전에 뭔가 특별한 교통 대책이 좀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시 행정부에서는 늘 도로를 뜯어 고치기도 하고, 새로 깔기도 하고, 도로를 넓힌다고도 하는데 그것을 통해 교통난이 해소될 거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교통난을 해결하려면 차를 갖고 다니는 외국인들과 중상류층들이 차 없이도 다닐 수 있는 안전한 대중교통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겁니다. 그게 없으니 외국인 비율이 높은 세부에 오는 외국인들마다 위험하고 불편하니 차를 굴리고, 중상류층은 2~3대는 기본으로 차를 굴리니 점점 도로의 사정은 안 좋아지는 겁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시스템이 생기면 그 많던 오토바이와 지프니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 없이도 다닐 수도 있게 되고 그러면 훨씬 더 나은 세부 생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들이 있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늘 그 대안을 찾아서 속된 말로 땜빵만을 하고 있으니 그 문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열이 펄펄 끓는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면 일시적으로 열은 내리겠지만, 그 원인이 목에 염증이 생겼다든지 어떤 다른 원인에 있다면 그 아이의 질병은 잘 낫지 않을 것입니다.
창세기 6장 5절에 의하면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대홍수를 통해서 첫 번째 인류를 심판하신 원인은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이 홍수 심판을 받았던 것은 인간의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그런 재앙이 오지 않게 하려면 인간은 그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재앙의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이 사람은 그 죄를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다른 대안들을 찾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10장은 노아의 세 아들들의 후손들이 어떤 지역으로 흩어져 살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11장에는 그 유명한 바벨탑 사건이 나오는데, 10장과 11장의 시간적 순서는 뒤섞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노아 홍수 이후에 그의 후손들은 아라랏 산에서 내려와 생존에 꼭 필요한 물을 언제든지 얻을 수 있었던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따라 내려가며 수렵생활을 통해 생존해 가고 있었습니다.
2절과 3절입니다.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류하며,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그리고 ‘시날’이라고 하는 넓은 평지를 만나는데 그곳에 성읍을 짓고 거류하게 됩니다. 또한 사람들이 그렇게 모여 살다보니 문명이 발전하게 되는데, 그 중에 건축술의 발전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런데 4절을 보시면,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그 부족과 나라를 이끌던 하나님 앞에서 특이한 사냥꾼(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을 대표하는) 니므롯을 중심으로 그들은 높은 탑을 쌓기 시작하는데 그 높은 탑을 쌓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라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들은 왜 하늘에까지 닿게 할 만큼 높은 성읍과 탑을 쌓았을까요? 그리고 왜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했을까요? 뭔가 연상되고 떠오르는 게 있으십니까? 그들은 노아홍수 후에 생존한 자들의 후손들입니다. 어쩌면 어려서부터 그 부모의 부모로부터 과거 엄청난 홍수가 있었고, 그로 인해 첫 번째 인류가 멸망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라왔을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죄 때문임으로 더 이상 우리가 그런 범죄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을 잘 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조상들을 가르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대에 세대를 거쳐 가면서 어떤 사람들은 비뚤어진 마음을 품었을 것입니다. ‘왜 하나님은 그렇게 자기 마음 대로지? 그런 하나님이라면 난 안 믿어. 사는 거 뭐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라는 맘을 가진 불신앙적이며, 적극적으로는 니므롯처럼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상과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바벨탑은 그런 가치 속에서 세워졌던 것입니다. 하늘까지 높아지면 다시 홍수가 일어나도 괜찮을 것이고, 자신들의 이름이 높아지고, 그들은 더 이상 흩어지지 않고 멸망하지도 않고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홍수 이후에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자기들의 욕망에 사로잡혀 자기들의 대안을 갖고 살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죄 때문에 재앙이 왔다면, 그 재앙의 원인인 죄를 멀리하고 하나님을 가까이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평안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인간들은 그것을 거부했고, 바벨탑을 쌓은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흩으시기 위해 바벨탑을 무너뜨리시고,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해 버리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간적인 대안을 찾고 자기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인간적인, 세상적인 대안을 찾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사십시다. 그것이 2020년을 승리하는 비결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