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8:10~22>
우리나라는 ‘인사청문회(人事聽聞會)’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로부터 그 공직자의 자질적인 부분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거치게 함으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장치입니다. 국회가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인 것입니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인사를 지명하게 되는데, 그 지명된 사람이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필요한 업무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와 인성적(도덕적) 자질은 갖추고 있는지를 국회는 꼼꼼하게 검증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부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싸움이기도 하기에 인사청문회가 업무수행능력보다는 도덕적 자질 부분에 대해서 그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명된 사람의 업무수행능력이야 대한민국에서 그 분야에 가장 뛰어난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지명되었기 때문에 누가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공직자로서의 인성적 부분 즉 도덕적 자질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게 되면, 정직하지 않은 그로 인해서 그 권력이 부정과 부패의 도구로 쓰여 질 수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저는 청문회에서 검증받는 후보들이 가끔은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 사람이 대통령으로부터 저렇게 지명을 받기까지 그 동안 인생을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청문회에서는 그의 작은 실수와 부정함도 용납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청문회 전에는 사회에서 꽤나 존경받고 유명했던 사람이 청문회를 통과하면서 너덜너덜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가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인생의 과업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려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 보면 세상은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해도 다른 이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비판적 잣대를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자비가 크십니다. 우리는 실수하고 심지어 큰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사랑으로 우리를 돌보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것을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
이삭의 아들 야곱은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대단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방법으로 그 복을 얻어 내려했습니다. 때문에 그는 고난의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쌍둥이 형인 에서는 동생 야곱에 대한 분노로 그를 죽이려는 계획을 가졌고, 야곱은 외삼촌 라반이 있는 밧단 아람으로 피신하기 위해 급히 도망가게 됩니다.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도망 나온 야곱은 900km나 떨어져 있는 밧단 아람을 향해 부지런히 가다가 날이 저물어 길가의 한 곳에서 돌을 베개로 삼고 지쳐 쓰러져 잠들어 버립니다.
12절을 보시면,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그런데 야곱의 꿈에 자신이 잠들어 있는 그 땅 위에서부터 사닥다리 하나가 하늘로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천사들이 그 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장면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그 하늘 위에 서서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줄 것이고,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13절, 14절)’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야곱이 처음으로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장면입니다. 그 전에도 야곱은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의 축복에 대해서 사모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인간적인 열심만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이 만났었던 그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께 언약의 말씀을 받아 진정한 언약의 후계자로 확증되는 장면인 것입니다.
그리고 15절을 보시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은 믿음이 있었지만 인간적인 욕심도 많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그것이 잘못된 방법이라 할지라도 어떻게든 그것을 얻어내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살면 그것은 고난을 연장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믿음의 사람이라면 시작부터 그 과정과 그리고 결론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생각하고, 계획하고, 시행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야곱과 같이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때문에 실수도 많습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여전히 내 뜻과 욕심이 앞서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야곱과 함께하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지키고 결국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모든 선하신 계획들을 다 이루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욕심과 실수들은 하나님의 뜻을 더디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나와 함께하셔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를 축복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은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